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전향한 박정희와 홍범도 비교는 좀 그렇다"

홍범도 장군 유해 안장식이 열린 지난 2021년 8월 국립대전현충원 봉안관에서 의장대가 장군의 영정과 유해를 묘역으로 봉송하고 있다. 사진=대전일보DB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과 관련 대통령실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비교할 문제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30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홍 장군과) 박정희 전 대통령하고 비교하면 좀 그렇다. 나중에 우리 국군에 오신 분과 (공산당에서) 끝까지 간 분과는 (비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중에 국군으로 오신 분, 전향을 한 것과 끝까지 그렇게 가신 분은 다르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답변은 정부가 홍 장군의 소련공산당 가입 이력을 문제 삼은 데 대해 야당에서 박 전 대통령의 남조선노동당(남로당) 활동 이력을 소환하면서 나왔다.

이날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홍 장군의 소련공산당 경력을 문제 삼는다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 휘호 호국비가 육군사관학교에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도 "(박 전 대통령은) 공산당원이었던 것은 맞지만 국가 발전을 위해 20년 이상 노력했고, 빈곤의 수렁 속에서 커다란 나라로 경제 발전을 이뤄낸 가장 큰 공이 있으니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게 맞다"고 답했다.

더불어 홍 장군 흉상 이전 문제에 대해 대통령실에서는 구체적인 지침을 주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조 실장은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것이고 충분히 논의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안보실이나 대통령실에서 어떻게 하라는 지침을 주거나 정책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했다.

이어 "주무부처 장관인 국방부 장관이 상황과 진실 그리고 여러 여론을 수렴해 결정을 내리는 것이 온당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실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도 전했다. 조 실장은 "대통령께선 '어떻게 하자고 말하지는 않겠다. 어떤 것이 옳은지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며 전날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 측 인사들은 홍 장군 흉상 이전의 타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육사에서 사관학교 정체성이나 생도 교육에 부합하도록 교내 기념물 재정비 계획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또 타당하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