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값에 집을 사요?”…은퇴 부부 겨냥 3D프린팅 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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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값에 집을 사세요."
일본에 이런 구호를 내건 3D프린팅 주택 사업이 등장했다.
일본의 신생기업 세렌딕스는 최근 아이치현 고마키시에 2인 가구용 3D 프린팅 주택 '세렌딕스 50' 모델주택을 준공했다고 밝혔다.
65살 이상 고령인구가 30%에 이르는 일본에서는 은퇴 후 기존 집을 처분하고 남은 생을 보낼 수 있는 작은 '마지막 주택'(終の棲家)을 찾는 사람들이 다수 있는데, 이를 겨냥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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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값에 집을 사세요.”
일본에 이런 구호를 내건 3D프린팅 주택 사업이 등장했다.
일본의 신생기업 세렌딕스는 최근 아이치현 고마키시에 2인 가구용 3D 프린팅 주택 ‘세렌딕스 50’ 모델주택을 준공했다고 밝혔다.
‘후지츠보’(따개비)라는 별칭을 붙인 이 주택은 바닥면적이 50㎡(15평)로 방 1개와 서재 1개, 욕실 1개, 주방과 이어진 거실 1개로 구성돼 있다. 벽체는 별도로 프린팅한 뒤 가져와서 미리 바닥에 세워놓은 철골 기둥과 합치고, CNC 공작기계로 절단한 지붕을 그 위에 얹는다.
강철 기둥을 별도로 제작한 것이 다른 나라에서 선보인 3D프린팅 주택과 다른 점이다. 지진이 잦은 일본의 지질 환경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주택 골조를 만들어 조립하는 데 걸린 시간은 44시간 30분으로 이틀이 채 안됐다.
세렌딕스는 이 집의 판매가격을 550만엔(4960만원)으로 책정했다. 물론 땅값을 제외한 순수 건축비용이다. 일본의 도요타 신형 프리우스나 한국의 그랜저 하이브리드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다.
골조 완성에 이틀이 채 안 걸려
일본은 다른 나라에 비해 비교적 집 크기가 작다. 인구가 밀집돼 있는 도쿄의 경우 평균 주택 규모는 93㎡(28평)다. 아파트는 평균 67㎡(20평)로 규모가 더 작다. 그러나 세렌딕스의 3D 프린팅 주택 50㎡(15평)는 이에 비해서도 훨씬 작다. 왜 이렇게 작은 집을 주력 제품으로 내놓았을까?
이런 소규모 단층 주택은 사실 땅값이 비싼 도심보다는 교외에 어울리는 유형이다. 회사 쪽은 “60대 이상 은퇴 부부들의 수요를 겨냥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65살 이상 고령인구가 30%에 이르는 일본에서는 은퇴 후 기존 집을 처분하고 남은 생을 보낼 수 있는 작은 ‘마지막 주택’(終の棲家)을 찾는 사람들이 다수 있는데, 이를 겨냥했다는 것이다. 이는 인생의 마지막을 맞는 다양한 준비를 뜻하는 ‘종활’(終活, 슈카쓰) 가운데 하나다. 대략 은퇴자들을 위한 교외의 세컨하우스 개념 주택이라고 봐도 좋을 것같다.
안전하고 저렴한 고품질 주택 지향
2018년 설립된 이 회사는 앞서 2022년 일본에선 처음으로 10㎡(3평) 크기의 3D프린팅 모델주택을 선보인 뒤 올해 5월 판매용 주택을 처음 준공했다. 휴가철 레저용 또는 임시주거를 겨냥한 주택이다. 가격도 330만엔(3천만원)으로 저렴했다.
이번 주택은 규모를 넓힌 2단계 3D프린팅 주택이다. 세렌딕스는 지난해 시범주택을 선보인 이후 국내외를 포함해 3천건이 넘는 상담 문의가 왔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엔 100㎡ 규모의 주택까지 지을 수 있는 대형 3D 프린터를 도입했다.
세렌딕스는 당국의 주택안전 승인을 받고 나면 일단 6채의 ‘따개비 주택’을 판매할 계획이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3D 프린터 5대로 1년에 최대 50채를 지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내년까지 12대의 프린터를 추가해 연간 최대 850채까지 지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회사는 보도자료에서 이런 포부를 밝혔다. “자동차 업계에선 40년 전 로봇을 활용한 제조공정 혁신으로 가격 인하가 시작됐다. 우리는 3D프린팅 주택이 주택산업에서도 그런 로봇 시대를 열 것이라고 믿는다. 3D프린팅 주택은 대출 없이도 안전하고 저렴하고 품질 좋은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미래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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