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쭈물 하는 사이 집값이”…줄어드는 특례론 대상 아파트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외벽에 가격을 올린 매물이 표시돼 있다. [김호영 기자]

서울에서 특례보금자리론 대상인 시세 9억원 이하 아파트 비율이 줄고 있다. 가격이 반등하면서 9억원을 넘어선 단지가 늘고 갈아타기 수요까지 몰리고 있는 탓이다.

특히 감소세는 강남 3구·도심 등 이른바 인기지역이 견인하고 있다.

31일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전체 거래에서 9억원 이하 평균 거래 비율은 올 1·4분기 59%에서 올 2·4분기 52%로 하락했다. 한때는 10가구 중 6가구가 9억원 이하였으나, 최근에는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9억원 이하 매매거래 비율을 월별로 보면 1월 59%, 2월 57%, 3월 60%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1월 출시된 특례보금자리론 효과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4월(54%)부터는 50%대 초반(5월 51%, 6월 51%, 7월 50%)으로 떨어졌다.

특히 강남3구 등 인기 지역에서 거래비율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9억 이하 비율은 강남구가 1·4분기 평균 17%에서, 2·4분기에는 9%로 반토막났다. 같은 기간 용산구와 광진구도 각각 12%(20%→8%), 8%(34%→26%) 감소했다. 서초구는 1분기 평균 11%에서 2분기 9%로 하락했고, 같은 기간 마포구도 39%에서 26%로 13% 급감했다.

거래비율이 감소하는 이유는 집값이 오르면서 9억원 허들을 넘어선 단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 넓은 면적으로 가거나, 상급지로 옮기려는 수요가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아파트 9억원 이하 거래건수는 올해 1·4분기 4014건에서 2·4분기 5456건으로 35.9% 늘었다. 해당 기간에 9억원 초과 거래는 2834건에서 5011건으로 76.8% 증가했다. 9억 초과 주택 거래가 2·4분기에 더 활발히 이뤄진 셈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저가 주택이 많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등 외곽지역의 경우 여전히 전체 거래에서 9억원 이하가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 관악구의 9억원이하 평균 비율은 올해 1·4분기 83%에서 2·4분기에는 87%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랑구와 금천구도 각각 2%(88%→90%), 4%(82%→86%)로 늘었다.

경기도·인천 등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지역 역시 9억원 이하 거래 비율도 올해 들어 7월까지 90%를 웃돌고 있다. 같은 기간 인천에서 거래된 주택의 99%가 9억원 이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