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원조는 목포”…저고리시스터즈가 낳은 김시즈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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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초로 미국에 진출한 '걸그룹'은 김시스터즈입니다."
지난 22일 전남 목포 화가의집에서 '케이팝 원조는 목포'라는 주제로 열린 집담회에서 정태관 이난영&김시스터즈 전시관 관장은 "3인조 걸그룹 김시스터즈는 독특한 음악적 재능과 매력으로 미국 팬들을 사로잡았고, 오늘날 케이팝 스타를 위한 길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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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초로 미국에 진출한 ‘걸그룹’은 김시스터즈입니다.”
지난 22일 전남 목포 화가의집에서 ‘케이팝 원조는 목포’라는 주제로 열린 집담회에서 정태관 이난영&김시스터즈 전시관 관장은 “3인조 걸그룹 김시스터즈는 독특한 음악적 재능과 매력으로 미국 팬들을 사로잡았고, 오늘날 케이팝 스타를 위한 길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시스터즈는 ‘목포의 눈물’(1935)로 큰 인기를 끌었던 가수 이난영(1916~65)이 김숙자·애자 두 딸과 조카 김민자로 구성한 3인조 걸그룹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네온박물관의 ‘김시스터즈-원조 케이팝 스타들’이라는 글을 보면, 이난영은 암시장에서 미국 음반을 구한 뒤 딸들에게 “영어 단어를 이해하기 전에 영어 노래 가사를 소리 나는 대로 배우고 암기하게 했다”고 한다. 김시스터즈는 1953년 주한미군 부대 공연장에서 처음 데뷔한 뒤, 단숨에 스타로 떠올랐다. “미군을 통해 소문을 들었던 음악 프로듀서 톰 볼에게 알려졌고, 결국 그는 김시스터즈의 공연을 보기 위해 한국으로 날아갔다.”
1959년 4주 공연 일정으로 도미한 김시스터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선더버드 호텔 무대를 흔들어 놓았다. 미국 팝송뿐 아니라 한국 민요를 불렀던 이들은 색소폰, 베이스, 가야금 등 13가지의 동서양 악기를 능숙하게 다뤄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 김시스터즈는 당시 미국 최고의 쇼 시비에스 텔레비전 ‘에드 설리번 쇼’에 모두 22회 출연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1960년 ‘찰리 브라운’(리메이곡)이라는 타이틀 곡으로 첫 앨범을 냈다. 김시스터즈 김숙자는 2014년 3월 한국계 미국인 최초로 네바다주 엔터테이너·아티스트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목포가 고향인 이난영은 한국 최초의 걸그룹 ‘저고리시스터즈’ 출신이다. 저고리시스터즈는 조선악극단에서 활동했던 이난영 등 여자 가수들을 중심으로 결성돼 1939년부터 1945년까지 활동했다. 저고리시스터즈는 “족두리와 한복 등을 활용한 의상에서부터 조선의 정서를 느낄 수 있는 그룹”(장유정 단국대 교수)이었다. 이윤선 박사(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는 “김시스터즈가 미국 공연에서 민요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보면, 오늘날 걸그룹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할 순 없지만 상호 영향 관계를 놓칠 필요가 없다. 오늘날 신한류의 노정에 노둣돌 하나를 놓았다”고 말했다.
김시스터즈 김숙자(88)는 3인조 형제 그룹 김브라더스 남동생 2명과 함께 2003년 목포에서 열린 어머니 이난영의 수목장 안장식에 참석했다. 김숙자는 당시 동생들과 ‘이난영 추모공연’을 했고, 2016년·2022년 목포를 찾아 공연을 한 바 있다. 정태관 관장은 2020년 6월 ‘이난영&김시스터즈 전시관’(목포시 차범석길 23번길 3-1)을 조성했다. 이 전시관엔 김시스터즈가 기증한 악기, 무대의상, 생활용품 등 총 104점이 전시돼 있다. 정 관장은 “김시스터즈에 대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브랜드화시키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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