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 처리수 용어 변경 공방...여 "과학적으로 처리" 야 "일 정부가 좋아할 일"

이재우 기자 2023. 8. 31.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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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오염 처리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공식 용어"
야당 "삼중수소는 체내에 들어와 유전자 변형 가능성"
[광주(경기)=뉴시스] 이병희 기자 =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오른쪽)와 경기도의회 김정호 대표의원이 30일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현장 정책회의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경기도의회 제공) 2023.08.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오염수)' 명칭을 '오염 처리수'로 변경하는 것을 놓고 여야가 31일에도 공방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과 정부 일각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오염수)' 명칭을 '오염 처리수'로 변경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서는 당정의 오염수 명칭 변경 움직임에 대해 '일본 정부가 좋아할 일'이라며 공세에 나섰다. 여당은 오염수가 국민들에게 부정적 이미지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처리수로 변경을 검토하고 있고 야당은 정부가 국민들의 불안을 생각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일본 정부의 편을 들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여야 모두 오염수와 오염 처리수 용어를 통해 각자 진영에 유리한 프레임 전쟁을 벌이고 있는 모양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관련 논란에 대해 "오염수를 ALPS(다핵종제거설비)를 거쳐서 처리하고 방류하는 시점부터 처리수로 바꿔야 되지 않느냐라고 하는 논의는 충분히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은 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태스크포스(TF)'가 전날 오전 개최한 '수산물 소비 활성화를 위한 수협중앙회-급식업체간 상생협력 협약식'에서는 오염수 대신 처리수라는 용어가 사용됐다. 특히 수협중앙회는 향후 오염수 용어를 처리수로 변경한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성일종 TF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오염수를 처리수라고 언급했다. 그는 행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오염 처리수가 맞다. 무슨 오염수냐. ALPS를 통해서 국제 기준치 아래로 내려갔다"며 "수협중앙회장 얘기가 적절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같은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염된 걸 처리해서 방류하는 거니까 이제 오염 처리수 사태라고 불러야 한다"며 "(명칭을) 공식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원래 그렇게 불렀어야 되는 건데 그동안 용어를 가지고 국민적 감정이 있고, 여러가지 여론이 있어 조심했었다"며 "이제는 그렇게 (오염 처리수라고 불러야) 하지 않겠나. 그게 국제원자력기구(IAEA) 공식 용어"라고 설명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명칭 변경 검토를 시사했다.

한 총리는 'IAEA(국제원자력기구) 공식 명칭은 'ALPS(다핵종제거설비) TREATED WATER(처리수)'다. 국제 기준에 맞춰야 한다"는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정확하게 얘기하면 '과학적으로 처리된 오염수'"라고 호응했다.

그는 '수협 중앙회장은 처리수로 부르겠다고 발표했는데, 용어 문제를 정부에서 한 번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거듭된 요구에 "검토를 좀 해보겠다. 이미 그런 보도도 되고있지만 지금은 좀 혼재돼 있는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한 총리는 '오염수도 아니고 처리수라는 건 일본과 같아지겠다는 말씀으로 들린다', '우리 정부는 도쿄전력의 입이 돼버렸다'는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비판에 "예의가 없으시다"고 맞서기도 했다.

다만 김기현 대표는 같은날 오후 경기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현장정책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오염수 명칭 변경 검토에 대해 "당 공식 입장을 정하고 그런 단계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지금 이제 실제 배출되는 게 오염수 처리 후 나오는 거라 그런 의미를 반영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의견인 것 같다. 국제적으로도 트리티드 워터,(treated water·처리수)라고 표현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반 사항들을 고려하면 될 거 같은데 용어가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니고 중요한 건 실체라고 본다"고 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도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명칭 변경과 관련해 "아직 당대표, 당차 원에서는 오염수 문제에 대해 그 용어를 오염 처리수로 할지 여부는 공식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그는 앞선 발언에 대해서는 "오염 처리수 표현은 오늘 성 위원장이 말했고 제 개인적으로는 방류가 시작된 상황에서 오염수를 오염 처리수로 표현하는 게 맞다. 이 또한 IAEA에서 공식적으로 표현을 쓰고 있다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처리수 용어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31일 오전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오염수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터졌을 때 무방비 상태에서 쏟아졌던 처리되지 않은 물을 부르는 것"이라며 "처리수라고 부르는 게 맞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반발하고 있다.

위성곤 의원은 "일본의 핵 폐수 테러에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방류 계획이 과학적이라며 일본 정부를 대변하는 모습을 보이고 안전성을 우려하는 국민은 괴담을 유포하지 말라고 국민에게 전쟁을 선포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삼중수소는 체내에 들어와서 유전자 변형 가능성이 있다"며 "그런데 3800만원이나 들여 만든 대통령실 홍보 영상에서 (정부는) 칼륨40을 삼중수소로 오해하게 만들고 바나나에도 (방사성 물질이 오염수의) 350배가 들어있다고 주장했다. 제가볼 때 과학적 사실에 대해 괴담을 유포하는 건 정부"라고 주장했다.

이소영 원내대변인 "정부·여당의 눈물겨운 노력에 일본 정부가 손뼉 치며 좋아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윤석열 정부가 섬기는 대상은 국민입니까, 아니면 일본 정부입니까"라고 반문했다.

이재명 대표는 "대통령이 국민에게 선전포고를 한다면, 이 정권을 향해서 국민 항쟁을 선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ronn10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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