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봉쇄 해제’ 북한, 외국인 관광 준비하나…내달 최고인민회의 개최

박광연 기자 2023. 8. 31.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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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전원회의 개최
“국내 관광 활성화, 국제 관광 확대” 입법
내달 최고인민회의 ‘김덕훈 인사’ 다루나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제14기 제27차 전원회의가 지난 30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1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최근 국경봉쇄 해제를 공식화한 북한이 해외 관광객 유치를 준비하기 위한 법안을 의결했다. 또 다음 달 최고인민회의 개최를 공고하며 노동당과 내각 주요 간부들에 대한 인사 조처를 시사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제14기 제27차 전원회의가 30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1일 보도했다.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북한 최고지도부 일원인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했다. 최고인민회의는 남한의 국회 격이다.

회의는 관광법을 개정해 의결했다. 통신은 관광법과 관련해 “국내 관광을 활성화하는 것과 동시에 국제 관광을 확대하고 관광객들의 편의를 보장하며 생태환경을 적극 보호할 데 대한 문제”가 다뤄졌다고 밝혔다.

북한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3년7개월 동안 유지한 국경봉쇄를 본격적으로 해제하려는 움직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국경 개방에 맞춰 해외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한 법적 준비 조치로 해석된다.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지난 27일 “해외에 체류하고 있던 우리 공민들의 귀국이 승인되였다”며 국경봉쇄 해제의 마지막 조치로 평가됐던 외부인 입국을 허용한 바 있다.

회의에서는 내부 통제를 강화하는 검찰기관조직법과 상품유통법도 의결됐다. 검찰기관조직법은 “검찰기관들의 기능과 역할을 보다 높이는” 목적이며 상품유통법은 “상품 유통 전반에 대한 국가의 조절통제력을 더욱 강화”하는 내용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국가 경제의 지속적·균형적 발전을 보장하는 생산력배치법과 국가표창법도 채택됐다.

다음 달 26일 평양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9차 회의를 소집하는 결정도 이번 회의에서 내려졌다. 통신은 “(다음 달) 회의에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장애자권리보장법, 관개법, 공무원법 심의 채택과 관련한 문제, 금융 부문 법 집행 정형 총화와 관련한 문제, 조직 문제가 토의된다”고 공시했다.

북한이 조직문에 논의를 예고하면서 노동당과 내각 등 주요 간부들에 대한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근 수해 복구 부실 책임을 공개적으로 강력히 질책한 김덕훈 내각 총리의 인사 조처 여부가 관심사다.

다만 이날 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 총리는 전날 황해남도 은률광산 서해리 분광산 준공식에 참석하는 등 김 위원장 질책 이후에도 공개 행보를 이어갔다.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내각 총리라는 기존 직책이 그대로 표기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김 총리 인사 조치에 대해서는 추후 열릴 최고인민회의 참석 등 관련 동향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다음 달 최고인민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하며 대남·대미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핵 선제공격을 규정한 ‘핵 무력 법제화’를 발표한 바 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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