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랑 온코크로스 대표 "4가지 비즈니스 모델로 흑자 AI 신약개발사 될 것"

이재명 기자 2023. 8. 3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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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UP 리포트] 온코크로스
아산병원 종양내과 전임의 창업
국내 AI 신약개발 선두주자 평가
RNA로 질병 유전자 패턴 분석
신규 적응증 확대·병용 약물 도출
지난달 기술성평가 A·A 등급 통과
내년 상반기 코스닥 상장 추진
[서울경제]

“자체 신약개발부터 공동 연구, 분석 서비스는 물론 암의 최초 발병 부위 진단까지 탄탄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지속가능한 수익을 내는 인공지능(AI) 신약개발 기업이 되겠습니다.”

AI가 신약개발에 과거로 돌아갈 수 없는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고 있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실험 삼아 AI 신약개발 프로젝트를 실행한 초기를 지나 이제는 실제 신약 후보 물질을 상용화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AI 신약개발 기술이 잠재력을 넘어 효율성과 약효를 검증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평가다. AI 신약개발 업체들도 제약사에 후보물질을 제공하는 협력사를 넘어 최근에는 자력으로 생존이 가능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한 기업으로 진화 중이다.

온코크르스는 기술력과 비즈니스 모델 등 모든 측면에서 국내 AI 신약개발 분야의 선두주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전임의였던 김이랑 대표는 2015년 온코크로스를 창업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대학원 박사 과정에서 연구했던 전사체 데이터를 AI에 활용하면서 신약개발에 뛰어들었다. 세포 속 리보핵산(RNA)의 총합인 전사체가 어떤 패턴으로 발현하는지를 분석해 질병의 원인과 함께 치료가능한 유전자 발현을 이끌어 내는 후보물질을 찾을 수 있다. 특히 기존 후보물질을 이 같은 과정으로 분석하면 우연히 정해진 적응증보다 더 높은 치료 효과를 낼 수 있는 후보물질도 발굴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세포에 병이 생기면 유전자에 특징적인 발현 패턴이 발견된다”며 “특정 질병 치료를 위해서 어떤 유전자 변화에 가중치를 둬야할지 AI를 통해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전사체 정보와 약물의 구조 정보를 활용한 AI 모델로 어떤 기전이 나왔는지 확인한 뒤 실제 실험으로 증명할 수 있어 AI의 최대 약점인 ‘블랙박스’를 해결했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허가 당국과 고객사를 설득할 수 있는 AI의 고도화 단계”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기술력 덕분에 온코크로스는 지난달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를 A·A 등급으로 통과했다. 특례상장이 강화된 후 파이프라인 임상 현황이나 기술이전 실적이 아닌 AI 기술력으로만 기업공개(IPO) 문턱을 넘은 첫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온코크로스는 랩터 AI(RAPTOR AI), 온코 랩터 AI(ONCO RAPTOR AI), 온코파인드 AI(ONCOfind AI) 등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AI 신약개발사라고 하면 대부분 단백질 구조 디자인을 AI로 하는 플랫폼인데 온코크로스는 약물이 어디에 쓰이면 좋을지 분석하는 차별화된 영역을 구축했다. 지난 7월 엔비디아에서 600만 달러(640억 원)를 투자 유치한 나스닥 상장사 리커전 파마슈티컬스와 비슷한 분야다. 영국 제약·바이오 전문투자 리서치 기업 DPI는 이 분야 대표 AI 기업으로 리커전과 온코크로스를 선정했다.

랩터 AI는 신규 적응증 발굴, 특정 적응증의 후보물질 도출, 병용 투여 약물 도출에 주로 활용된다. 온코 랩터 AI는 항암에 특화해 항암 후보물질에 최적의 암 적응증을 찾고 동반 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도 선정해 준다. 온코파인드 AI는 원발부위불명암(CUP) 즉, 암이 전이되기 전에 처음 암세포가 생성된 장기 부위를 찾아주는 진단 플랫폼이다.

온코크로스는 AI 플랫폼을 활용해 4가지 비즈니스 모델을 확보했다. 온코파인드 AI를 활용한 원발부위 진단은 오는 2025년까지 식약처에서 의료기기 허가를 받겠다는 목표다. 현재 강북삼성병원, 국립암센터와 임상시험 중인데 제대로 된 표적치료를 하지 못하는 암환자에게 빠르고 정확한 진단 결과를 제공해 생존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암 환자에게는 하루하루가 소중한데 현재는 연간 1만 명 정도가 원발부위를 제때 찾지 못하고 있다”며 “정확도를 높이고 진단 결과를 빠르게 전하는 국내 최초의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온코크로스는 신약개발에서도 자체 신약개발, 공동 연구, 후보물질 분석 서비스 등 비즈니스 모델을 운영 중이다. 자체 신약인 근감소증 치료제(OC514)는 글로벌 1상을 완료했고 미국을 포함한 2상을 준비 중이다. 심장병치료제도 조만간 국내 임상 진입 예정이다.

특히 국내외 제약사와의 공동 연구가 가장 활발하다. Cyclica(캐나다), 4P-Pharma(프랑스), AlphaMol Science(스위스), 대웅제약(069620), 동화약품(000020), JW중외제약(001060), 보령(003850) 등에서 전신성피부경화증 등 8건의 협업을 통해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신규 적응증을 확장해 공동 연구에 돌입했다.

온코크로스는 내년 상반기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10월 중 프리 IPO도 진행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캐나다, 프랑스, 스위스 등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이 늘면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해외에서도 성과가 날 것”이라며 “특히 난치성 희귀질환처럼 제대로 된 약이 없는 질환에 가능성 있는 타깃을 알려주는 긍정적인 결과물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nowlight@sedaily.com사진=이호재 기자 s02079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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