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담대한 구상, 北 핵·미사일 `소용없네` 단념 먼저…동맹강화 등 잘되고 있다"

한기호 2023. 8. 3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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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역할·위상 급변 시각에 선 그어 "北 태도 따라 당연히 변화 있어"
"담대한 구상 전반부가 北 대화로 끌어낼 '억지력, 단념, 대화' 3D 정책"
"北 경제 기회비용 커져야 대화, 통일부는 채찍 아닌 '당근 유보' 정도"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8월16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을 지낸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31일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과 대남점령 훈련을 과시한 북한 정권을 대화로 이끌 방안으로 "핵 혹은 미사일이 더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게 만들어 단념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확장억제 공약을 강화한 '워싱턴 선언'을 도출하고, 한미일 단독 정상회의로 결속을 강화한 게 장관 재임 중 도출한 '담대한 구상'에 포함된 과정이라고 했다.

권영세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취임할 때, 퇴임할 때 통일부 위상·역할이 (대북 강경으로) 달라진 것 같다'는 질문에 "통일부가 어디로 가겠나. 다 마찬가지로 '통일'부"라며 "북한의 태도가 굉장히 완고하게 유지되고 있고 우리의 기대와 달리 계속 도발하는 상황에서 안보부서 전체가 마찬가지이겠지만 통일부도 그 상황을 반영한 변화는 좀 있어야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제가 (통일부 장관으로) 나와서 다른 안보부처랑 협업을 해서 이 정부의 비핵화 방안인 담대한 구상을 발표했지 않나"라며 "담대한 구상은 지난 시기의 비핵화 방안과 달리 두 가지로 구성돼 있나. 하나는 어떻게 대화로 이끌어나오느냐, 또 하나는 대화로 나왔을 때 어떤 식으로, 북한이 좋아하지는 않는 말이라지만 당근 혹은 채찍을 이용해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를 만들어내느냐 두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엔 저희들도 후자의 직접적인 비핵화와 관련된 부분에 관심을 뒀지만 지금 1년 동안 북한의 태도를 보면 후반부보단 전반부, 어떻게 하면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내느냐 부분에 더 강조점을 두고 우선시돼야 한다"고 했다. 권 의원은 전날(30일) 밤 북한의 도발에 대해선 "북한 생각은 절대적인 비대칭적인 우위를 통해 대한민국을 굴복시켜 얻어낼 수 있는 걸 최대한 얻어내자, 혹은 적화통일까지 가자는 생각일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그런 부분을 막아내기 위한 '3D 정책'"이라며 "첫번째가 디터런스(Deterrence·억지력), 요즘 확장억제 얘기 많이 나오지 않나. 우리가 미국의 확장억제, 혹은 핵우산을 통해 비대칭적인 북한 핵 위협에 대해서 완벽하게 대응하고, 또 재래식 전략에 우리가 확실한 우위를 가짐으로 인해 북한의 핵이, 혹은 미사일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서 단념을 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 번째가 디스웨이전(Dissuasion·단념)이다. 더 이상 도발이라든지 벼랑끝 전술이라든지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되면 궁극적으론 대화로 나올 수밖에 없게 된다"며 "핵이나 미사일 개발엔 기회비용이 따르는데 기회비용은 북한 주민들의 아주 극심한 경제난이겠다. 이걸 해소하기 위해선 결국은 대화(Dialogue)로 나올 수밖에 없게 만든다. 이게 (담대한 구상의) 전반부"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이 부분이 우선적으로, 전적으로 통용돼야 하고, 강화된 한미동맹과 한일(관계)정상화 등을 통해서 3D 정책은 아주 잘 집행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방부와 국가정보원이 대북 매파 역할을 해도 통일부마저 그러면 안 된다'는 주장엔 "국방부·외교부·국정원은 완전히 다른 쪽인데 통일부만 완전 정반대로 가선 곤란하다. 어느 정도 차별화는 있겠지만 방향은 비슷하게 가야한다"고 에둘러 반박했다.

권 의원은 "이게 비슷한 예가 될지 모르겠지만 그제 대통령께서 좌우 날개도 얘기하시고, 골프를 (공을) 300m를 날려도 방향이 틀리면 OB(Out of Bounds·골프 코스에서 벗어남)다 이런 얘기도 하셨는데 전체적으로 같은 방향으로 가야 된다"며 "통일부가 예를 들어 당근을 주는 부서이지만 당근을 유보하는 그런 식의 소극적인 방법으로라도 전체적인 방향과 맞출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권 의원은 윤 대통령이 최근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국정기조에서 '이념·가치'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든 데 데해 "언론에서 크게 다뤄질 순 있겠지만 지금 '이념전쟁만 하자'는 게 아니라 과거 잘못된 부분이 어쨌든 수면 위로 드러나 사회적 이슈가 됐을 때 이 부분을 수정하기 위해 몇가지 얘기할 수는 있다"며 "(윤 대통령은 평상시) 이념적인 부분도 있지만 굉장히 세세할 정도로 우리 경제·민생 관련된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신다"고 말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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