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창성의 '용산 리포트'] 38. 윤석열 대통령의 좌우 이념 전쟁

남궁창성 2023. 8. 3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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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민주주의와 공산전체주의 실체 비교
"시대 착오적 혁명 등 사기 이념은 가짜 진보"
좌우 날개보다 진영간 방향성 공유 강조
공산주의 추종 세력의 허위 조작과 선전선동 경계

윤석열 대통령이 78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북한의 공산전체주의간 확연한 간극을 제시한후 국가 정체성 논쟁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문재인 정부가 공을 들였던 홍범도 장군의 과거 전력도 논란이 되며 육군사관학교와 국방부에 있던 흉상 이전을 놓고 여·야, 좌·우 진영간 공방도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권이 정략적으로 ‘이념전쟁’에 불을 질렀다는 주장과 함께 자유민주주의라는 헌법적 가치에 기반한 국가 정체성 재정립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화두를 던지며 확산하고 있는 ‘국가 정체성’ 혹은 ‘이념’의 전장으로 가보시겠습니다.
 

▲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5일 이화여대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5일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 등 정부 인사, 입법부 및 정당 대표, 사법부 및 헌법기관 대표, 종교계 지도자, 독립유공자 후손 및 광복회원, 시민대표 등 2000여 명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도 김대기 비서실장과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이관섭 국정기획·이진복 정무·강승규 시민사회·김은혜 홍보·최상목 경제·안상훈 사회수석, 국가안보실 김태효·임종득 1·2차장, 장성민 미래전략기획관 등이 함께했다.

역대 대통령들은 그동안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국정 방향과 철학 등을 제시해왔다는 점에서 이날 경축사도 관심을 모았다.

먼저 윤석열 대통령의 집권 2년차 광복절 경축사를 들어보자.

“우리의 독립운동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 자유와 인권, 법치가 존중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만들기 위한 건국운동이었습니다. 단순히 빼앗긴 국권을 되찾거나 과거의 왕정국가로 되돌아가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자유와 인권이 무시되는 공산전체주의 국가가 되려는 것은 더더욱 아니었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독립운동은 인류 전체의 관점에서도 보편적이고 정의로운 것이었습니다. 우리의 독립운동은 주권을 회복한 이후에는 공산세력과 맞서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내는 것으로, 그리고 산업발전과 경제성장, 민주화로 이어졌습니다. 이제는 독립운동의 정신이 세계시민의 자유와 평화, 번영을 위해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기여를 다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의 비전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조국의 자유와 독립, 그리고 보편적 가치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졌던 선열들을 제대로 기억해야 합니다. 이분들을 제대로 기억하는 것이야말로 대한민국의 국가 정체성, 국가 계속성의 요체요, 핵심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올해는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이자 한미동맹 체결 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우리는 공산침략에 맞서 유엔군과 함께 싸워 우리의 자유를 지키고 그 후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산업화를 성공시켰습니다. 자유민주주의를 세우고 한미동맹을 구축한 지도자들의 현명한 결단과 국민들의 피와 땀 위에 대한민국은 세계가 놀랄 만한 성장과 번영을 이루어 낸 것입니다. 반면 같은 기간, 70년 동안 전체주의 체제와 억압 통치를 이어온 북한은 최악의 가난과 궁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유민주주의를 선택하고 추구한 대한민국과 공산전체주의를 선택한 북한의 극명한 차이가 여실히 드러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산전체주의를 맹종하며 조작 선동으로 여론을 왜곡하고 사회를 교란하는 반(反)국가세력들이 여전히 활개치고 있습니다.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전체주의가 대결하는 분단의 현실에서 이러한 반국가세력들의 준동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전체주의 세력은 자유 사회가 보장하는 법적 권리를 충분히 활용하여 자유 사회를 교란시키고, 공격해 왔습니다. 이것이 전체주의 세력의 생존 방식입니다. 공산전체주의 세력은 늘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 운동가, 진보주의 행동가로 위장하고 허위 선동과 야비하고 패륜적인 공작을 일삼아 왔습니다. 우리는 결코 이러한 공산전체주의 세력, 그 맹종 세력, 추종 세력들에게 속거나 굴복해서는 안 됩니다. 자유민주주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믿음과 확신, 그리고 우리 모두 함께 힘을 모으는 연대의 정신이 중요합니다.”

 

▲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이화여대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경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은 이틀뒤 17일 오후 출국해 18일 미국 현지에서 한미일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를 갖고 군사와 경제 등 모든 분야에 걸쳐 3각 협력체제를 구축했다.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을 기반으로 한미일 3국 동맹으로 가는 길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미국에서 귀국한 다음날인 21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을지연습 및 제35회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을지연습은 전쟁 발발시 정부기능 유지, 군사작전 지원, 국민생활 안정을 위한 국가 총력전 수행 연습으로서 국가비상 대비태세를 확립하기 위한 것”이라며 “오늘날의 전쟁은 가짜뉴스를 활용한 여론전과 심리전, 테러를 동반한 비정규전, 인터넷 공간에서 이뤄지는 사이버전, 핵 위협을 병행한 정규전 등 모든 전쟁을 혼합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중앙과 지방 행정기관, 공공기관 등 4000여 기관, 58만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군과 정부 연습 시나리오를 통합하고 북한의 핵 위협, 반(反)국가세력의 준동, 사이버 공격 등에 대비한 실전과 같은 훈련이 진행된다”며 “먼저, 북한은 개전 초부터 위장평화 공세와 가짜뉴스 유포, 반국가세력들을 활용한 선전선동으로 극심한 사회혼란과 분열을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이는 빠른 전시 전환을 방해해 본격적인 싸움도 해보기 전에 패배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가짜뉴스와 위장 공세, 선전선동을 철저히 분쇄하고 국론을 결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상적인 을지연습 관련 발언이지만 광복절 경축사에서 언급된 주요 어휘들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을지연습 및 제35회 국무회의를 주재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5일 용산 대통령실 자유홀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1주년 성과 보고회 및 제2기 출범식에서 광복절에 이어 도발적인 발언을 이어갔다.

이 자리에는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김민전 정치지역분과위원장, 김석호 사회문화분과위원장, 유병준 경제계층분과위원장, 이해선 기획분과위원장 등 국민통합위원을 비롯해 이상민 행정안전부·이영 중소벤처기업부·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이노공 법무부 차관, 김완섭 기획재정부 제2차관,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 장상윤 교육부 차관, 대통령실에서 이관섭 국정기획·강승규 시민사회·안상훈 사회수석 등이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모두 발언을 들어보자.

“그동안 국민통합위원회는 국민통합 국가 전략을 확정하고 갈등 현안별 특위를 가동해서 해결 방안을 제시해 왔습니다. 통합이라고 하는 것은 어떤 방향성과 기제가 있어야 하는 것이고 그 기제는 어떤 단기적인 이해관계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가 되겠습니다.

저는 국정운영과 국제 관계에 있어서 일관되게 자유·인권·법치라는 보편적 가치를 제시해 왔습니다. 자유는 어떤 상태를 말하고 자유의 법적 권리를 인권이라고 표현합니다. 또 자유와 인권이 구현되도록 하는 것이 법치라는 틀입니다. 이런 보편적 가치가 바로 국민통합의 기제이고 통합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고, 통합해야 되는 목적이자 방향이 되는 것입니다.

정부가 재정 건전화를 추진하면서도 사회적 약자를 더욱 두텁게 지원하는 약자 복지를 실현해 나가고, 첨단 과학기술 혁신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있습니다. 약자 복지는 모두가 자유로운 사람, 자유인이 되기 위한 것이고, 첨단 과학기술 혁신은 자유의 확장 그리고 자유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입니다. 한 사람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고, 한 사람의 자유가 침해되고 훼손되는 것을 사회가 방치한다면 전체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것입니다. 모두가 자유인이 되어야 자유사회가 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약자 복지와 첨단 과학기술 혁신은 궁극적으로 통합의 기제라 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경험을 가진 위원님들께서 통합의 기제가 되는 자유·인권·법치라는 보편적 가치가 우리 사회에 널리 확산되도록 많은 역할을 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1주년 성과 보고회 및 제2기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공동취재단

보수와 진보라고 하는 두 가지의 방향이 좀 다릅니다마는, 진영 간 어떤 대립과 갈등, 또 건설적인 경쟁, 이런 것들이 벌써 200여 년 전부터 있어 왔습니다. 어떤 분들은 새가 하늘을 날려면 왼쪽 날개와 오른쪽 날개가 다 필요하다라고 빗대어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러나 날아가는 방향이 같아야 오른쪽 날개와 왼쪽 날개가 힘을 합쳐 그 방향으로 날 수 있는 것이지, 오른쪽 날개는 앞으로 왼쪽 날개는 뒤로 가려고 그런다면 그 새는 날 수 없고 떨어지게 돼 있습니다.

보수라고 하는 것은 제가 알기로 자신의 운명과 자신의 삶에 대해서 자기와 가족의 삶을 스스로 책임져야 된다는 생각이 좀 강한 것이고, 진보라고 하는 것은 사회 현실을 감안해서 공동체의 책임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고, 책임에는 자유가 주어지는 것입니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 때에는 책임도 개인에게 더 많이 귀속이 되는 것이고, 공동체의 책임을 강조하다 보면 그를 위해서 개인의 자유는 조금씩 양보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어디나 자유와 책임이라는 것, 권리와 의무라고 하는 것은 늘 함께 다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모두 어떤 쪽이든, 어떻게 조화를 하든 날아가는 방향, 우리가 가야 하는 방향은 일치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더 자유롭고, 자유로운 가운데 더 풍요롭고 더 높은 문화와 문명 수준을 누리는 것이, 그리고 우리가 함께 이 지구에서 사는 모든 인류와 평화롭고 번영되는 그런 관계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 결국 우리의 방향인 것이지, 시대착오적인 투쟁과 혁명과 그런 사기적 이념에 우리가 굴복하거나 거기에 휩쓸리는 것은 결코 진보가 아니고, 한쪽의 날개가 될 수 없다는 점은 우리가 국민통합을 추진해 나가는 모든 분들이 함께 공감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우리 사회가 자유·평화·번영 그리고 인권과 법치를 지향하는 사회로서 우리 모두가 한 사람의 낙오자도 없이 완벽한 자유인이 될 수 있도록 함께 애쓰고 고민하는 그런 위원회가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는 기존의 통념을 깨며, 좌우의 날개보다 새가 날아가고자 하는 방향, 지향점에 대한 공유와 공감을 강조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날아가는 방향이 같아야 오른쪽 날개와 왼쪽 날개가 힘을 합쳐서 그 방향으로 날 수 있는 것이지, 오른쪽 날개는 앞으로, 왼쪽 날개는 뒤로 가려고 한다면 그 새는 떨어지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발언은 오늘날 한국 사회가 직면한 좌·우 대립, 혹은 보수와 진보 진영간 대치로 인한 국가적 위기 등을 지적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제2기 출범식에서 김한길 위원장 등 신규 위촉 위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은 사흘뒤인 28일 인천국제공항공사 연수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좀 더 솔직한 속내를 토로했다. 이 자리에는 김기현 당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이철규 사무총장, 박대출 정책위 의장 등 여당 의원 전원이 출동했다. 연설에 귀를 기울여 보자.

“제가 선거 때부터 우리 헌법에 적시된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체제라는 것을 바탕으로 우리 자유와 연대, 인권과 법치, 정의와 공정 그리고 남·북한에만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을 향해 나가는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의 외교 지평의 확대, 이런 것을 쉬지 않고 추진해 왔습니다.

그런데 기업도 망하기 전에 보면 아주 껍데기는 화려합니다. 그런데 그 기업을 인수해 보면 안에가 아주 형편없어요.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해 보이고 또 기업에 자금도 없는데 사람은 많이 채용해서 직원 숫자도 많고, 벌려 놓은 사업도 많은데, 하나하나 뜯어보면 회계가 전부 분식이고, 내실로 채워져 있는 게 하나도 없습니다. 국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정부를 담당해 보니까, 우리가 대선 때 힘을 합쳐서 그야말로 국정 운영권을 가져오지 않았더라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됐겠나 하는 정말 아찔한 생각이 많이 듭니다.

국가하고 기업하고 비교를 해보겠습니다. 자그마한 기업이라도 잘 되려고 그러면 일단 투자자, 주주, 거래 상대방, 또 돈 빌려주고 대출해 주는 채권 금융기관에 대해 기업이 정직하게 늘 보고하고, 돈도 아주 알뜰하게 써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우리가 하는 사업에 맞게 효율화를 위해서 어떻게 혁신해야 될 것인지 늘 고민해야 되고 그러지 않겠습니까? 국가도 마찬가지입니다.

돈은 없는데 사장이 벤츠600 등 고급 승용차 막 굴리고 이런 식으로 해 가지고 안 망한 기업이 없지 않습니까. 정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선거 때 표 좀 얻어보려고 재정을 부풀리고 국채 발행을 해 가지고 재정이 엉망이 되면요, 대외 신인도가 떨어집니다. 밖에서 저 나라 뻔히 사정 아는데 저렇게 국채가 많으면 대한민국 경제에 대해서 해외시장에서 믿지를 않습니다. 벌려 놓은 사업들도 하나씩 열어보면 정말 이게 내실 있게 뭐 생산성이 있는 어떤 사업을 해놓은 건지, 이게 무슨 선거 때 표를 얻기 위해서 막 벌려 놓은 건지, 그야말로 나라가 정말 거덜이 나기 일보 직전에, 그리고 국가에 정치적 지향점과 지향해야 될 가치는 또 어떠냐, 제일 중요한 것이 이념입니다. 철 지난 이념이 아니라 나라를 제대로 끌고 갈 수 있는 그런 철학이 바로 이념입니다. 저는 이것이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철 지난 엉터리 사기 이념에 매몰됐고, 또 거기에 대해서 우리가 우리 당은 이념보다는 실용이다라고 하는데 기본적으로 분명한 이런 철학과 방향성 없이 실용이 없습니다.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인지를 명확하게 설정하고 현재 좌표가 어디인지를 분명히 인식해야 제대로 갈 수가 있습니다.

 

▲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인천국제공항공사 연수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공동취재단

그런데 정말 국가안보, 또 군, 공안기관, 공권력을 집행해야 되는 법 집행기관, 또 경제정책을 세부적으로 다 뜯어보니까 이거 정말 표도 안 나고 조금씩 내실있게 만들어 가는데 벌써 1년하고 서너 달이 훌쩍 지났고요. 그리고 우리가 국회에서 여소야대에, 언론도 전부 야당지지 세력들이 잡고 있어서 24시간 정부 욕만 합니다. 이번에 후쿠시마에 대해서 나오는 것 보십시오. 도대체가 과학이라고 하는 것을 1 더하기 1을 100이라고 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세력들하고 우리가 싸울 수밖에 없습니다. 협치, 협치 하는데 제가 얼마 전에도 얘기했습니다만 새가 날아가는 방향은 딱 정해져 있어야 왼쪽 날개 오른쪽 날개가 힘을 합쳐 가지고 보수와 진보, 좌파와 우파 힘을 합쳐 갖고 성장과 분배를 통해 발전해 나가는 것이지, 이것은 날아가는 방향에 대해서도 엉뚱한 생각을 하고, 우리는 앞으로 가려고 그러는데 뒤로 가겠다고 그러면 그거 안 됩니다.

타협이라는 것은 정치영역에서 늘 해야되는 것이죠. 그러나 더 근본적으로 통합과 타협이라고 하는 것은 어떤 가치, 어떤 기제를 가지고 할 것인지 그것부터가 우리 스스로 국가 정체성에 대해서 성찰하고, 우리 당정에서만이라도 국가를 어떻게 끌고 나갈 것인지에 대해 확고한 방향을 잡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연찬회를 통해서 우리가 함께 어떤 방향으로 갈지에 대해서 의기투합도 하고, 스스로 함께 성찰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갈 방향은 결국 국민을 위하는 것인데 그건 너무 막연합니다. 저는 우리가 개인주의, 개인의 자유와 권리,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그리고 글로벌 중추 국가, 또 우리가 지금 만들어야 될 다양한 법제와 방향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지 않으면 우리 기업과 국민이 해외 시장을 개척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우리의 민생과 경제를 살찌우는 것은 우리가 참여해야 될 시장을 키우는 것이고, 또 넓은 시장에 우리가 뛰어 들어가서 차지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다 함께 그런 일을 하기 위해서는 모든 제도와 법제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고, 부합하지 않는 것은 과감하게 폐기하고 또 그것을 국민들에게 자신있게 설득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고맙습니다. (참석자들 “윤석열! 윤석열! 윤석열!” 연호) (오른손 주먹 쥐고 흔들며) 자, 우리 국민의힘 파이팅! (참석자들, “파이팅”) 같이 갑시다. (참석자들, “같이 갑시다”). 감사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의 가치와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했다. 동시에 여소야대에 발목 잡힌 윤석열 정부의 현실과 언론의 대정부 비판에 대한 섭섭한 속내도 여과없이 토로했다. 특히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에 대한 야당의 비(非)과학적인 주장이나 소위 노영(勞營) 방송의 불공정 보도에 대한 불편한 감정도 여당 국회의원들에게 그대로 표출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인천국제공항공사 연수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21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간부위원과의 ‘통일대화’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이곳에서도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전체주의를 다시한번 비교하며 이념전쟁을 이어갔다.

이 자리에는 민주평통 김관용 수석부의장을 비롯해 운영위원, 분과위원장, 협의회장 대표, 상임위 간사, 석동현 사무처장, 국내 및 해외 협의회장 등 320여 명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도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 강승규 시민사회·김은혜 홍보수석, 김수경 통일비서관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전날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 이어 빨간색 넥타이를 매고 입장해 격려발언을 했다.

“민주평통은 자유민주주의에 입각한 평화통일을 실천하기 위해 국민적 역량과 의지를 하나로 결집하는 헌법기관입니다. 자유민주주의에 입각한 통일은 바로 자유·인권·법치라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것입니다. 우리가 보편적 가치에 기반해 동북아, 인도태평양 지역 그리고 인류 전체의 자유·평화·번영에 크게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가 된다면 우리의 통일 역량이 증대될 뿐 아니라 세계가 모두 우리의 통일을 지지할 것입니다.

지난 18일 열린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는 3국의 포괄적 협력체계를 제도화했습니다. 한미일 3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그리고 이를 넘어 전 세계의 복합 위기와 도전을 기회로 바꾸기 위해 공동의 리더십과 책임 의식을 발휘하기로 했습니다. 3국의 이익은 배타적인 것이 아닙니다. 보편적이고 정의로운 것입니다. 3국 협력체계는 인류 전체의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할 것이며, 우리의 통일역량을 크게 증대시키고 국제사회로부터 우리의 통일을 지지받게 될 것입니다.

‘캠프 데이비드 원칙과 정신’이라는 3국 공동 발표 문서에도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한 통일을 미국과 일본이 지지한다고 명확하게 적시되어 있습니다. 한미일 3국 공동선언에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기반 통일을 언급하고, 지지를 표명한 것 자체가 사상 처음입니다.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전체주의가 대결하는 분단의 현실에서 공산전체주의 세력, 그 맹종 세력과 기회주의적 추종 세력들은 허위 조작, 선전 선동으로 자유사회를 교란시키려는 심리전을 일삼고 있으며 결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공산전체주의의 생존 방식입니다. 인접한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발전하면 사기적 이념에 입각한 공산전체주의가 존속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런 현실에서 우리의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글로벌 중추 국가로 발전해 우리의 통일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여러분께서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자유통일의 개척자가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재외 평통 위원들께서는 글로벌 한인 인재 네트워크를 이루어 대한민국이 글로벌 중추 국가로 발전하는 데 힘을 모아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민주평통 간부위원들과 가진 ‘통일대화’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공동취재단

윤 대통령의 이날 민주평통 발언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사와 일맥상통한다는 평가다.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전체주의의 극명한 대비를 통해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우수성과 비전을 역설하며, 이를 지키기 위해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허위 조작과 선전 선동 등에 대한 엄중한 경계 및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각계의 동참을 촉구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가 정체성 바로 세우기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자유 민주적 기본 질서라는 헌법적 가치가 소위 반(反)국가 세력 혹은 공산전체주의 추종 세력에 의해 도전받고 있다는 윤 대통령의 인식이 확고한 가운데 일부 야당과 소위 진보내지 좌파 진영의 반발도 ‘이념전쟁’이라는 이름으로 총선을 전후해 강화될 전망이라는 관측이다.

여의도의 한 중견 정치인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나 헌법적 가치에 대한 신념이 확고한 윤석열 대통령은 앞으로도 국가 정체성 바로 세우기 차원에서 동일한 메시지를 계속해 내놓을 것”이라면서 “정치적으로 대척점에 서있는 야당 등은 이를 ‘이념전쟁’이자 총선 전초전으로 인식해 강하게 대응하거나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용산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기성 정치인을 바라보는 관성적 시각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읽으면 매사 정치적으로 이해할 수 밖에 없다”며 “하지만 자유·인권·법치라는 인류 보편적 가치를 평생 신념으로 갖고 있는 인물이라는 관점에서 볼때 윤석열 대통령 발언의 진정성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남궁창성 cometsp@kado.net

* 필자소개 *

 

▲ 남궁창성 기자.

대학에서 역사학을 공부하고 대학원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했다. 2008년부터 현재까지 이명박·박근혜·문재인 청와대와 윤석열 대통령의 용산 대통령실을 취재하고 있다. 2022년 정권 교체기 ‘BH 청와대 그 마지막 15일, 북악에서 용산까지’를 출간했다. 강원도민일보 지면은 물론 네이버와 카카오 뉴스 서비스를 통해 용산 대통령실의 국정을 주제로 뉴스 콘텐츠 소비자들과 실시간 소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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