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복현, 펀드 재검사 논란에 “원장이 책임” 강조···검사 강도 높이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51·사진)이 라임·옵티머스 등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한 사모펀드에 대해 강도 높은 재검사를 끝까지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금감원은 야당과 금융투자업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일부 인사에게 환매를 해 준 펀드판매사 미래에셋증권 등에 대한 검사 강도를 높이고 있다.
31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이 원장은 지난 29일 임원회의에서 “최근 일련의 업무는 원장이 책임지고 가는 것”이라면서 “업무에 매진해달라”고 강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의 참가자들에 따르면 이날 이 원장은 발언 톤은 이례적으로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 원장이 김 의원이나 펀드 재검사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조사 결과의 파장이 컸던 만큼 이를 언급한 것으로 해석했다”고 말했다.
다른 금감원 관계자도 “금투업계나 정치권의 반발이 크지만 (이 원장) 본인이 자신이 있는 만큼 책임질테니 정상적으로 업무를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사실상 공을 넘겨받은 검찰이 사건을 신속하고 철저히 수사해야한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밝힌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감원은 그동안 조사나 검사 결과를 수사당국에 통보하면 자기 할 일을 끝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컸다”면서 “내부 회의 자리긴 하지만 이 원장이 검찰 수사가 마무리 될 때까지 사안을 점검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셈”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난 24일 “‘주요 투자자 피해 운용사 검사 태스크포스(TF)’ 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금감원은 올 1월 말부터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 등 3개 자산운용사에 대한 추가 검사를 실시했다.
함용일 자본시장·회계 담당 부원장은 라임자산운용이 2019년 10월 대규모 환매 중단 선언을 하기 직전 4개 펀드에서 다른 펀드 자금(125억원)과 운용사 고유자금(4억5000만원)을 이용해 일부 투자자를 대상으로 특혜성 환매를 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실명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농협중앙회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2019년 9월에 라임의 개방형 펀드 31개에서 3069억원(223명)이 환매됐는데 이 중 4개 펀드는 다른 펀드 자금 등을 불법적으로 지원받았고 일부 투자자는 여전히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특혜가 제공된 것이라는 합리적인 의구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https://www.khan.co.kr/economy/finance/article/202308241535001
하지만 김 의원과 농협중앙회 등은 펀드 판매사인 미래에셋증권의 권유에 따라 적법하게 돈을 돌려받았다며 반박하고 있다.
금감원 일각에서도 펀드 검사 결과가 정치적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2020년쯤 사모펀드 1차 검사를 담당했던 직원 일부가 이번 재검사 결과에 반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금감원은 이달 중순부터 하고 있는 미래에셋증권 검사에 최근 추가 인력을 투입했다. NH투자증권 등 또 다른 판매사에 대한 추가 검사도 계획하고 있다. 검찰(서울남부지검)도 금감원에서 관련 내용을 통보받아 수사 중이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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