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라임사태’ 김봉현, ‘수원여객 횡령금’ 배상하라”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회장이 지난해 9월20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사기·유사수신행위법 위반 관련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른바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로 알려진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 법원이 수원여객에서 빼돌린 회삿돈을 손해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수원지법 제17민사부(재판장 맹준영)는 수원여객이 회사 자금 수백억원을 빼돌렸다며 김 전 회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전부 승소’ 판결했다고 31일 밝혔다.

김 전 회장은 2018년 10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수원여객 재무담당 전무이사 등과 공모해 수원여객의 운용자금 206억원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0년이 선고됐다. 수원여객은 회사 자금을 횡령한 김 전 회장 등 공모자와 회사 법인 등을 상대로 전체 횡령금 206억원 가운데 변제한 51억을 제외한 155억 중 일부인 54억1000만원에 대해 명시적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김 전 회장과 법인 쪽 배상청구금액은 24억1000만원이다.

재판부는 수원여객이 제기한 3건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피고 쪽이 원고의 법인인감 관리, 전무이사 등 직원 감독 소홀로 이 사건 불법행위가 일어났다며 책임제한을 주장했다”면서 “하지만, 책임제한을 인정하게 되면 가해자로 하여금 불법행위로 인한 이익을 최종적으로 보유하게 해 공평의 이념이나 신의칙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피고의 주장을 배척했다.

재판부는 또 “형사 사건으로 기소돼 무죄를 선고받았거나 공소가 제기 되지 않은 일부 피고의 ‘불법행위 책임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주장 역시 배척한다”면서 “횡령 범행에 가담했고, 이로 인해 원고에게 손해를 입혀 공동불법행위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라임자산운용은 2019년 10월 펀드 177개에 대해 환매 중단을 선언하면서 1조6000억원대 소비자 피해를 발생시킨 사건으로, 김 전 회장이 라임자산운용의 자금을 댄 전주로 알려져 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