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생산 0.7%↓·소비 3.2%↓·투자 8.9%↓…‘트리플 감소’
지난달 전산업 생산지수 109.8로 전월보다 0.7% 감소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가 6월 종료되면서 7월 내구재 판매가 줄었고 예년보다 비가 많이 오면서 외부 활동이 줄어 소비활동도 감소했다. 투자도 9% 가까이 급감하며 11년여 만에 최대 감소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23년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09.8로 전월보다 0.7% 감소했다.
전산업 생산은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2월(1.1%)과 3월(1.1%) 상승 후 4월(-1.3%) 감소세로 돌아섰다. 그러다 5월(0.7%) 전환 후 6월(0.0%) 보합을 보인 뒤 다시 감소로 전환했다.
광공업생산은 의복·모피(28.5%)가 1980년 1월 이후 최대 증가했으나, 전자부품(-11.2%), 기계장비(-7.1%) 등에서 생산이 줄어 전월대비 2.0% 감소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전자부품은 액정표시장치(LCD)가 중국으로 많이 넘어가면서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흐름이고, 이달은 6월에 전자부품 10.5% 증가한 기저효과로 11.2%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계장비는 2022년 1.1% 증가했고 최근엔 반도체 쪽에 투자가 조금 조정되면서 이달 반도체 장비 쪽이 생산 줄면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제조업재고는 반도체(4.0%), 자동차(4.8%), 전기장비(4.4%) 등에서 늘었으나 통신·방송장비(-10.7%), 석유정제(-2.4%), 화학제품(-0.8%) 등에서 줄어 전월대비 1.6% 증가했다.
제조업의 재고/출하 비율(재고율)은 123.9%로 전월대비 11.6%p 상승했다. 제조업 재고출하순환도를 월별로 보면 출하는 감소(2.2%→-5.6%)로 전환되고, 재고는 증가폭(4.2%→5.2%)이 확대된 모습이다.
김 심의관은 "재고율 상승은 재고수준이 일부 올라간 부분도 있지만 출하가 하락폭이 컸던 영향이 있다"며 "5~6월에 출하가 크게 증가했다가 7월에 많이 감소하면서 재고수준자체보다도 재고율 자체 많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어 "출하 감소 요인은 기대했던 만큼 중국 경제가 살아나지 않았다"며 "6월에 수출이 잘 됐고 7월에는 그에 비해 부진하다보니 이달 재고출하비율 상승폭이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서비스업생산은 도소매(-1.2%) 등에서 생산이 줄었으나 정보통신(3.2%), 금융·보험(1.5%) 등에서 생산이 늘어 전월대비 0.4% 증가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3.2% 줄었다. 2020년 7월 4.6% 줄어 3년 만에 최대 감소했다.
소매판매 역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소매판매는 올해 1월(-1.8%) 감소한 뒤 2월(5.2%)과 3월(0.1%) 상승했다. 이후 4월(-2.6%) 줄었다가 5월(0.6%)과 6월(0.9%)에 걸쳐 2개월 연속 증가했으나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승용차 등 내구재(-5.1%),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2.1%), 의복 등 준내구재(-3.6%)에서 모두 줄었다. 내구자 하락폭은 2020년 7월(11.6%) 이후 최대다.
김보경 심의관은 "승용차는 소매판매에 큰 부분 차지하는데 6월 말에 개소세 인하 조치가 종료되면서 6월에 상당폭 판매가 크게 늘었는데 7월에 그 기저효과로 6월 13% 증가했다가 이달 12.3% 감소하면서 그 영향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7월 전반은 예년 비해 강수일수, 강수량이 많아서 외부활동이 힘든 달이었다"며 "서비스업과 소매판매 등에 영향을 미치면서 전반적으로 일시적인 요인이 많이 반영돼 이달 수치는 지난달에 비해 안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설비투자는 지난 4월(0.8%), 5월(3.1%) 증가했다가 6월(-1.1%) 감소 전환한 뒤 7월(-8.9%) 감소폭이 확대됐다. 설비투자가 이같이 대폭 감소한 것은 2012년 3월(-12.6%) 이후 11년 4개월만이다.
자동차 등 운송장비(-22.4%) 및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3.6%)에서 투자가 모두 줄어든 영향이다.
이미 이뤄진 공사 실적을 나타내는 건설기성(불변)은 토목(-3.5%)에서 공사 실적이 줄었으나 건축(2.0%)에서 공사 실적이 늘어 전월대비 0.8% 증가했다.
생산, 소비, 투자가 모두 감소한 것은 올해 1월(생산 -0.2%·소비 -1.8%·투자 -4.9%로) 이후 반년 만이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 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5포인트(p) 하락했으나 앞으로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선행 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4p 상승했다.
김 심의관은 "경기를 종합해서 보여주는 수치가 동행지수인데, 전월대비 0.5p 하락해서 경기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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