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전부터 지켜지지 않은 약속, 22년 만에 전주 떠나는 KCC…팬들은 분노했고 섭섭했다

민준구 MK스포츠(kingmjg@maekyung.com) 2023. 8. 3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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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19년 전부터 한 약속, 결국 지켜지지 않았고 결말은 비극이었다.

그는 전주에 남은 KCC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밝힘과 동시에 그럼에도 떠나야 했던 이유에 대해 밝혔다.

그러면서 "KCC가 전주를 떠난 부분에 대해서는 시정을 책임지는 한 사람으로서 시민 여러분과 팬들께 진심으로 사과 말씀드린다. 이번 일을 계기로 스포츠 정책을 쇄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주 팬들의 마음은 전주시에 대한 분노, 그리고 KCC에 대한 아쉬움과 섭섭함 등 여러 감정이 섞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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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19년 전부터 한 약속, 결국 지켜지지 않았고 결말은 비극이었다.

KCC는 30일 KBL 이사회를 통해 연고지 이전, 즉 전주를 떠나 부산으로 향하는 것에 대해 정식 승인받았다.

2001년 대전을 떠나 전주에 정착한 KCC는 전국구 구단이라는 평가와 함께 KBL을 대표하는 하나의 상징이 됐다. 그리고 2003-04, 2008-09, 2010-11시즌 무려 3번의 정상을 차지, KIA 타이거즈, 전북 현대와 함께 호남을 대표하는 프로 스포츠 구단이었다.

이제는 다시 볼 수 없는 장면이다. 사진=KBL 제공
전주 팬들의 응원 열기는 KIA, 그리고 전북에 전혀 밀리지 않았다. 그런 뜨거운 팬들과 함께한 KCC는 KBL에서 가장 많은 투자를 하는 팀이었고 2023-24시즌에는 역사에 남을 ‘슈퍼팀’까지 완성하는 등 역사에 남을 행보를 걸었다.

하지만 전주시는 KCC라는 스타 구단을 품고도 제대로 된 대우를 하지 못했다. 기본 중의 기본인 체육관 문제조차 20년 가까이 해결하지 않았다. 2004년부터 2010년, 그리고 2016년 등 무려 3번이나 체육관 신축을 약속했지만 거짓말의 연속이었다.

체육관 신축이 우선인 상황에서 단 1%도 이해할 수 없는 프로야구 2군 구장을 만들겠다고 밝힌 전주시다. KCC는 떠날 명분이 확실해졌고 부산으로 가는 것에 망설임이 없었다. 뒤늦게 붙잡으려고 한 전주시였지만 KCC는 이미 루비콘강을 건넜다.

최형길 KCC 단장은 KBL 이사회가 열린 이날 KBL 센터에서 연고지 이전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전주에 남은 KCC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밝힘과 동시에 그럼에도 떠나야 했던 이유에 대해 밝혔다.

최 단장은 “연고지를 옮기면서 가장 고민이 되고 가슴이 아팠던 부분은 역시 22년간 응원해주신 전주 팬들이다. 지금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죄송하다는 이야기뿐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전주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사태 수습에 나섰다. 김인태 부시장이 직접 나서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고 현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김 부시장은 “23년간 전주시에서 KCC가 팬, 시민과 함께했는데 양해를 구하는 작업도 없었다. 가더라도 전주시와 협상 테이블에서 논의하는 모습을 보여줬어야 한다. 시 입장에서 당혹스럽고 안타깝고 일정 부분 서운하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KCC가 전주를 떠난 부분에 대해서는 시정을 책임지는 한 사람으로서 시민 여러분과 팬들께 진심으로 사과 말씀드린다. 이번 일을 계기로 스포츠 정책을 쇄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주 팬들의 마음은 전주시에 대한 분노, 그리고 KCC에 대한 아쉬움과 섭섭함 등 여러 감정이 섞인 상황이다. 분노한 팬들은 전주시청 홈페이지가 잠깐 마비될 정도로 많은 글을 게시했다. 반면 KCC 공식 SNS에는 2023-24시즌부터 곧바로 부산으로 떠난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의 댓글을 적었다.

19년 전부터 이어온 약속이 지금까지도 지켜지지 않았다. KCC가 전주를 떠나는 것을 누가 부정할까. 다만 전주에 남은 KCC 팬들은 큰 상처를 받았다. KBL에서 가장 뜨거운 응원 열기를 자랑한 그들이었다. KBL 대표 명문 구단이라는 자부심이 함께했다. 그러나 이제는 과거가 되고 말았다. 그 누구도 그들을 위로하기 힘들다.

한편 KCC는 부산시의 환영을 받고 사직체육관으로 들어갈 예정이다. BNK 역시 이에 대한 사실을 뒤늦게 알았지만 부정하지 않는 상황이다. 경기 일정 및 광고, 코트 바닥 등 많은 부분에 대해 논의해야 하지만 현시점에선 흥행몰이에 대한 시너지 효과를 더 기대하고 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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