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노트] ‘9월 효과’ 올해는 다를까

권오은 기자 2023. 8. 3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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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권가에는 '9월 효과'라는 말이 있다.

S&P500 지수의 전월 대비 평균 등락률을 따져보면 9월에만 마이너스(-) 1.1% 이상의 내림세를 보였다는 데서 유래했다.

최근 10년간 코스피 지수는 9월에 전월보다 0.69% 하락했고, 코스닥 지수는 0.9% 내렸다.

증권사들의 9월 코스피 지수 예상 밴드는 ▲교보증권 2450~2700 ▲삼성증권 2450~2650 ▲신한투자증권 2400~2650 등으로 상승 여력보다 하방 압력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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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권가에는 ‘9월 효과’라는 말이 있다. S&P500 지수의 전월 대비 평균 등락률을 따져보면 9월에만 마이너스(-) 1.1% 이상의 내림세를 보였다는 데서 유래했다. 연말까지 이어지는 쇼핑 시즌을 앞두고 개인 투자자들이 현금 자산을 확보하기 위해 주식을 팔아서라거나, 기관 투자자들이 연말 전에 부실 포트폴리오를 정리해서라는 분석 등이 나온다.

한국 증시도 9월 효과가 있다. 최근 10년간 코스피 지수는 9월에 전월보다 0.69% 하락했고, 코스닥 지수는 0.9% 내렸다. 이렇게 보면 달력이 9월로 바뀌면 투자를 멈추거나 인버스 상품에 투자해야 할 것처럼 보이지만 대다수 경제학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다고 평가한다. 통계 기간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결과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지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말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최근 9월 효과가 다시 언급되는 배경은 ‘파월 쇼크’의 영향이 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해 8월 26일 열린 잭슨홀 미팅에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긴축을 이어가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파월 의장이 쏟아낸 8분 50초의 연설은 실제 기준금리 연속 인상으로 이어졌고, 미국 증시는 물론 한국 증시에도 불똥이 튀었다. 지난해 9월 코스피 지수는 전달보다 12.81% 하락했고,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는 16.56% 빠졌다.

파월 의장은 올해 잭슨홀 미팅에서도 긴축 완화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고점에서 하락한 것은 반가운 진전이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적절할 때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도 했다. 지난해와 같은 메시지를 던졌지만 시장에선 걱정보다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우세한 상황이다. 미국 경기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할 때마다 증시의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낙관할 때가 아니라고 본다. 증권사들의 9월 코스피 지수 예상 밴드는 ▲교보증권 2450~2700 ▲삼성증권 2450~2650 ▲신한투자증권 2400~2650 등으로 상승 여력보다 하방 압력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경기 침체 → 소비 감소 → 한국 수출 감소 → 한국 기업 실적 악화 →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증권사들은 또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 금리 인상이 이뤄지지 않아도 곧바로 긴축 완화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미국 기준금리가 5.25~5.50%로 22년 만에 가장 높은 상태여서다. 오는 11월과 12월에도 FOMC가 예정돼 있어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

9월 효과가 올해도 힘을 쓸지 장담할 수 없는 지금, 주식 시장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고 검증된 숫자를 다시 따져볼 필요도 있겠다. 주가는 결국 그 회사의 실적과 가치로 수렴된다는 사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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