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덕 제대로 봤다"…이정호 레인보우로보 대표, 1000억대 주식 갑부 등극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상장 시 삼성전자 투자 효과로 시가총액 2조원을 돌파한 레인보우로보틱스 덕에 이정호 대표가 함박웃음을 띠고 있다. 오너가 아닌 국내 주식부자 1위 자리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31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이 대표는 레인보우로보틱스 주식을 132만5060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지난 25일 종가(10만7800원) 기준 시 주식평가액만 1428억원을 훌쩍 넘겨 비오너 주식부자 최고 자리에 등극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는 로봇, AI를 새로운 먹거리로 삼고 지난 2021년 미래 신사업 분야에 3년간 24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일환으로 올 초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10.22%를 인수했다. 또 올해 3월에는 콜옵션(매수청구권) 계약을 했다. 삼성전자가 상장 로봇 기업에 투자한 것은 처음이다. 덕분에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5800억원 수준에서 현재 2조3000억원대까지 치솟았다.
덕분에 레인보우로보틱스에서만 주식평가액이 100억원 넘는 비오너 임원은 이 대표 외에 허정우(41세) 기술이사(420억원), 임정수(34세) 기술이사(361억원) 등 2명이 더 있었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최대주주이자 오너격인 오준호(69세) CTO의 주식재산도 3633억원 이상으로 평가됐다.
이정호 대표를 포함해 국내에서 시총이 2조원 넘는 141개 주식 종목 중 주식재산이 100억원 넘는 비오너 주식부자는 22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주식평가액이 1000억원이 넘는 슈퍼 주식갑부도 이 대표를 포함해 3명이나 됐다.
비오너 출신 임원이 1주 이상 주식을 보유한 경우는 3568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이달 25일 기준 주식재산이 10억원 넘는 임원은 173명으로 집계됐다. 규모별로 살펴보면 10억원대가 80명으로 최다였다. 이어 20억 원대 27명, 30억 원대 24명, 40억 원대 9명, 50억~100억 미만이 11명이었다.
주식을 보유한 비오너 임원 3500여 명 중 1억원 미만은 2155명으로 조사 대상자 중 60.4%로 가장 많았다. 이어 1억~5억원 미만은 29.2%, 5억~10억원 5.5%, 10억~100억원 미만 4.2% 순이었다. 100억원이 넘는 주식부자는 0.6%였다.
이정호 대표에 이어 주식부자 2위는 크래프톤에서 나왔다. 이 회사의 주주이자 같은 그룹 계열사인 라이징윙스(주)에서 수장을 맡고 있는 김정훈(48세) 대표이사는 크래프톤 주식을 84만3275주 보유 중으로, 이달 25일 종가(15만5100원)으로 곱한 주식평가액은 1307억원을 넘겼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초에 평가된 김정훈 대표이사의 주식평가액이 2108억원 이상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 새 주식재산은 800억원 이상 감소했다. 크래프톤 보통주 1주당 주식가치가 지난해 6월 2일에는 25만원이었는데 이달 25일에는 15만원대로 내려앉은 게 주식평가액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김정훈 주주를 포함해 크래프톤에서만 주식재산 100억 클럽에 가입한 비오너 출신 주식부자만 4명이나 포함됐다. 여기에는 크래프톤 김창한 대표이사(49세·850억원), 송인애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대표이사(49세·205억 원), 류성중 주주(44세·140억 원)가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6월 초 조사 당시 주식가치가 1775억원이었던 블루홀스튜디오 사내이사였던 김형준 주주는 올해 퇴임하면서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확인됐다.
펄어비스 지희환(51세) CTO는 1008억 원으로 올해 조사된 비오너 임원 중 주식부자 3위를 차지했다. 지희환 CTO는 펄어비스 주식을 224만3520주나 갖고 있다. 지난 25일 종가는 4만4950원으로, 1000억원대 주식가치를 보유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펄어비스의 윤재민(57세) 부사장은 962억원으로 1000억원에 조금 못 미치는 주식평가액을 보였다. 지희환 CTO와 윤재민 부사장의 지난해 6월 2일 주식평가액은 각각 1370억원, 1355억원 수준이었다. 이 중 윤 부사장은 최근 1년 새 주식부자 1000억 클럽에서 탈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탄소년단(BTS)를 탄생시킨 하이브에서는 스콧 사무엘 브라운(Scott Samuel Braun, 42세·858억원) 사내이사와 김신규 CAMO(46세·208억원) 두 명이 주식재산 100억 클럽에 신고했다. 이 중 스콧 사무엘 브라운 사내이사는 지난해 6월 초에는 1049억원 이상이었는데, 올해 조사에서는 1000억원 미만으로 떨어졌다.
크래프톤과 함께 비오너 임원 중 주식재산 100억 클럽에 다수 이름을 올린 곳에는 반도체 장비 업체인 HPSP도 포함됐다. HPSP에서도 크래프톤과 동일하게 4명이나 되는 비오너 출신 임원이 이달 25일 기준 주식재산이 100억원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신철희 상무(54세·125억원), 김용운 대표이사(54세·123억원), 치우 에디 카 호 상무(56세·120억 원), 리베라 마뉴엘 스콧 부사장(59세·105억원)이 포함됐다.
올 상반기에 주가 상승으로 이슈를 모았던 에코프로비엠에서도 3명이나 주식평가액이 1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주식종목에서는 최문호(49세) 사장(49세·417억원), 김병훈 주주(61세·384억원), 허태경 주주(53세·273억원)가 100억 클럽에 합류했다. 김병훈 주주는 같은 그룹 계열사인 에코프로 머티리얼즈 대표이사를 맡고 있고, 허태경 주주는 에코프로 에이피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바이오 관련 업종에서는 셀트리온과 알테오젠에서도 100억원 넘는 주식부자를 탄생시켰다. 셀트리온에서는 김형기 주주(58세·212억원), 기우성 대표이사 부회장(62세·193억원)이 명단에 올랐다. 김형기 주주는 같은 그룹 계열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특히 김형기 대표이사는 셀트리온헬스케어에서도 이달 25일 기준 83억원이 넘는 주식재산도 따로 갖고 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두 종목을 합치면 295억원 이상으로 300억원에 가까운 주식평가액을 보였다.
알테오젠에서도 이상미 상무(56세)가 107억원으로 비오너 임원 중 올해 주식부자 100억 클럽 멤버 중 한 명으로 꼽혔다. 금융권 중에서는 메리츠금융지주 김용범(60세) 대표이사 부회장이 164억원으로 나홀로 포함됐다.
지난해 6월 초 조사에서 주식가치만 2201억원으로 비오너 임원 중 주식부자 1위를 차지했던 이효근 에스디바이오센서 대표는 올해 495억원으로 70% 넘게 급락했다. 이효근 대표는 지난해 6월 2일과 이달 25일에 주식 수는 동일한데, 같은 기간 종가가 4만8900원에서 1만100원으로 고꾸라지면서 주식재산이 1년 새 1500억원 이상 감소했다.
보통주 1주당 주식가치가 하락하면서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해 6월 초 5조원대이던 시총 규모가 이달 25일에는 1조원대로 뚝 떨어졌다. 이 탓에 시총 규모가 2조원 넘는 주식종목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3년 비오너 임원 주식평가액 현황에서도 아예 빠졌다. 특히 작년 조사에서는 에스디바이오센서 비오너 임원 중 100억 클럽에 8명이나 이름을 올려 화제를 모았지만, 올해는 이효근 대표이사만 홀로 주식재산이 100억원 이상으로 나타나 겨우 체면을 지켰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올해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국내 시총 상위 톱10 종목에서 100억원이 넘는 비오너 출신 임원이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아 기존의 제조 산업에서 신흥 부자가 다수 나오기가 어렵다는 것이 다시 한 번 입증했다"며 "앞으로는 로봇, 바이오, 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4차 산업군 등 신 산업 분야에서 비오너 출신 주식부자가 다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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