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뇌졸중? 파킨슨병? 美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30초 간 ‘일시 마비’
미치 매코널(81)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30일(현지 시각) 지역구인 켄터키주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던 중 30초 간 답변을 하지 못하고 얼어붙어 논란이 되고 있다. 매코널 대표는 지난달 26일에도 연방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도중 19초 간 말을 하지 못하고 잠시 마비된 듯한 모습을 보였다. 불과 한 달여 만에 이런 일이 두 번이나 벌어지면서 그의 직무 수행 능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 문제가 워싱턴 정가에서 예민하게 다뤄지는 것은 2024년 미국 대선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이 높은 조 바이든(81) 대통령과 공화당 1위 경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77) 전 대통령도 모두 고령이기 때문이다. 공화당은 그동안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과 건강 문제를 집중 공격해 왔지만, 지난달 매코널 대표가 얼어붙는 증상을 보였을 때는 일제히 그의 직무 수행 능력을 의심하지 않는다며 그를 지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매코널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만을 물었다.
◊3월부터 낙상 3번, 7~8월엔 2차례 일시 마비
매코널 대표는 이날 노던켄터키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2026년 (상원의원) 재도전에 대한 생각을 말해달라’는 질문을 받고 “잘 안 들렸다. 무엇에 대한 생각을?”이라고 되물었다. 이에 기자가 질문을 되풀이했지만 답변을 하려다가 말고 입을 꽉 다물더니 연단을 잡고 정면을 바라본 채 10초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곁에 있던 보좌관이 “질문을 들으셨냐”고 물었을 때 작은 목소리로 “그렇다(yes)”라고 답했지만 이후에도 답변을 하거나 움직이지는 못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보좌관은 “죄송하지만 여러분 잠시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수행 경호원을 불렀고, 다행히 잠시 후 매코널은 경호원의 질문에 낮은 목소리로 뭔가 답하면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매코널 대표 측의 대변인은 그가 “기자회견 도중 잠시 머리가 어질어질하다고 느꼈고 안전 조치를 위해 다음 행사 전에 의사와 상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30초 간의 침묵이었지만 매코널의 건강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그는 지난 3월 워싱턴의 한 호텔에서 열린 선거자금 모금행사에서 넘어져 뇌진탕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 그 이후에도 매코널 대표실이 공개하지 않고 있다가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낙상 사고만 2번 더 있었다. 매코널 대표 측은 그가 이와 관련한 의사 검진을 받았는지, 어떤 소견을 들었는지 일체 밝히지 않고 있다.
◊미니 뇌졸중, 간질, 파킨슨? 엇갈리는 전문가 추정
논란 속에 미국 언론들은 어떤 건강 문제가 있을 때 매코널 대표처럼 말을 잇지 못하고 마비된 듯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지 전문가 의견을 들어 추측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기자회견 영상을 본 2명의 신경과 전문의가 “미니 뇌졸중(mini stroke·일과성 허혈발작)이나 부분 발작(partial seizure)일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니 뇌졸중 혹은 일과성 허혈발작은 얼굴이나 팔다리가 마비돼 움직일 수 없는 증상이 잠시 나타났다가 1시간 내에 사라지는 증상이다. 이런 증상이 반복되면 이후 허혈성 뇌졸중을 겪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의사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지난달 워싱턴포스트(WP)가 인터뷰했던 4명의 신경과 전문의는 직접 환자를 검사해 보지 않고서 진단을 할 수는 없다면서도 고온에 의한 탈수, 실신 전 증상, 부분 발작, 뇌졸중 등이 원인일 수 있다고 했다.
퀸슬랜드 뇌연구소 신경조절센터의 피터 실번 국장은 뉴스위크에 “이처럼 말을 멈추고 갑자기 허공을 응시하며 반응하지 못하는 식의 얼어붙는 증상은 간질의 복합 부분 발작, 일과성 허혈발작, 심리적 문제나 해리성 둔주(fugue states), 공황발작 등 여러 가지일 수 있다”고 했다.
보스턴의대 신경과의 패트릭 맥나마라 조교수는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심한 불안 외에 이처럼 얼어붙는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은 내가 알기로 파킨슨병 밖에 없다”면서 “항상 대중과 기자들 앞에 서는 매코널 대표가 불안을 느꼈을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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