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수요 높은 중대형 세컨더리…"PE펀드 확대 필요"

김연지 2023. 8. 31. 06:3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불경기 속 PEF발 중대형 세컨더리 펀드 역할 '주목'
세컨더리 거래 회수 비중, 글로벌 30%·국내 11%
"소형 외 중대형 세컨더리 펀드 필요성 두드러져"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지금과 같은 불경기에는 ‘선수끼리의 거래’만큼 매력적인 투자 전략이 없다.”

중대형 세컨더리 거래(Secondary Deal)에 주목하는 국내외 사모펀드(PEF)운용사가 늘어나는 와중에 국내 한 자본시장 관계자가 한 말이다. 세컨더리 거래는 기존 투자자가 보유한 특정 기업 등의 투자 지분을 다른 투자자가 인수하는 투자 전략을 일컫는다. 쉽게 말해 선수끼리의 거래라고 볼 수 있다. 기존 투자자는 원하는 시기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한편 후속 투자자는 검증된 회사 지분에 투자하며 리스크를 줄이는 장점이 있다.

(사진=픽사베이)
늘어나는 중대형 세컨더리…“폭발 성장할 것”

경기 불확실성이 나날이 확대되는 가운데 세계적으로 세컨더리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고금리 환경으로 회수 시장이 얼어붙자 중대형 세컨더리 거래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운용사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세컨더리 거래를 통한 회수 비중 전체 회수 비중의 11% 수준에 머물러있는 국내 운용사들이 글로벌 평균(30%)에 다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는 배경이다.

이러한 운용사 간 손 바뀜 거래는 국내 PEF에 있어 아주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지난 2016년부터 최근까지 이뤄진 주요 세컨더리 거래는 총 22건으로, 관련 거래 수는 코로나19 시기에 주춤했다가 지난해 말부터 다시 증가하고 있다.

최근 이뤄진 대표적인 세컨더리 거래는 UCK파트너스의 메디트 매각(MBK파트너스),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의 넥스플렉스 매각(MBK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의 에어퍼스트 매각(블랙록), 티그리스인베스트먼트의 웰랑 매각(웰투시인베스트먼트) 등이 꼽힌다. 해당 시기 이뤄진 대부분의 거래는 ‘고금리 환경 속 일반 기업이 투자할 만한 사이즈는 아니다’라는 평가를 받는다. 사실상 자본시장 선수가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주인공으로 부상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현재도 운용사들이 눈독을 들이는 잠재적 거래는 수두룩한 상황이다.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는 지난 7월 경남 강소기업인 KDA 매각에 돌입했고, 화이트웨일그룹자산운용도 폐기물 처리업체 세명테크를, KC그린홀딩스-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 등이 산업 폐기물 처리업체 KC환경서비스 매각에 나섰다. 이들 매물의 밸류에이션은 수천억원대로, 국내외 운용사들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늘어나는 중대형 딜…공급 뒷받침되어야”

자본시장에선 PEF발 세컨더리 거래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중대형 세컨더리 펀드 조성을 비롯한 ‘공급’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간 세컨더리 시장은 벤처캐피털(VC)이 주도해온 만큼, 소형 딜이 주를 이뤘으나 이제는 PEF 운용사가 수행하는 중대형 딜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 PE들의 세컨더리 거래 회수 비중은 전체 회수 비중의 30%에 달한다”며 “VC발 세컨더리 펀드 머릿수가 많은 우리나라의 경우 해당 비중은 11%에 머물러 있는데, 지금과 같이 세컨더리 수요가 높은 시기에는 관련 펀드를 조성해 공급을 맞춰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우리나라에서 매년 신규 조성되는 펀드 자금은 PE펀드가 24조원 수준으로 약 11조원에 달하는 VC 펀드 대비 두 배에 이른다. 하지만 세컨더리 펀드만 놓고 보면 PE펀드가 VC펀드의 3분의 1수준으로 크게 뒤처진다.

자본시장에선 그간 국내 기관들이 소형 세컨더리 시장에 무게를 뒀다면, 이제부터는 중대형 세컨더리 시장에도 관심을 가져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해외에서는 세컨더리 펀드가 타 전략 대비 차별화된 투자 성과를 실현한다고 보고 관련 투자를 늘리는 실정이다. 지금과 같은 불경기 속에서는 기업 주식 투자 목적의 프라이머리 펀드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IRR ▲낮은 수익 변동성 ▲빠른 회수기간 ▲낮은 손실발생률을 보이며 양호한 리스크-리턴 프로필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해외처럼 중대형 세컨더리 펀드가 활성화될 경우 벤처기업부터 중소·중견 기업까지 광범위한 투자가 가능할 것”이라며 “세컨더리 시장 내에서도 절대적인 시장 규모가 큰 중대형 세컨더리 영역에서의 모험자본 회수 시장 활성화는 국내 전체 모험자본 시장 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선순환 구조 구축에 기여하는 바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지 (ginsburg@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