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전쟁 위기의 산물…미-소 핫라인 '레드폰' 개설 60주년[딥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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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전인 1963년 8월30일, 미국 정부가 핫라인으로 소련정부에 보낸 첫 시험 메시지다.
당시 알렉세이 코시긴 소련 총리가 린든 존슨 미국 대통령에게 핫라인을 통해 소련은 중동에서 전면전을 일으킬 의사가 없으며 분쟁 중단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1979년 9월 미국이 쿠바에서 소련 전투여단을 발견하자 지미 카터 대통령은 러시아에 "소련이 계속 쿠바에 여단을 주둔시킬 경우 전략무기제한협상(SALT) 비준이 어려울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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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민첩한 갈색 여우는 나태한 개 위로 점프했다(THE QUICK BROWN FOX JUMPED OVER THE LAZY DOG'S BACK) 1234567890."
60년 전인 1963년 8월30일, 미국 정부가 핫라인으로 소련정부에 보낸 첫 시험 메시지다. 기존 팬그램(A부터 Z까지 모든 알파벳이 포함된 문장)에 아라비아숫자와 어퍼스트로피(’)를 더해 만든 문구였다.
핵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미·소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자 백악관과 크렘린궁은 위기 관리 방안에 공감해 직통 회선인 '레드폰(Red Telephone)'을 마련하기로 했다.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과 니키타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합의로 개설됐는데, 이들의 성 앞 글자를 따 'K-K 라인'으로도 불렸다.
당시 핫라인은 '레드폰'이라는 이름과는 달리 전파를 통해 문자나 부호를 주고받는 텔레그래프 방식으로 운용됐다. 직접적이고 반응이 빠른 구두 통신은 오히려 의미를 오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양국의 핫라인은 냉전과 중동전 시기에 위기 관리와 분쟁 해결에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핫라인이 개설 몇 달 뒤, 미국에서 보낸 첫 메시지는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 소식이었다. 소련에서는 1967년 6월 이집트와 이스라엘 간 벌어진 이른바 '6일 전쟁' 때 첫 메시지를 보냈다.
6일 전쟁으로 불리는 제3차 중동전쟁은 이집트·시리아·요르단 등 아랍국가와 이스라엘이 부딪힌 대규모 전쟁으로, 미국과 소련의 이해 관계도 얽혀 있었다.
당시 알렉세이 코시긴 소련 총리가 린든 존슨 미국 대통령에게 핫라인을 통해 소련은 중동에서 전면전을 일으킬 의사가 없으며 분쟁 중단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존슨 대통령도 이에 호응하면서 전쟁은 6일 만에 막을 내렸다.
다음 집권한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은 1971년 인도-파키스탄 전쟁 때 핫라인을 처음 사용했다. 닉슨 대통령과 국가안보보좌관인 헨리 키신저는 처음에는 외교 채널을 통해 소련에 인도를 제지하고 미국이 위기를 종식하도록 도울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레오니드 브레즈네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즉각 응답하지 않자, 닉슨 대통령은 핫라인을 활용해 자신의 주장을 재차 강조했다. 다음날 브레즈네프 서기장이 닉슨 대통령의 뜻에 공감한다는 답을 보내왔고, 인도와 파키스탄 간 적대 행위도 완화됐다.
양국 간 핫라인은 제4차 중동전쟁에도 활용됐다. 이집트와 시리아군은 6일 전쟁 6년 뒤인 1973년 10월6일 유대인들의 속죄일인 욤 키푸르에 기습 작전을 감행했다.
초반에 고전하던 이스라엘은 끈질긴 사투로 반격에 성공하면서 전세를 역전시켰다. 러시아는 핫라인으로 이집트와 시리아를 지원하기 위해 자체적인 병력 파견을 고려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전투를 중단하지 않으면 소련의 군사 행동을 취하겠다고 위협했다. 당시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힘들어하던 닉슨 대통령 대신 키신저를 비롯한 백악관 위기 관리팀이 핫라인에 응답을 보냈다. 이후 유엔, 미국, 소련의 중재로 휴전을 맞게 된다.
이처럼 확전을 막는 데 사용되던 핫라인은 경고 차원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1979년 9월 미국이 쿠바에서 소련 전투여단을 발견하자 지미 카터 대통령은 러시아에 "소련이 계속 쿠바에 여단을 주둔시킬 경우 전략무기제한협상(SALT) 비준이 어려울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또 같은 해 핫라인을 이용해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비난하는 메시지를, 이듬해에는 소련의 폴란드 침공을 저지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훗날 기술이 발전하면서 핫라인은 1986년 팩스 방식으로, 2008년 보안 회선을 통한 이메일 방식으로 바뀌었다. 지난 2016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미국 선거 개입 의혹에 항의하기 위해 핫라인을 사용하면서 여전히 양국 간 소통 창구 역할을 한다는 점이 확인됐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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