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유엔 대사 "북-러 무기거래 협상 중단해야…안보리 결의 위반"(종합)

한국·미국·일본·영국 4개국 공동성명…"러, 北전승절 행사 참석 부끄러운 일"
"러 '北무기' 구매, 핵확산 추구자들에게 잘못된 메시지 전달"

린다 토마스 미국 유엔 대사(오른쪽)와 황준국 한국 유엔 대사(가운데), 이시카네 기미히로 일본 유엔 대사(왼쪽).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워싱턴·서울=뉴스1) 김현 특파원 = 유엔 주재 한미일 3국 대사들은 30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북한과 러시아간 무기 거래 협상이 활발하게 진전되고 있다는 정보를 공개한 것과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협상 중단을 촉구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이날 유엔본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사용하기 위해 북한으로부터 상당한 양과 다양한 종류의 탄약을 (구매하는) 잠재적 거래를 협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전 정전협정 체결일인 이른바 북한의 전승절에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참여한 데 대해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핵무기 전달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추구해 온 북한의 기념식에 참가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쇼이구 장관의 짧은 방문이 단지 사진 촬영 그 이상이었다는 것을 공유할 수 있다"며 쇼이구 장관 방북 이후 이어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간 친서 교환, 러시아 고위급 당국자들의 후속 방북 등 양국간 무기 거래 협상 정황을 소개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북한과 러시아간 무기 거래 협상은 러시아를 포함한 모든 회원국들에 대해 북한으로부터 모든 형태의 무기 구매를 금지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가 발표한 공동 선언문에는 한미일 3국과 영국이 참여했다. 회견에는 황준국 유엔 대사와 일본의 이시카네 기미히로 대사도 함께 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러시아는 자신이 찬성한 안보리 결의를 포함해 안보리가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북한의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다수의 제재 결의를 위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판매할 경우 "러시아가 (북한의) 핵무기 추구를 방어해주고, 심지어 가능하게 해줄 것이라는 잘못된 메시지를 (핵무기) 확산 추구자들에게 보낼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북한이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러시아에 무기를 판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며 "우리는 북한이 러시아와의 무기 협상을 중단하고, 북한이 했던 공개적인 약속을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불법 전쟁을 추구하기 위해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움직임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면서 러시아가 이란으로부터 드론(무인기)을 조달해 우크라이나에 사용하는 등 또 다른 안보리 결의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유엔이 러시아의 모욕적인 안보리 결의 위반에 대해 조사 및 보고 의무를 수행하지 않는 것은 매우 실망스럽다"고 했다.

그는 또 러시아를 향해 "핵확산 시도 정권을 지원하면서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의 책임을 무시하는 러시아의 행동 패턴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미국은 북한과 러시아간 무기 거래에 관여하는 개인 및 단체들을 제재하는 등 직접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러시아가 잔인한 침략전쟁을 지원하고자 무기 및 장비를 획득하기 위해 불량 정권에 계속 의지하고 있다는 더 많은 정보를 접하면서 우리는 침묵할 수 없고,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 또는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전쟁을 지원하려고 준비하는 모든 국가로부터 군사장비를 획득하려는 러시아의 시도를 식별, 폭로 및 대응하기 위해 동맹 및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처하기 위한 협력도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면서 "이는 국제 평화와 안보와 관련한 긴급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