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아트센터 특별전 '트랜스미션: 너에게 닿기를' 개막
12월3일까지 야외·제2전시실 무료 전시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백남준의 '트랜스미션 타워'를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백남준아트센터 특별전 '트랜스미션: 너에게 닿기를'이 31일 개막했다.
백남준아트센터 야외에 전시되는 '트랜스미션 타워'는 2002년 뉴욕 록펠러 센터 광장과 2004년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에서 전시됐던 대형 레이저 설치 작품이다. 9·11 테러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2002년 여름 처음 공개됐다.
당시 개막식에서 백남준은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담은 피아노 퍼포먼스 '20/21'을 선보였다. 레이저 협업자 노먼 발라드는 백남준의 피아노 사운드에 맞춰 네온과 레이저가 반응하도록 프로그래밍해, 움직임이 불편했던 노년의 거장 백남준이 자유롭게 빛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작품은 8m 높이의 메인 타워와 사이드 타워들로 구성됐다. 메인 타워 옆면에는 빨강 파랑 노랑 초록 색의 네온이, 상단에 레이저가 설치된다. 방송 송신탑 형태의 타워들과 네온, 레이저가 하나로 어우러지며 빛을 통한 21세기 정보시대를 상징한다.
백남준은 '트랜스미션 타워'를 '20세기를 위한 32대의 자동차: 모차르트의 진혼곡을 조용히 연주하라'(1997)와 함께 설치했다. 1997년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에서 처음 선보이며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작품으로, 폐차된 실제 자동차 32대로 구성됐다.
자동차를 통해 20세기를 대표하는 기술문명에 진혼곡으로 고별을 알리면서, 새로운 세기의 매체인 레이저를 사용한 '트랜스미션 타워'를 함께 전시해 기술문명이라는 세기의 변환을 보여준다.
백남준은 "자동차는 20세기 기계 문화의 상징입니다. 그리고 레이저는 21세기 정보 문화의 상징입니다"라고 언급하며 두 작품을 '두 세기를 은유하는 메시지의 완성'이라고 평한 바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백남준을 오마주한 윤제호 작가의 레이저와 사운드 디자인이 '트랜스미션 타워'에 더해진다. 윤제호 작가는 모차르트 진혼곡의 음, 타워를 둘러싼 네온의 네 가지 색 요소, 타워 상단의 레이저 광선을 분절·중첩·확장하고, 디지털로 재가공해 공간과 시간 사이에서 공명하도록 했다.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아트센터 야외에서 역동적인 레이저와 네온이 만들어내는 빛의 향연을 경험할 수 있다. 타워의 레이저는 숲과 언덕을 가르며 스펙터클한 경관을 연출한다. 20년 전 백남준이 상상했던 기술과 정보, 생태가 균형을 이루는 미디어 환경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이다.
전시는 백남준아트센터 2층으로 연결돼 '트랜스미션 타워' 관련 기록과 백남준의 퍼포먼스 영상이 유리를 통해 안팎으로 조응한다.
전시실 벽면을 가득 채운 아카이브 영상은 2002년 뉴욕 록펠러 센터 앞 광장을 담고 있다. 뉴욕 전시의 오프닝 현장과 저녁 시간에 반짝이는 타워의 모습을 벽면 전체에서 감상하며, 귀에 익숙한 미국적 레퍼토리로 구성된 백남준의 피아노 퍼포먼스 '20/21'를 처음부터 끝까지 듣고 볼 수 있다.
아울러 밀레니엄을 맞으며 제작된 '호랑이는 살아있다'는 레이저 조각 '삼원소' 앞에서 육성으로 '금강에 살어리랏다'를 열창하는 백남준을 보여주며, 한국적 상상력에 기초하여 백남준 예술의 실험성과 자유로움을 표현한다. 또 레이저 조각 '삼원소: 삼각형'은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레이저 빛으로 신비로운 광경을 만들어낸다.
이날 오후 4시30분부터 열리는 개막행사에서는 '트랜스미션 타워' 점등식과 함께 윤제호 작가의 퍼포먼스 '공명하는 주파수'가 펼쳐질 예정이다.
전시를 기획한 박상애 아키비스트는 "우리는 백남준이 레이저 빛으로 상상했던 정보시대에 살고 있다. 백남준은 인간과 기술이 균형을 이루는 긍정적인 미디어 환경을 예견했고, 미디어와 공존하는 법에 대해 생각해 볼 것을 제안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트랜스미션: 너에게 닿기를'은 20년 전 백남준의 레이저 광선을 다시 쏘아 올리며, 백남준이 보낸 미디어 환경에 대한 메시지가 관객들에게 닿기를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시는 오는 12월 3일까지 백남준아트센터 야외와 제2전시실에서 무료로 진행된다.(월요일 휴무)
☞공감언론 뉴시스 iamb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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