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수출 출하 36년만에 최대폭 감소… 먹구름 낀 ‘상저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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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3대 축인 생산과 소비, 투자가 6개월 만에 죄다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확인되자 정부의 하반기 경기 회복 전망에도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하반기 경기 반등을 이끌 것으로 기대됐던 중국 경제가 되레 침체하면서 지난 5∼6월 두 달 연속 이어졌던 '트리플 증가 행진'은 '반짝' 현상으로 그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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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판매 -12.3%, 기계장비 -7.1%
줄어들던 반도체 재고 4% 증가
中경제불안·내수둔화 등 겹쳐
전문가 “침체·부진 계속 진행
정부 낙관적 전망 점차 힘잃어”
지난 7월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3대 축인 생산과 소비, 투자가 6개월 만에 죄다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확인되자 정부의 하반기 경기 회복 전망에도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하반기 경기 반등을 이끌 것으로 기대됐던 중국 경제가 되레 침체하면서 지난 5∼6월 두 달 연속 이어졌던 ‘트리플 증가 행진’은 ‘반짝’ 현상으로 그치는 모양새다.
더욱이 반도체 등 제조업 수출 출하는 약 36년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하고 재고율은 두 자릿수로 치솟으면서 한국 경제의 주름살이 더욱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올 7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제조업 수출 출하는 전월 대비 14.5% 감소했다. 1987년 8월 15% 감소한 이후 35년 11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격감한 것이다. 생산부문은 물론 투자, 소비까지 감소하면서 경기의 ‘상저하고’ 가능성은 현저하게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통계청조차 “일시적인 요인”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이례적으로 “경기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정부가 경기 부진을 사실상 공식화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상반기 조기 집행 기조로 증가했던 공공행정 지출이 7월에는 6.5% 감소한 것도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
앞으로 경제성장률 전망치 역시 비관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은 5∼6월 경기동향에 근거해 경기 바닥을 알리는 지표가 늘었다고 판단,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1.5%)를 유지한 바 있다. 실제로 5∼6월에만 해도 최근 반도체 회복과 자동차 호조 등 수출 개선세가 나타난 데다, 제조업 재고율이 떨어지는 등 경기가 반등할 것이라는 신호가 곳곳에서 확인된 측면이 없지 않았다. 4월에 전년 동기 대비 21.6% 감소했던 반도체 생산이 5월에는 18.7%, 6월에는 15.9%로 감소 폭이 줄었기 때문이다. 반도체 출하도 4월 33.5% 감소했지만 6월엔 15.6% 늘었다. KDI는 물론, 정부도 이 같은 수치를 근거로 경기가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7월 통계는 이 같은 기대를 무너뜨리고 있다.
하반기 한국 경제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외경제, 특히 중국의 경제 위기는 현재진행형이다. 중국 부동산 시장의 붕괴가 경기침체로 이어지면 한국의 수출도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여기에 내수 둔화와 세수 감소 등 악재도 겹칠 가능성이 높다. 3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47센트(0.58%) 오른 배럴당 81.63달러에 거래를 마치는 등 국제유가가 들썩거리고 있는 것도 불안 요소다. 정부는 여전히 ‘상저하고’ 전망을 유지하고 있지만, 정치권에서 경기침체와 내년 4월 총선 등을 의식해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 침체·부진은 계속 진행 중이며 정부의 전망은 점점 힘을 잃고 있어 더 나빠지지 않은 것을 다행이라 여길 정도”라며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 발표 등에서 밝혔듯 재정 건전성 회복 노력은 높게 평가하지만, 이 같은 침체 상황 속에선 어느 정도 재정을 투입해 경기를 부양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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