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세수 펑크…7월까지 국세 수입 43조 원 덜 걷혀
올해 7월까지 전년과 비교해 덜 걷힌 국세가 약 43조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거래 감소로 양도소득세가 감소한 데다 지난해 기업 영업이익 감소 등에 따라 법인세도 크게 줄면서다. 올해 기업 실적 악화로 법인세 중간예납분 전망도 밝지 않아 세수 펑크 규모가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역대급 세수 결손으로 올해 집행돼야 할 각종 예산이 쪼그라들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정부의 재정 운용에도 점점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획재정부가 31일 발표한 ‘7월 국세수입 현황’에 따르면 올해 1~7월 국세수입은 217조6000억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조4000억원(16.6%) 덜 걷혔다. 1~7월 기준 전년 대비 가장 큰 감소폭이다.
문제는 세수 펑크 규모가 향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8월까지 들어오는 법인세 중간예납 실적 전망이 어둡기 때문이다. 올해 12월에 사업연도가 종료되는 법인은 내년 3월 법인세를 납부하기 전에 미리 8월에 중간예납할 수 있다. 방식은 직전 사업연도 산출세액의 절반을 내거나 상반기 실적을 토대로 가결산하는 두 가지인데, 올해 기업영업 이익이 워낙 가라앉은 탓에 가결산을 택하는 기업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자연스럽게 법인세 중간예납 규모도 전년보다 쪼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올해 세수는 6월까지의 (세수 부족) 수치보다는 세수 결손이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밝힌 바 있다. 기재부는 9월 초에 올해 세수를 재추계한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세수 펑크 규모가 점점 확대되면서 국세수입 전망에 실패한 정부 당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본예산에 편성된 각종 사업의 집행이 보류되거나 내년으로 이월되는 등 국회 검증 없이 정부 임의대로 재정이 운용될 가능성이 커져 재정집행의 투명성과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세수 결손에 따른 인위적인 지출 감소는 경기의 불안정성을 확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펴낸 ‘세수오차의 원인과 개선과제’ 보고서를 통해 “세수오차의 규모가 크고 이러한 오차가 반복될 경우,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가 하락하고, 오차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재정운용상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민간소비, 수출입 등 경기적 요인이 세수오차의 상당 부분을 설명함에 따라 주요 경제지표 전망의 정확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기변동이 구조적인 요인 또는 일시적 요인에 기인하는지 세입예산 편성시점(직전연도 7~8월)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중도한 구조적 경기 변동 등이 발생할 경우 세입예산 확정 전까지 이를 반영하는 절차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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