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도, 다이어도 원하지 않았던 최악의 결말...'뮌헨 역오퍼' 무의미
[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에릭 다이어가 바이에른 뮌헨이나 도르트문트로로 이적할 가능성은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다.
다이어가 갑작스럽게 독일 최고의 구단들과 연결된 건 29일(이하 한국시간)이었다. 뮌헨 소식에 능통한 독일 '스카이 스포츠'의 플로리안 플레텐버그 기자는 개인 SNS를 통해 "다이어가 지난 며칠 동안 연이어 뮌헨에 자신을 역오퍼했다. 다이어는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로 뛸 수 있어서 내부적으로 영입 가능성이 논의됐다. 뮌헨 보드진은 여전히 논의 중이다"고 보도했다.
도르트문트도 다이어 영입을 고려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의 카베 솔헤콜 기자는 "현재 독일에서 다이어에 관한 약간의 줄다리기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가 가진 모든 정보에 의하면 그는 토트넘에 남길 원한다는 것이다. 그는 다른 옵션을 찾고 있으며 독일에 아주 좋은 두 가지 옵션이 있다. 하나는 뮌헨에서 해리 케인과 함께 뛰는 것이다. 도르트문트도 그를 영입하기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이어는 잉글랜드 국적이지만, 포르투갈에서 축구를 시작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다이어는 스포르팅 리스본에서 성장해 1군 무대까지 데뷔하는데 성공했다. 잉글랜드 국적의 선수가 포르투갈 명문인 스포르팅에서 잠재력을 보여주자 프리미어리그(EPL) 구단이 관심을 가졌다. 토트넘은 500만 유로(약 72억 원)이라는 헐값에 다이어를 품는데 성공했다.
다이어는 곧바로 토트넘에서 중요한 선수가 됐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지도하에 EPL에서 정상급 미드필더로 발돋움하기 시작했다. 토트넘 커리어 초반에는 왕성한 활동량을 기반으로 중원에서 토트넘 수비진을 보호하는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았다.
크리스티안 에릭센, 델레 알리, 손흥민 같은 선수들이 앞에서 마음껏 공격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다이어는 이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했다. 한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마이클 캐릭의 후계자로 다이어 영입을 시도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2018-19시즌 부상으로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돌아온 뒤에 다이어의 경기력은 점차 하락하기 시작했다. 기동성이 저하되면서 더 이상 미드필더로 기용하기는 어려워졌다. 센터백도 겸할 수 있었던 다이어라 수비수로의 입지가 굳어졌다. 조세 무리뉴 감독이 온 뒤로는 완전히 센터백으로 자리를 잡았다.
다이어는 센터백으로서 빌드업 능력과 수비라인 통솔이 좋다는 장점도 있었지만 단점도 컸다. 신체능력 저하가 일찍 찾아오면서 수비력이 매우 부족했다. 스피드도 느려지면서 수비 범위가 굉장히 좁았다. 2021-22시즌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영입되면서 다이어의 단점을 가려줬지만 토트넘 수비가 흔들리기 시작하자 다이어는 단점이 매우 부각됐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다이어는 살아남을 수 없었다. 수비라인을 높이 끌어올리면 다이어의 단점은 더욱 팀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다이어를 주전으로 기용할 수 없다고 판단해 구단에 센터백 영입을 적극적으로 요청했다. 다이어 대신 주전으로 뛰기 시작한 선수가 이번에 영입된 미키 판 더 펜이다.
다이어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를 준 바르셀로나전마저 최악의 수비력으로 역전패의 원흉이 됐다. 그 뒤로 다이어는 토트넘 선수로서 뛰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명단 제외까지 당하는 굴욕을 맛보고 있는 와중이다.
원래 다이어는 주전 경쟁을 위해서 싸우려고 했다. 그는 프리시즌에 "난 토트넘에 있을 것이다. 난 29살이다. 앞으로 최고의 시절이 올 것이라고 진심으로 믿고 있다. 믿는 수준이 아니라 알고 있다. 내 좋은 친구인 얀 베르통언과 무사 뎀벨레는 30대 초반에 전성기를 보냈다"며 잔류 의사를 내비쳤다.
그러나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지난 3경기에서 자신을 교체 선수 명단에도 넣지 않자 이적을 모색한 것이다. 다이어는 내년에 개막할 유로 2024 출전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뮌헨에 자신을 역오퍼했다.
뮌헨은 잠시나마 다이어 영입을 고려했으나 우선순위를 전혀 아니었다. 플레텐버그 기자는 30일 개인 SNS를 통해 "뮌헨은 주앙 팔리냐를 새로운 타깃으로 정했다.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이 그를 원한다. 뮌헨은 풀럼-선수측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며 뮌헨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팔리냐 영입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다이어는 여전히 고려되고 있지만 투헬 감독의 첫 번째 선택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도르트문트도 마찬가지였다. 플레텐버그 기자는 "아르멜 벨라-코차프가 도르트문트와 구두 합의를 맺었다. 그는 이제 도르트문트 합류를 원한다. 아직 거래가 합의되지는 않았지만 도트트문트와 사우샘프턴은 세부 사항을 논의 중이다. 뮌헨은 트레보 찰로바 영입에 집중한다"고 보밝혔다.
벨라-코차프는 2022-23시즌을 앞두고 사우샘프턴으로 합류한 선수다. 사우샘프턴은 2부리그로 강등됐지만 벨라-코차프는 충분히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도르트문트는 다이어보다는 젊고 유망한 선수를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이어를 절실하게 원하는 구단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점점 토트넘 잔류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토트넘도 다이어 잔류를 원하지 않고 있다. 이번 여름이 선수 이적료를 받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 움직이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매우 어려워지고 있다.
다이어 방출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센터백 영입도 없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토트넘은 자펫 탕강가, 다빈손 산체스 매각 절차도 난항을 겪고 있어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원하는 영입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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