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서울∼양평 고속도로 원안·대안 비용 편익 산출해 공개 검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백지화를 선언했던 서울∼양평 고속도로에 대해 "여야가 합의해 전문가 검증을 하는 게 정쟁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검증위 구성을 촉구했습니다.
원 장관은 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야당에서 추천하는 전문가를 대거 포함시켜 누가 봐도 모아지는 의견만 주면 저희(국토부)는 사업을 빨리 집행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여야가 추천해 (검증위원) 숫자는 조정하면 될 것 같고, 최대한 빠른 기간에 마칠 수 있게 해주면 될 것 같다"며 "빠르면 3개월도 가능하다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원 장관은 서울∼양평 고속도로를 둘러싼 정쟁만 해소된다면 당장이라도 사업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오고 있습니다.
'검증위 구성이 왜 안되고 있느냐'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의 질의에는 "비전문가가 자꾸 결론을 갖고 한쪽으로 몰고 가려고 해 정상궤도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며 "예산 통과 전까지는 정쟁이 해소되길 희망한다"고 했습니다.
내년 정부 예산안에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설계비 123억 원이 반영돼 있습니다.
원 장관은 '김건희 여사 쪽에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을 확인해 본 적이 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의 질의에는 "없다"고 답했습니다.
원 장관은 '야당에 괴담·선동이라고 말하려면 김건희 여사 오빠와 관계 법인이 이 땅을 왜 샀는지는 물어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 의원의 후속 질의에 "고속도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결과론적으로 이 땅들이 문제가 된 것"이라며 "민주당 전 군수도 양서면에 땅이 있는데, 전 군수가 왜 땅을 샀는지에 대해 저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원 장관은 서울∼양평고속도로 강상면 종점 대안 노선의 B/C(비용 대비 편익)을 분석하기 위해 타당성 조사를 부분 재개한 뒤 B/C값을 산출해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도 밝혔습니다.
국토부는 아직 대안 노선의 B/C 분석은 되지 않았으나, 대안의 B/C가 양서면 종점의 원안(예타안)보다 높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업비가 1조7천695억 원(예타 노선)에서 1조8천661억 원(대안 노선)으로 약 5.5%(966억 원) 증가하는데 교통량은 40%(하루 약 6천 대)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원 장관은 "용역사와 논의해 예타안과 대안의 B/C를 최단시간 내에 제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국토위원들 사이에선 서울-양평 고속도로의 타당성조사를 수행하며 강상면을 종점으로 하는 대안 노선을 제시한 용역사를 신뢰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김민기 국토위원장은 "한국도로공사에서 사전타당성 조사를 했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예비타당성조사 했던 것을 배제하고 48일 만에 최적안을 바꾼 용역사를 과연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습니다.
원 장관이 "(대안 노선을 제시한) 당사자인 용역사부터 국회에 불러 관련 내용을 질의하자"고 요구하자 김 위원장은 "장관님 말씀대로라면 용역사가 다 정하고 국토부는 허수하비네요"라고 맞대응하기도 했습니다.
논란이 지속되자 원 장관은 용역사의 대안 B/C 분석을 다른 전문가가 검증토록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대안 B/C 분석을 용역사가 아닌 전문가 검증단에 맡기자는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의 제안에 "좋은 제안"이라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원 장관은 정부의 새만금 개발 사업 재검토 결정에 대해선 "국토부가 재검토해 문제가 없으면 지체된 시간을 나중에 보상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결과를 속단하지는 말아달라"고 밝혔습니다.
국토위에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뿐 아니라 '국토부 전관'도 혁파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국토부 산하기관과 협회에 전관이 몇 명인지 파악하고 있느냐는 질의에 원 장관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이에 민주당 박상혁 의원이 '앞으로 국토부 직원은 산하기관, 협회, 공공기관에 못 간다는 것부터 선언할 용의가 있느냐'고 묻자, 원 장관은 "전관 혁파는 민간 업체에 취직해서 공공사업을 수주하고, 설계도 한 장 들여다보지 않으면서 기사 딸린 차로 골프장에서 사람 만나는 일만 하는 고리를 끊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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