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수요 급증”…대구, 명복공원 현대화사업 추진
대구시는 지역 내 유일한 화장시설인 명복공원의 화장로를 늘리는 등 현대화사업을 추진한다고 31일 밝혔다.
사업은 명복공원 건물 전체를 지하화하고 지상에는 산책로·쉼터·체육시설 등 자연 친화적 공간으로 조성하는 방향으로 추진된다. 화장로는 현재 11기에서 16기로, 유족대기실은 3곳에서 15곳으로 크게 늘어난다. 이밖에 식당과 카페 등 편의시설이 설치되고 주차장 확충, 진입도로 확장 등도 이뤄진다.
대구시는 이 사업의 기본계획 수립 등에 필요한 행정절차 용역비를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했다. 앞으로 타당성 조사 및 중앙투자심사와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 변경 승인 등을 거친 후 2026년 상반기에 착공해 2027년 준공하는 게 목표다.
대구지역의 사망자 수와 화장 수요는 매년 증가 추세다. 대구의 화장률은 2005년 51.5%에서 지난해 91.6%까지 증가했다. 화장로 공급 부족으로 2~3년 내 화장수요가 명복공원 최대가동 능력치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하루 수용가능한 화장 능력(45구)을 넘어서 타 시·도 화장시설을 이용한 경우는 지난해 716건, 올해 7월까지도 367건에 달했다. 코로나19 유행이 심했던 지난해 일부 시민은 7일장까지 치르는 불편을 겪었다.
올해 보건복지부는 ‘제3차 장사시설 수급 종합계획’을 통해 인구 밀집도가 높은 대도시의 경우 사망자 수와 고령화율 등을 고려해 화장시설 신·증축이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화장로 1기당 의존인구는 전국 평균이 13만6000명인데 비해 대구는 21만4000명이다. 세종은 3만8000명에 불과하다.
명복공원은 1966년부터 57년간 운영돼 왔다. 서울·대전(2011년), 울산(2013년), 인천(2003년) 등과 비교해 시설 노후화가 심하고, 유족대기실 등 편의시설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대구시는 2007년부터 수차례 명복공원 현대화를 추진했지만 장사시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등으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었다. 대구시는 명복공원 현대화사업이 완료되면 화장시설 부족으로 다른 지역 화장장을 이용하거나 4~5일장을 치러야 했던 시민 불편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급증하는 화장수요와 시민불편 등을 고려할 때 명복공원 현대화는 더 이상 늦출 수가 없다”면서 “명복공원을 전국 최고의 장사시설로 조성해, 기피시설이 아닌 이별의 아픔을 위로받고 극복할 수 있는 치유 공간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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