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빨대 유해성 논란에 난감한 제지업계

이은영 기자 2023. 8. 31.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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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종이 빨대를 둘러싸고 그린워싱(위장 친환경주의)과 유해 물질 논란이 연달아 제기됐다.

국내 제지업체들은 "국내를 비롯해 미국과 유럽에서 인증받은 친환경 기술로 종이 빨대를 제조하고 있다. 국내산 제품과는 무관한 의혹"이라며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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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불가, 코팅 유해물질” 주장
기업들 “국내산 제품은 해당 없어”

최근 종이 빨대를 둘러싸고 그린워싱(위장 친환경주의)과 유해 물질 논란이 연달아 제기됐다. 국내 제지업체들은 “국내를 비롯해 미국과 유럽에서 인증받은 친환경 기술로 종이 빨대를 제조하고 있다. 국내산 제품과는 무관한 의혹”이라며 반박했다.

한솔제지 종이 빨대. /한솔 제공

논란이 제기된 건 지난 7월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그린워싱 의혹이 나왔다. 그린워싱은 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은 제품을 친환경 제품으로 광고하는 것을 말한다. 일부 소비자는 종이 빨대도 플라스틱 빨대처럼 환경에 해롭다고 주장했다. 종이 빨대가 물에 젖어 눅눅해지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에틸렌(PE)으로 코팅하면 재활용이 불가능해져 친환경 제품이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엔 종이 빨대 방수 코팅에서 유해 물질인 과불화화합물(PFAS) 성분이 검출됐다는 벨기에 연구진의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이 연구는 벨기에에서 유통되는 39개 친환경 빨대 브랜드 제품을 대상으로 했다. PFAS는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릴 만큼 분해가 잘되지 않아 각국이 규제를 추진 중인 물질이다.

연구진은 39개 브랜드 중 27개 브랜드 제품에서 PFAS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총 18종의 PFAS가 확인됐다. 연구진은 종이 빨대의 방수 코팅 등에 PFAS가 쓰였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다만 연구진이 확인한 PFAS의 구체적인 종류와 이 성분이 음료에 녹아 나오는지 등은 공개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무림이 제조한 종이 빨대. /무림그룹 제공

종이 빨대 시장은 국내 강소기업인 서일이 세계 1위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서일은 공정업체로, 무림(무림P&P)으로부터 종이 빨대 원지를 공급받아 이를 규격에 맞게 만든다. 무림은 ‘네오포레’라는 친환경 브랜드를 운영하며 종이 빨대 등을 만들고 한솔제지도 친환경 브랜드 ‘테라바스’를 통해 종이 빨대를 생산한다. 중소기업인 리앤비도 시장에 진출해 있다.

업계는 그동안 국내에서 유통된 종이 빨대 중에는 PE와 PFAS 코팅을 한 사례가 없다고 밝혔다. 국내산 종이 빨대 제품은 정부로부터 생분해 인증을 받아 출시했는데, PE코팅이 되어있으면 생분해가 불가능해 이 인증을 받을 수 없다. 국내산 종이 빨대는 PE가 없는 ‘PE-프리(free)’ 코팅을 하기 때문에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지 않으며 재활용에도 문제가 없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했다.

벨기에 연구진이 종이 빨대에서 발견했다는 PFAS는 지속적으로 위험성이 제기돼 제조 공정에서 배제해 왔다고 기업들은 설명했다. 무림과 한솔의 친환경 브랜드 제품은 정부 인증을 비롯해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 연방위해평가원(BfR) 인증 등 국내외에서 안정성을 입증 받았다. 이들 기업은 논란이 계속되자 환경 영향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등 업계 차원의 대응책을 고심 중이다.

한 제지업계 관계자는 “종이 빨대는 워낙 시장이 작고 영업이익도 크지 않다”며 “친환경이라는 시대 흐름에 맞춰 제품을 개발했고 소비자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품질을 강화하고 있다. 앞으로도 연구·개발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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