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무게 1년 만에 25㎏ 빠졌어요"… 비만치료제로 변신한 당뇨약
[편집자주]비만 신약이 제약사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거듭나고 있다. 당뇨치료제로 개발됐다가 비만치료제로서 그 쓰임새가 넓어지고 있다. 2020년 전 세계 인구의 7명 중 1명이던 비만 환자는 2035년이면 4명 중 1명에 이를 전망이다. 비만 환자가 급증한 데다 비만을 질병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어져 비만치료제 수요는 늘어날 전망이다.
①5명 중 2명… 뚱보로 살아가는 길
②"몸무게 1년 만에 25㎏ 빠졌어요"… 비만치료제로 변신한 당뇨약
③한국형 비만치료제, 치고 나가는 한미약품
세계적으로 비만 인구가 급증하면서 비만치료제가 주목받고 있다. 이 중 최근 GLP-1(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 계열의 비만약을 향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GLP-1은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되도록 돕는 호르몬이다. 혈당을 높이는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해 혈당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낸다. 먼저 당뇨치료제로 개발이 진행됐는데 뇌 포만중추를 자극해 식욕을 억제하고 칼로리 소비를 유발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약물 농도를 높여 비만치료제로 활발히 개발 중이다. GLP-1의 체내 반감기는 1~2분에 불과해 반감기를 늘린 GLP-1 유사체를 기반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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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노디스크는 현재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을 휘어잡았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2년 3조9000억원에서 2023년 8조1120억원으로 1년 새 10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보노디스크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5월 84%에서 지난 5월 92%로 더 커졌다. 노보노디스크는 올 상반기 비만치료제로 전년 동기보다 157% 증가한 매출 3조5000억원을 올렸는데 이는 상반기 전체 매출 성장률(37%)을 크게 웃돌았다.
삭센다는 2014년 말, 위고비는 2021년 6월 각각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비만약으로 품목허가를 받았다. 위고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와 모델 겸 영화배우 킴 카다시안 등이 사용해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치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FDA가 지난 4월 위고비를 공급 부족 의약품으로 지정했을 정도다.
위고비의 올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50% 증가한 11억달러(1조5000억원)로 집계됐다. 노보노디스크는 올해 연간 위고비 매출이 42억달러(5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위고비는 매일 1회 주사해야 하는 삭센다와 달리 주 1회 주사로 투약의 편의성을 높였다. 효능도 뛰어나다. 삭센다를 투여하면 체중의 5~10%를 줄여주는데 위고비는 이보다 2배 높은 15~20%가량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인다.
일라이릴리는 마운자로를 앞세워 노보 노디스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해 5월 FDA로부터 당뇨치료제로 품목허가를 받았는데 오프라벨(허가 외 의약품) 방식으로 비만 환자에 처방 중이다. 일라이릴리는 오는 10월 비만치료에 대한 글로벌 임상 3상 시험 결과를 발표한 뒤 FDA에 정식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마운자로는 GLP-1과 혈당과 체중을 줄이는 기능을 하는 호르몬 GIP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작용하는 기전을 갖는다. 임상에서 투여 17개월만에 체중의 22.5%(약 23㎏) 감량 효과가 나타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존 삭센다나 위고비의 효능을 뛰어넘는 감량 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비만치료제의 '게임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일라이릴리는 마운자로 출시 1년여 만에 올 2분기 9억8000만달러(1조3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수치다.
일라이릴리는 마운자로 이외에 비만치료제 레타트루티드를 후속제품으로 준비 중이다. 지난 10일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을 통해 공개한 레타트루티드 데이터를 살펴보면 투여 1년 만에 체중의 24.2%(약 26㎏) 감량 효과가 나타나 마운자로보다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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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노디스크는 지난 8일 체질량지수(BMI)가 27 이상인 성인 1만7604명에 위고비를 투여한 시험에서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20% 줄여준다는 연구결과를 확보했다. 연내 국제학회를 통해 세부 결과를 발표하고 미국과 유럽 보건당국에 적응증 확장을 위한 변경허가를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제약사는 GLP-1을 아직 정복하지 못한 NASH 치료제 분야에도 활용을 시도하고 있다. NASH는 화이자도 백기를 둔 분야다. 화이자는 지난해 7월 임상 1상 시험을 마친 GLP-1 기반의 NASH 신약 후보물질의 개발 중단을 선언했다.
당뇨·비만 환자의 NASH 발병률이 높아 당뇨약과 비만약으로 성공을 거둔 GLP-1 계열의 치료제가 NASH 치료제의 신기원을 열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NASH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9년 272억달러(36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 제약사 아케로테라퓨틱스는 자사 신약 후보물질 에프룩시페르민과 노보노디스크의 GLP-1 계열 당뇨치료제 오젬픽을 병용하는 방식으로 NASH 치료제 개발에 도전 중이다. 지난 6월 임상 2b상 시험 톱라인 결과를 발표했는데 간 지방을 65%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내 임상 3상 시험 진입이 목표다.
GLP-1은 치매, 파킨슨병 등의 신경퇴행성 질환 치료제 개발에도 활용되고 있다. 뇌 조직에 염증이 발생해 단백질 아밀로이드베타가 축적됨으로써 치매가 발생한다는 게 학계의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만큼 GLP-1의 염증을 줄이는 작용이 치매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노보노디스크는 2021년부터 GLP-1을 초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미국 바이오텍 뉴럴리, 덴마크 제약사 카리야 등 중소 제약바이오기업들은 GLP-1을 기반으로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최영찬 기자 0chan11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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