"코로나 같은 팬데믹 또 오면 100일내 치료제 개발·공급 체계 갖췄죠"
(청주=뉴스1) 천선휴 기자 = “이곳에선 지금 코로나19 면역 반응에 대한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백신 다 맞았죠? 그 주사를 맞고 항체가 생긴 국민이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는 겁니다.”
29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에 위치한 국립감염병연구소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 BL3(Biosafty level 3) 실험실. 하얀 보호구로 무장을 한 연구원들이 실험실에서 중화항체 실험에 한창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들의 검체를 병원에서 받아와 분석해 국민들의 면역 항체 생성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는 과정이라고 했다. 지난 9일 질병관리청이 "우리 국민의 99.2%가 코로나19 항체를 보유하고 있다"고 발표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연구를 통해 가능했다.
BL3(생물안전3등급) 실험실이 유지해야 하는 온도는 25~30도, 습도 50%. 거기다 음압시설이라 피로감이 상당히 높고, 코로나19 연구는 오래 걸려 아침 먹고 들어가면 점심 때 잠깐 나왔다가 퇴근할 때 나올 수 있다는 연구사의 설명에 미안함과 감사함, 짠한 마음이 동시에 교차했다.
이날 질병관리청은 감염병 예방관리 아카데미의 일환으로 평소에는 질병청 직원들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없는 시설들을 공개했다. 전동식호흡 보호구(PAPR)를 입은 연구원들의 모습은 물론, 세균 723종 5954주, 진균 184종 536주, 바이러스 27종 455주, 조류 1종 1주, 파생물질 278건 등 935종 7224주 등 병원체 자원을 모아둔 자원보존실까지 공개됐다. 직원들조차 “우리도 처음 본다”며 신기해 했다.
질병청 국립보건연구원 산하에 있는 국립감염병연구소는 우리나라 방역의 최전선에서 하얀 가운을 입고 전투하는 연구원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바로 이곳에서 메르스 항체 치료제가 개발됐고, 코로나19 항체 치료제가 탄생했다.
치료제뿐만이 아니다. 수족구병, 차세대두창, 아데노바이러스, 중증발열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등의 백신 개발을 위해 매일 병원체와 씨름하며, 전국민항체가조사, 만성 코로나19 증후군 조사연구,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면역원성 분석 등 대한민국의 건강 안보를 위한 감염병 연구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 바로 국립감염병연구소다.
장희창 국립감염병연구소 소장은 “코로나19 치료제는 국내에 치료제가 없을 때 6만 명의 환자에게 실제로 투입이 됐다”면서 “치료제를 사오려면 한 개에 200만원가량이 드는데 국내 환자들에게 싼 가격에 빠르게 공급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장 소장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었던 건 국제 협력 덕분이었다. 정 소장은 “국내서 코로나19 치료제가 빨리 개발된 데에는 미국 국립보건원(NIH)과의 협력이 있었다”면서 “협력을 통해 쌓은 기술들로 우리 연구팀이 코로나19에 대한 항체 치료제를 발표했고, 질병청과 셀트리온이 공동 특허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감염병 연구소에는 임상 의사가 많지 않아 더 세계적으로 연합하고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런 네트워크를 지속해야 새로운 감염병이 터졌을 때 바로 임상시험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 네트워킹과 동시에 내실을 다지는 일도 진행하고 있다. 연구소는 삼성그룹에서 지원한 7000억원으로 중앙감염병병원과 국립감염병연구소 분소를 지을 예정이다. 이 병원 시스템이 구축되면 임상시험을 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도 구상하고 있다. 이에 더해 신종감염병 대응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경북 안동시에 국가첨단백신기술센터(가칭)도 짓는다. 이 센터는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또 감염병 대유행 중장기 계획도 세워 또다른 팬데믹에 대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은 계속 발생할 것이고, 그 주기 또한 점점 빨라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에 국립감염병연구소도 감염병으로 인한 차세대 팬데믹에 대비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김경창 신종바이러스연구센터 과장은 “앞으로 20년 안에 또 다른 팬데믹이 발생할 거라고 추정하는 자료들이 많다”면서 “이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 연구소는 신종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100일·200일 이내에 치료제 개발 및 공급이 가능한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팬데믹이 발생하고 치료제 개발까지 타깃 병원체에 대한 임상 1·2상 정도의 안전성과 용량이 확인된 시제품을 확보하고 있을 경우 100일, 타깃 병원체와 유사성이 높은 시제품을 가지고 있을 경우 200일로 기준을 잡고 있다. 백신도 마찬가지다.
김 과장은 “백신과 치료제를 우선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우선순위 감염병을 선정해 병원체를 보관하고 있다”며 “이 시스템으로 백신과 치료제를 더 빠르게 개발하고 공급해 감염병 위험과 사회경제적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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