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화 “화끈한 김희선, 딱 내 스타일이에요”[인터뷰]
매력이 철철 넘친다. 툭하고 치면 톡하고 맞받아친다. 대답 한마디 한마디가 화끈하다. 티빙 ‘술꾼도시여자들’ 속 한지연이 마치 현실로 튀어나온 듯 하다. 영화 ‘달짝지근해:7510’(감독 이한)으로 돌아온 배우 한선화다.
함께 출연한 김희선이 ‘한선화가 현장을 밝게 비췄다’며 칭찬했다고 전하자 그 특유의 위트 넘치는 대답이 돌아왔다.
“어머, 제가 김희선 선배만큼 밝았겠어요? 선배야말로 워낙 기운이 좋고 에너지가 밝아서 영화 현장을 너무 편하게 해줬죠. 더 친해지고 싶을 정도로 절 다 받아줬고요. 회식도 몇 번 했는데요, 술 잘 마시는 사람 옆에 술 마실 줄 아는 사람이 있어야 온도가 맞잖아요? 그런 면에서 김희선 선배는 딱 제 스타일이었어요! 다른 선배들도 모두 워낙 화끈하고 맛있게 술을 드셔서 좋았다니까요.”
한선화는 최근 ‘스포츠경향’과 만난 자리에서 가식 하나 없는 맑은 눈으로 시종일관 웃음을 선사했다. 그에게서 ‘달짝지근해:7510’ 촬영기와 30대에 접어든 기분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유해진, 경이로울 정도로 멋진 선배”
함께한 선배들에 대한 애정이 넘쳐났다. 유해진, 이름 석자를 꺼내니 눈빛에 존경심이 돌았다.
“사람 자체가 정말 멋있는 선배예요. 제가 배우로서 뿐만 아니라 인생에 있어서도 후배잖아요. 선배를 지켜보면 경이롭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유쾌하고 여유 넘치더라고요. 한 작품을 이끌어가는 노력도 대단하고요. 전 그저 아직도 열심히 해야하니까 달려가는 경주마 같은데, 선배는 달라요. 신뢰와 확신을 갖고 있으면서도 엄청나게 치열하게 고민하는 걸 보면서 큰 배움을 얻었죠.”
극 중 진선규와 격정적인 키스신은 영화에서 화제가 됐다. 촬영 당시를 떠올리니 웃음이 터졌다.
“회차가 많지 않았지만 만나면 늘 반가운 선배였어요. 키스신에서도 ‘한번에 가자’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다른 걱정 안하게끔 해준 거죠. 몇 번 만나지도 못했는데 키스신을 해야하니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는데, 편하게 해주셨어요. 키스신을 위해 어떤 준비를 했느냐고요? 연기를 해야하니, 양치는 했답니다! 하하.”
그가 맡은 ‘은숙’은 ‘금사빠’의 아이콘이다. 실제 한선화의 연애 스타일이 궁금해 훅 질문을 던졌다.
“저도 금사빠예요. 위험하죠? 헤헤. 제 이상형은 일할 때 멋있는 사람이에요. 그런 사람이 생기면 제가 호감의 표시를 적극적으로 하죠. 거짓 없는 사랑을 해요. 근데 제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기가 참 어렵더라고요. 그렇다고 절 좋아해주는 사람도 많지 않았고요. 제가 인기가 많은 편이 아니거든요.”
■“제 나이 서른넷, 공개열애 원해…더 당당히 살고 싶어요”
2006년 SBS ‘슈퍼스타 서바이벌’에 참가하며 얼굴을 알린 그는 2009년 그룹 시크릿로 데뷔했다. 10대였던 그는 어느 새 30대 중반으로 접어들고 있었다. 그의 인생 1막에선 아이돌로서 전성기를 구가했다면, 2막에선 배우로 전향해 작은 역부터 꾸준히 다져왔다. 그의 노력이 빛을 발한 건 2021년 히트를 친 ‘술꾼도시여자들’(이하 ‘술도녀’)을 만나면서부터다.
이제 배우로서 자리잡은 안도감이 있지 않냐고 묻자 고개를 갸웃거린다.
“내게 안도감이 있다기 보다는 ‘술도녀’가 아닌 다양한 얼굴을 보여줄 때 대중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어요. ‘술도녀’로 잘 되기 전에 제 작품들을 보면 나름 열심히 연기를 해왔구나 생각드는데요. 게중엔 서정적인 캐릭터들도 많았거든요. 제가 그런 걸 좋아하기도 하고요. 지금은 ‘술도녀’로 너무 큰 사랑을 받고 있지만 다음엔 서정적인 캐릭터로도 대중적으로 한번 더 사랑을 받기를 바라요. 모든 걸 섭렵할 수 있고 모든 장르에 어울리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소망이 있어요.”
나이를 먹는 것에 대해서도 열려있었다.
“어릴 땐 빨리 30대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뭔가 단단해지고 달라질 거로 생각했죠. 지금은 어떠냐고요? 물론 그 때보다는 굳은 살도 생기고 단단해졌겠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생각은 들어요. ‘내가 시간을 잘 보내고 있나’ 의구심이 들때도 있고, ‘그럼에도 이 시기를 잘 보내야지’란 다짐도 하지만요. 분명한 건 제가 마흔살이 되었을때 어떤 삶을 보내고 어떤 연기를 할지 기대가 된다는 거예요. 인생에서 쌓인 경험을 갖고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니까요.”
공개열애도 꼭 해보고 싶다며 화통하게 웃었다.
“서른네살인데요. 더 당당하게 살고 싶어요. 연애를 하던 결혼을 하던 부끄러운 게 아니잖아요. 너무 어릴 적부터 연예계 일을 해와서 그런지 현실적인 생활에 적응이 안 된 적도 많았어요. 제한적인 게 있으니까요. 이젠 30대 중반을 접어들었으니 그런 면에서 여유도 조금 생겼거든요. 제 삶도 살아야죠. 공개열애를 해도 예쁘게 보여준다면 대중에게 충분히 사랑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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