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쓰는 칠곡할매들, 래퍼그룹 도전…'수니와 칠공주' 창단

정우용 기자 2023. 8. 31.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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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든이 넘어 한글을 깨친 경북 칠곡 할머니들이 래퍼로 변신했다.

31일 칠곡군에 따르면 '시 쓰는 할머니'로 알려진 칠곡군 지천면 신4리 할머니들이 전날 마을 경로당에서 래퍼 그룹 '수니와 칠공주'를 창단했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칠곡 할머니들이 증명하고 있다"며 "한글 교육으로 시작된 할머니들의 유쾌한 도전이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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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퍼그룹에 도전한 경북 칠곡 시쓰는 할매들이 31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칠곡군 제공) 2023.8.31/뉴스1

(칠곡=뉴스1) 정우용 기자 = 여든이 넘어 한글을 깨친 경북 칠곡 할머니들이 래퍼로 변신했다.

전쟁의 아픔과 배우지 못한 서러움, 노년의 외로움 등을 경쾌한 리듬의 랩으로 떨쳐내는 것이다.

31일 칠곡군에 따르면 '시 쓰는 할머니'로 알려진 칠곡군 지천면 신4리 할머니들이 전날 마을 경로당에서 래퍼 그룹 '수니와 칠공주'를 창단했다.

'수니와 칠공주'는 그룹 리더인 박점순 할머니(85) 이름 가운데 마지막 글자인 '순'을 변형한 수니와 일곱명의 멤버를 의미한다.

이들은 아흔이 넘은 최고령자 정두이 할머니(92)부터 여든을 바라보는 최연소 장옥금 할머니(75)까지 8명으로 구성됐으며, 평균 연령은 85세다.

할머니들은 칠곡군이 운영하는 성인문해교실에서 한글을 배워 시를 쓰고 대통령 글꼴로 알려진 칠곡할매글꼴 제작에도 참여했다.

할머니들은 랩 공연을 위해 자신들이 직접 쓴 7편의 시를 랩 가사로 바꾸고 음악을 입혔다.

그들은 '환장하지', '황학골에 셋째딸', '학교 종이 댕댕댕', '나는 지금 학생이다' 등의 제목으로 학교에 다니지 못했던 아쉬움을 표현하고 6·25전쟁 당시 총소리를 폭죽소리로 오해했다는 '딱꽁딱꽁'과 북한군을 만난 느낌을 표현한 '빨갱이' 등을 통해 전쟁의 아픔을 노래했다.

할머니들의 랩은 공무원이 되기 전 한때 연예인을 꿈꿨던 왜관읍 안태기 주무관이 맡았다.

안 주무관은 2주일에 한번 경로당을 찾아 할머니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며 재능 기부에 나섰다.

'수니와 칠공주'는 초등학교와 지역 축제에서 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이필선 할머니(87)는 "성주 가야산에서 북한군을 만나기 전에는 빨갱이는 온몸이 빨갛다고 생각했다"며 "랩을 부를 때마다 그날의 아픔이 떠오른다. 랩으로 전쟁의 고통과 통일의 필요성을 알리고 싶다"고 전했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칠곡 할머니들이 증명하고 있다"며 "한글 교육으로 시작된 할머니들의 유쾌한 도전이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newso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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