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기회복 흐름 빨간불…반년 만에 다시 '트리플 감소'(종합)
반도체 생산 뒷걸음질…車 위축에 소비·투자 급감
동행지수 2개월째 하락에 '상저하고' 전망도 흔들
정부 "기조적 회복 지속…하반기 성장모멘텀 보강"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7월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09.8(2020년=100)로 전월대비 0.7%포인트 감소했다. 앞서 산업생산은 지난 4월(-1.3%) 감소세로 전환했다가 5월(0.7%) 증가한 뒤 6월(0.0%) 보합을 보였다가 석 달만에 다시 뒷걸음질쳤다.
서비스업 생산은 정보통신(3.2%), 금융·보험(1.5%)을 위주로 전월대비 0.4% 증가했다. 그러나 광공업 생산이 전월보다 2.0% 감소하면서 전체 지표를 끌어내렸따. 제조업에서 의복·모피(28.5%)가 1980년 이후 최대 증가했으나 전자부품(-11.2%), 기계장비(-7.1%) 등에서 생산이 줄었고, 특히 반도체는 감산의 영향으로 지난 2월(-15.5%) 이후 5개월 만에 2.3% 감소했다. 제조업 출하는 전월보다 7.8% 감소했고 재고가 1.6% 증가해 재고율은 11.6%포인트 상승한 123.9%를 나타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제조업 출하가 5~6월 크게 증가했다가 기대만큼 중국 경제가 살아나지 않아서 7월 많이 감소했다”며 “제조업 재고 수준 자체보다 재고율이 많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3.2% 줄었다. 2020년 7월 4.6% 줄어 3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승용차 등 내구재가 5.1% 줄어 가장 크게 축소했고 의복 등 준내구재와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도 각각 3.6%, 2.1% 줄어 전 부문에서 감소했다.
김 심의관은 “승용차는 6월 개소세 인하가 종료되면서 상당폭 판매가 늘었고 7월에는 기저효과로 감소하면서 하락 폭이 컸다”면서 “전반적으로 강수일수와 강수량이 많았기 때문에 외부활동이 힘든 측면 있어서 서비스업과 소매판매 등에 영향을 미쳐 전반적으로 일시적 요인이 반영돼 지난달 보다 안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바라봤다.
정부는 올 상반기 부진하던 경기가 하반기에 개선된다는 ‘상저하고’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7월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서는 올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4%로 제시하며 상반기(0.9%) 대비 하반기에는 약 2배의 반등을 예상하기도 했다. 실제로 5월과 6월에는 생산, 소비, 투자가 모두 늘어나는 ‘트리플 증가’를 2개월 연속 기록하는 등 경기가 저점을 지난다는 해석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그러나 7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수입액, 소매판매액지수, 비농림어업취업자수 등이 감소하며 0.5포인트 하락했다. 전달(-0.2포인트)에 이어 2개월째 내림세를 나타낸 것이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만큼 경기가 여전히 부진하다는 걸 나타냈다는 게 통계청의 해석이다. 다만 앞으로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재고순환지표와 장단기금리차가 증가하면서 0.4포인트 상승했다.
올 하반기 경기 회복 강도가 당초 기대에 못 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정부는 △반도체 수출물량 반등 조짐 △서비스업 회복 흐름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 3개월 연속 상승 등을 이유로 기조적 회복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최근 중국 부동산 사태 등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주요 하방 리스크로 꼽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내외 경제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내수활력 제고, 중국인 관광 활성화, 품목별 수출 지원 강화 등 하반기 성장모멘텀 보강을 위한 정책과제를 차질없이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지은 (jean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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