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도시공사 사장 '육상연맹 회장 겸임하며 연 4000만원 기부' 논란

대전참여연대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의심" 경찰에 수사 의뢰
도시공사 "비인기종목 활성화 차원…이해관계 무관 사실왜곡"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활동가들이 지난 30일 대전중부경찰서에 '대전도시공사 임직원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의심 사례 수사 의뢰서'를 제출하고 있다. /뉴스1 ⓒNews1 최일 기자

(대전=뉴스1) 최일 기자 = 대전시 산하 지방공기업인 대전도시공사가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논란에 휩싸였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30일 도시공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대전도시공사가 지난해와 올해 각각 4000만원을 대전육상연맹에 기부한 내역을 확인했다”며 “도시공사 사장은 육상연맹 회장을 겸임하고 있는데, 올해 기부금의 경우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시행(2022년 5월 19일) 이후 집행돼 법에 저촉된다”고 주장했다.

이해충돌방지법에 따르면 ‘공직자 자신 또는 그 가족이 임원·대표자·관리자 또는 사외이사로 재직하고 있는 법인 또는 단체’는 사적이해관계자 범주에 포함된다.

대전참여연대는 “도시공사 사장은 육상연맹의 사적이해관계자에 해당해 같은 법 5조 1항(보조금·장려금·출연금·출자금·교부금·기금의 배정·지급·처분·관리에 관계되는 직무)에 근거, 사적이해관계자로 신고하고 회피·기피 신청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은 채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단체에 도시공사 예산을 집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도시공사 경영본부장과 기획팀장이 각각 육상연맹 부회장·감사를 맡고 있는데, 이들 역시 사적이해관계자에 해당한다. 무보수 비상근직이라 해도 도시공사 직원이 육상연맹 임원으로 활동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대전도시공사 임직원 이해충돌방지법 위한 의심 사례에 관한 수사를 관할 중부경찰서에 의뢰했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가 30일 대전도시공사 앞에서 '대전도시공사 임직원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의심 사례'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News1 최일 기자

그러나 대전도시공사는 지역체육 발전을 위한 기부행위에 대해 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대전참여연대의 일방적 주장에 유감을 표하고 “명예 훼손이고 사실 왜곡으로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2021년 대전시와 시체육회 요청으로 비인기종목 활성화, 유망주 육성을 위해 육상연맹 회장사가 됐다”며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여부에 관해 자문변호사로부터 ‘공공기관으로서 비인기종목 체육단체가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봉사하는 정신으로 책임을 다하는 방안이었을 뿐 이해관계와 관련된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라는 의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육상연맹 회장직은 급여나 활동비를 일체 받지 않는 순수 명예직이고, 도시공사 사장은 취임 전부터 육상연맹과 어떠한 공적·사적 관계가 없었다”며 “다른 공공기관에서도 유사한 방식으로 체육단체를 지원하고 있지만 이해충돌방지법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도시공사와 육상연맹은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고 순수한 후원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choi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