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 중 2명… 뚱보로 살아가는 길

최영찬 기자 2023. 8. 31.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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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해마다 5800조원 삼키는 비만… 주목받는 치료제]①만성질환 유발하는 비만… "비만약 복용, 식이요법·운동 병행해야"

[편집자주]비만 신약이 제약사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거듭나고 있다. 당뇨치료제로 개발됐다가 비만치료제로서 그 쓰임새가 넓어지고 있다. 2020년 전 세계 인구의 7명 중 1명이던 비만 환자는 2035년이면 4명 중 1명에 이를 전망이다. 비만 환자가 급증한 데다 비만을 질병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어져 비만치료제 수요는 늘어날 전망이다.

혼밥과 배달음식 증가 등 식습관의 변화로 비만인구가 늘고 있다. 비만은 개인이 살찌는 것에 더해 생산성 저하 등의 사회문제로 연결될 수 있는데 2035년까지 비만으로 인해 매년 세계 GDP의 약 3%인 4조3200억달러(5801조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인포그래픽은 대한비만학회가 정한 체질량지수(BMI)에 따른 비만 진단 표. /그래픽=강지호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5명 중 2명… 뚱보로 살아가는 길
②"몸무게 1년 만에 25㎏ 빠졌어요"… 비만치료제로 변신한 당뇨약
③한국형 비만치료제, 치고 나가는 한미약품

#. 서울 강남구에 사는 30대 남성 A씨는 2개월째 글로벌 제약사의 비만약을 복용 중이다. 식이요법과 운동만으로는 체지방을 줄이기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2개월만에 A씨의 체중은 103㎏에서 98㎏, 체지방량은 37.7㎏에서 33.6㎏으로 줄었다. A씨는 비만약 복용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비만 인구가 늘어난다


대한비만학회에 따르면 국내 비만(체질량지수 25㎏/㎡ 이상) 유병률은 2012년 30.2%에서 2021년 38.4%로 높아졌다. 특히 2021년 남성의 비만 유병률은 49.2%로 2명 중 1명꼴로 비만인 셈이다. 세계비만재단이 지난 3월 발표한 보고서 '세계 비만 아틀라스 2023'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인구의 7명 중 1명이 비만으로 추정되는데 2035년 전 세계 인구의 4명 중 1명이 비만이 되고 절반 이상이 과체중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허양임 대한비만학회 언론홍보이사(차의과대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혼밥과 배달음식 등 식문화가 변화하면서 비만인구가 급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허 이사는 "지방과 당분이 많은 식품 섭취가 증가해 섭취하는 에너지와 소비하는 에너지 사이의 불균형이 비만의 근본 원인이다"며 "교통수단의 발달과 도시화,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도구 발달 등으로 신체활동이 감소하는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만은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심·뇌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의 주된 위험요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유행) 기간 과체중 인구가 많은 국가의 사망률이 더 높다는 분석도 있다. 나아가 비만 진단을 받은 후 정신질환에 걸릴 확률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대한비만학회는 비만의 기본적인 치료방법으로 식사치료와 운동치료, 행동치료를 권고한다. 약물치료는 이들과 함께 병행하는 치료방법으로 권고되는데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인 환자가 비약물치료로 체중 감량에 실패한 경우 고려된다. 허 이사는 "약제의 유지 용량 투여 초기 3개월 동안 5% 이상 체중 감량이 없다면 다른 약물로 변경하거나 약물치료를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개인만의 문제 아닌 비만, 사회·경제적 손실 커


비만은 더이상 개인의 문제만은 아니게 됐다. 비만으로 인해 발생한 만성질환 등을 치료하는 직접적인 의료비용과 비만으로 인한 직원의 결근, 직장에서의 생산성 저하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여기에 보험산업에서의 장애 보험 지급 증가. 조기 퇴직 및 조기 사망에 의한 손실 등과 같은 문제를 유발할 수도 있다.

비만은 정신장애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특히 니코틴 중독, 우울증 발병률을 높였다. 미하일 로이트너 오스트리아 빈 대학교 내과 교수가 1997~2014년 진행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비만 환자에서 니코틴 중독이 발생할 확률은 12.56%로 비만이 아닌 사람(3.73%)의 3배를 웃돌았다. 비만 환자의 우울증 발병률은 일반인(4.01%)의 2배가 넘는 10.01%였다.

김혜란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2035년까지 비만으로 인해 매년 세계 GDP의 약 3%인 4조3200억달러(5801조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경제가 위축된 수준과 비슷한 규모다.

최근 10년간 남성과 여성의 국내 비만 유병률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래픽=강지호 기자


몸무게·키만 근거하는 BMI, 비만 기준 적정한가


BMI는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눠서 구한다. 대한비만학회 비만 진료지침에 따르면 BMI가 23~24.9이면 비만 전 단계(과체중), 25~29.9이면 1단계 비만, 30~34.9이면 2단계 비만, 35 이상이면 3단계 비만(고도비만)으로 분류된다.

허 이사는 BMI는 체지방량과 상관관계가 높아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체중과 키만으로 비만 여부를 결정하기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령 보디빌더처럼 근육량이 많은 사람은 체지방이 많지 않지만 비만으로 진단될 수 있고 체중보다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마른 비만을 판단하기 어렵다.

이에 BMI의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해 다른 지표를 비만의 판단 근거로 삼으려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허 이사는 BMI를 보완할 방안으로 허리둘레와 생체전기저항분석을 이용한 체지방률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허리둘레는 복부비만을 진단하기 위한 근거로 활용되는데 국내서는 성인남성은 90㎝, 성인여성은 85㎝를 넘으면 복부비만으로 진단한다.

체내 지방과 근육은 전기 흐름이 다르다는 점에 착안해 비만 치료 전후로 생체전기저항분석을 통한 체지방률을 계산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 내분비학회에서는 남성은 25% 이상, 여성은 35% 이상의 체지방률을 가지는 경우 비만을 고려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검사 2일 전 음주, 검사 1주일 전 이뇨제를 복용했거나 여성의 생리주기에 따라 체내 수분량이 달라질 수 있어 검사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는 문제점이 있다. 허 이사는 "체지방률의 분별점에 대한 근거가 아직 부족해 동반진환을 고려해 BMI와 허리둘레를 이용해 비만을 진단하는 것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영찬 기자 0chan11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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