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한솥밥’ 김하성 눈앞에서··· 최고 마무리 헤이더 연이틀 무너뜨린 토미 에드먼

31일 홈 샌디에이고전 9회말 역전 끝내기 2점 홈런을 때린 세인트루이스 토미 에드먼(가운데)을 팀 동료 윌슨 콘트레라스가 뒤에서 끌어안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 AP연합뉴스

어제는 대타 끝내기 안타, 오늘은 끝내기 역전 투런.

세인트루이스 토미 에드먼(28)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옛 동료 샌디에이고 김하성의 눈앞에서 연이틀 메이저리그(MLB) 최고의 마무리 조시 헤이더를 무너뜨렸다.

에드먼은 31일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홈 샌디에이고전 끝내기 2점 홈런으로 5-4 팀 승리를 이끌었다. 앞서 네 타석에서 안타 없이 볼넷만 하나 기록했던 에드먼은 9회말 2사 2루에서 헤이더의 3구째 바깥쪽 높은 시속 156.4㎞ 싱커를 밀어쳐 오른 담장을 넘겼다. 타구속도 160㎞에 비거리 118ｍ. 시즌 12호 홈런이자 통산 2번째 끝내기 홈런이다.

에드먼은 전날에도 헤이더를 무너뜨리며 경기를 끝냈다. 5-5 동점이던 연장 10회말 1사 1·3루에서 대타로 나서 왼쪽 담장을 원바운드로 맞히는 끝내기 안타를 때렸다. 하루는 당겨서, 하루는 밀어서 리그 최고의 마무리를 울렸다. 빅리그 통산 160세이브의 헤이더는 올 시즌도 46.2이닝 동안 74삼진을 잡아내며 평균자책점 1.16에 28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에드먼은 올해 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 멤버로 김하성과 함께 뛰었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고, 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 실력에다 빠른 발과 주루 센스를 갖췄다는 점에서 둘은 닮은 꼴이다. 수비가 우선 돋보이지만, 심심찮게 장타를 날릴 수도 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에드먼은 올해까지 메이저리그 통산 5년간 네 차례 한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빅리그 3년 차인 김하성은 지난해 11홈런에 이어 올 시즌은 17홈런을 기록 중이다.

WBC 때만 해도 에드먼의 평가가 더 높았다. 김하성도 에드먼에 대해 “나보다 더 잘하는 선수”라고 했다. 올 시즌은 ‘커리어 하이’를 달리고 있는 김하성의 기록이 보다 돋보인다.

김하성은 이날 세인트루이스전 4타수 2안타를 포함해 타율 0.278에 OPS 0.809를 기록 중이다. 베이스볼레퍼런스 기준 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bWAR) 6.2는 리그 전체에서 3위다.

에드먼은 지난해에 비해 다소 주춤하다. 타율 0.241에 OPS 0.713 등 공격 지표 전반에서 소폭 하락했다. 지난해 bWAR 6.3으로 지난해 리그 전체 야수 중 10위에 올랐지만, 올 시즌은 1.6에 머물고 있다. 다만 연이틀 리그 최고 마무리를 무너뜨리며 반전의 계기를 확실히 잡았다.

소속팀은 양쪽 다 부진하다.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우승팀인 세인트루이스는 올 시즌 현재 58승 76패, 지구 꼴찌로 추락했다. 샌디에이고는 전날 연장전 1점 차 패배에 이어 이날도 1점 차 패배를 당했다. 올 시즌 11차례 연장 승부에서 전패했고, 1점 차 경기는 6승 21패로 승률 0.222를 기록 중이다. 1점 차 승률 0.222는 1935년 보스턴 브레이브스(현 애틀랜타)의 0.184(7승 31패) 이후 최악이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