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테크 투자 75%는 AI"…카카오벤처스가 찜한 AI 스타트업은?

남미래 기자 2023. 8. 31.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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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울 강남구 마루360에서 열린 '하반기 KV 브라운백 미팅'/사진제공=카카오벤처스

"카카오벤처스는 지난 10년간 초기 벤처캐피탈(VC) 중 가장 열심히 인공지능(AI) 분야에 투자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투자한 딥테크 기업 중 75%가 AI 기업입니다."

30일 서울 강남구 마루360에서 열린 '하반기 KV 브라운백 미팅'에서 신정호 카카오벤처스 심사역은 "카카오벤처스는 극초기 투자사로서기업들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후기 투자 매력도 높다고 판단하면 3~5회씩 후속투자에도 나서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KV 브라운백 미팅은 카카오벤처스 패밀리(포트폴리오사)와 미디어 간 교류를 위한 자리로, 이번 행사는 '새 시대를 여는 AI 패밀리'를 주제로 진행됐다. 이날 무대에 오른 AI 스타트업은 △엑소시스템즈아티피셜소사이어티뉴튠 등 3개사다.

이날 기업들의 발표에 앞서 신 심사역은 카카오벤처스의 AI 투자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신 심사역은 "카카오벤처스는 크게 △AI 네이티브 프로덕트 등장으로 인한 변화 △AI 보편화를 위한 비용 절감 △전문 영역의 버티컬 등 3가지 관점에서 투자한다"며 "AI 엔지니어, AI 프로덕트 전문가, 대학 랩실, 버티컬 전문가 등 다양한 기술 창업자와 교류하며 투자기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집에서 체온계 재듯 근골격계 모니터링…글로벌 제약사와 협업"
이후만 엑소시스템즈 대표/사진제공=카카오벤처스
첫 번째 발표로 나선 엑소시스템즈의 이후만 대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7년간 로봇공학을 연구하다가 2017년 창업했다. 엑소시스템즈는 AI를 기반으로 재활 운동을 돕는 근골격계 디지털 치료기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카카오벤처스와는 2017년 시드투자를 받으며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이후만 대표는 "그동안 근 기능성 평가는 환자 컨디션에 따라 일관적인 평가가 어려웠고 노동집약적인 평가 과정, 추적관리를 위한 모니터링이 불가능했다"며 "집에 체온계를 재듯이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엑소시스템즈의 핵심기술은 신경 근골격계의 기능을 평가하는 디지털 바이오마커(MFI) 분석 AI 솔루션이다. MFI는 다양한 주파수의 신경자극에 반응하는 신경근육계의 생체신호를 측정해 모터유닛의 특성을 분석하는 결과치를 말한다. 디지털 치료기를 피부에 부착하면 기기에서 보낸 신경자극에 반응한 중추신경계 신호를 파악해 환자의 근신경계 상태를 정량적으로 측정한다.

이 대표는 "재래식으로 이뤄졌던 신체기능평가 과정을 간단한 센서로 측정하기 때문에 평가 시간도 2~30분에서 3분정도로 단축시킬 수 있다"며 "집에서도 간단하게 근신경계 척도를 측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엑소시스템즈는 MFI 기술을 기반으로 △신경의료계 진단보조 혁신의료기술 △데이터 기반 디지털헬스 솔루션 △DTx(디지털 치료기기)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글로벌 제약사인 한국 로슈와 함께 MFI를 기반으로 척수성근위축증 환자 모니터링 임상연구 중"이라며 "신약 개발 비용이 많이 드는 제약사들이 디지털 바이오마커와 분산형 임상연구를 진행한다면 이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생성AI 활용해 문제 제작"…대치동 공략해 해외진출 노린다
김기영 아티피셜소사이어티 대표/사진제공=카카오벤처스
아티피셜소사이어티는 생성AI를 활용한 교육용 지문·문제 제작 솔루션 '젠큐'와 문해력 향상 솔루션 '레서'를 운영하고 있다. 2022년 카카오벤처스로부터 시드투자를 유치해 최근에는 네이버의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의 교육분야 핵심 파트너로 선정되기도 했다.

젠큐는 GPT를 활용해 수능 한국어·영어 지문과 문제를 7~8가지 유형으로 표준화했다. 김기영 아티피셜소사이어티 대표는 "문제 출제 방식의 핵심은 같아 다른 시험이더라도 거의 비슷하다"며 "현재는 수능을 중심으로 솔루션을 운영하고 있지만 공무원 시험, 공인중개사 시험, 토익 등 다른 시험에서도 문의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아티피셜소사이어티가 주력하는 고객은 서울 대치동에 있는 학원이다. 김기영 대표는 "직원 200명인 학원에서 50명 정도가 문제를 출제하는 인력으로, 굉장히 노동집약적인 시장"이라며 "대치동 학원의 사례를 레퍼런스로 활용한다면 전국 학원이 믿고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젠큐는 내년 말을 목표로 일본, 베트남 등 해외진출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미국, 캐나다, 홍콩 등 10여개국에서 테스트 중이다. 김 대표는 "국가마다 교육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일반적인 에듀테크 기업은 해외진출할 때 판관비가 많이 들어 스케일업에 한계가 있다"며 "어느 국가든 문제 출제 핵심은 비슷하기 때문에 젠큐는 국가간 교육 장벽을 넘어서는 데 비교적 유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리스너도 AI 통해 작곡…크리에이터·엔터사 공략할 것"
위형석 뉴튠 최고전략책임자(CSO)/사진제공=카카오벤처스
음악 AI 기술 스타트업 뉴튠은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출신 공학 박사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팀이다. 카카오벤처스는 2021년 뉴튠에 시드투자를 단행했다.

뉴튠은 리스너가 아티스트의 곡을 AI를 통해 재창작하는 플랫폼 '믹스오디오(Mix audio)'를 운영하고 있다. 믹스오디오는 리스너가 아티스트의 음악을 주도적으로 재구성해 자신만의 믹스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위해 아티스트와 함께 음악을 블록화한 형태로 제작하는 한편, 이 블록들을 직관적으로 조합할 수 있도록 AI를 활용한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를 구현했다.

리스너가 블록화한 형태로 제작된 음악을 자유롭게 조합하면 AI가 리스너 취향에 맞게 작곡해준다. 현재 넉살, 딥플로우 등 국내 아티스트 50여명들과 오리지널 음원을 제작했다.

위형석 뉴튠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최근 음악 소비문화는 음원차트 탑100 곡을 듣는 것에서 개인 취향에 맞는 음악을 자동으로 큐레이션해준 곡들을 듣는 것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이제는 리스너가 원하는 대로 2차 창작해 소비하는 문화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믹스오디오의 주력 대상은 크리에이터와 아티스트 팬덤이다. 위 CSO는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저작권 문제로 콘텐츠에 음악을 삽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크리에이터들이 주로 사용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대형 엔터사와도 협업해 아티스트 팬덤시장에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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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래 기자 futur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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