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리그테이블]①삼성, 반도체 주춤하자 '휘청'

백유진 2023. 8. 3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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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삼성 비금융 10개 계열사 실적 분석
반도체 '어닝쇼크'로 그룹전체 타격 속
삼성물산·삼성SDI·삼성엔지, 실적 호조
/그래픽=비즈워치
한국 산업계를 강타한 글로벌 경제 위기는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지속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강한 한파 속에서도 꿋꿋히 버티며 다가올 봄을 기다리고 있다. 비즈워치는 삼성·SK·현대자동차·LG·한화 등 5개 그룹 기업군을 선정, 올해 상반기 성적표를 심층 분석했다. [편집자]

'맏형'이 흔들리자 그룹 전체가 휘청했다. 올 상반기 삼성전자가 역대급 혹한기를 맞으며 그룹 전체 실적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정적 수주를 바탕으로 한 삼성엔지니어링과 전기차 흥행을 등에 업은 삼성SDI 등이 선전했지만 그룹 전체 실적을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맏형 부진속 삼성물산·삼성SDI 힘냈다

30일 비즈워치가 집계한 삼성물산·삼성전자·삼성SDI·삼성엔지니어링·삼성SDS·삼성전기·제일기획·에스원·호텔신라·삼성중공업(이상 영업이익순) 등 삼성 비금융 주요 10개 계열사의 올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5조2981억원이었다. 작년 상반기(31조6744억원)와 비교했을 때 6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그래픽=비즈워치

그룹 내 실적을 책임졌던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무너진 영향이 컸다. 삼성물산을 비롯해 삼성SDI·삼성엔지니어링·에스원·호텔신라·삼성중공업 등 6개 계열사의 수익이 늘었지만 그룹 내 비중이 큰 삼성전자의 하락 폭을 방어하지는 못했다.

삼성전자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1조308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28조2185억원) 대비 95.4% 감소했다. 1분기와 2분기 모두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6402억원으로 지난 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에 1조원 이하의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어 2분기도 668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2개 분기 연속으로 1조원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는 반도체 사업이 역대급 불황에 직면한 탓이다.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 솔루션) 사업부문의 1분기 영업손실은 4조5800억원, 2분기는 4조3600억원에 달했다. 2개 분기 동안 반도체 사업에서 낸 적자만 8조9400억원이다.

/그래픽=비즈워치

삼성전자가 그룹 전체에서 차지하는 영업이익 비중도 작년 상반기 89.1%에서 올 상반기 24.7%까지 줄었다. 영업이익률 역시 올 상반기 1.1%를 기록하며 그룹 내 최상위에서 꼴찌로 떨어졌다. 작년 상반기 18.2%의 영업이익률로 그룹의 수익성을 책임졌던 것과는 상반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그룹 내 영업이익 순위에서 삼성물산에 선두를 내줬다. 삼성물산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1조4128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증가해 그룹 내 최대 수익을 냈다. 다만 매출에서는 여전히 삼성전자의 비중이 높았다. 삼성전자의 올 상반기 매출은 123조7509억원으로 전년 대비 20.2% 감소했지만 여전히 그룹 내 68.6% 비중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삼성물산은 11.9% 증가한 20조8247억원을 시현했다.

삼성중공업 '미운오리서 백조로'·삼성엔지 '영업이익률 1등' 

그룹 내 가장 성장세가 돋보인 곳은 삼성중공업이었다. 작년 상반기 350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삼성중공업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 785억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 1분기 22개 분기 만에 흑자를 이뤄낸 후, 2분기까지 흑자를 기록하며 실적 개선을 이어갔다. 상반기 매출도 5조3193억원으로 작년 대비 14.2% 증가했고, 영업이익률도 14.3%p 높아진 2.2%로 올라섰다.

삼성엔지니어링은 그룹 영업이익률 1위로 올라섰다. 올 상반기 삼성엔지니어링의 영업이익률은 10.7%로 그룹 내 유일한 10%대 영업이익률을 시현했다. 327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작년 상반기와 비교해 73.8% 증가한 569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덕이다.

/그래픽=비즈워치

전자 관련 부품 계열사인 삼성전기와 삼성SDI는 희비가 갈렸다. 삼성전기는 올 상반기 전 세계적 IT(정보기술) 수요 감소 영향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삼성전기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작년 상반기보다 26.3% 감소한 3450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4조2423억원으로 16.4% 감소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15.2%에서 8.1%로 7.1%p(포인트) 줄었다. 

이에 비해 삼성SDI는 1·2분기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삼성SDI의 올 상반기 매출은 11조1954억원으로 전년 대비 27.4% 증가했다. 그룹 내 가장 높은 매출 성장률이다. 4개 분기 연속으로 5조원 이상 매출을 시현한 덕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9% 늘어난 8256억원을 기록했다. 

/그래픽=비즈워치

보안 기업 에스원과 호텔신라도 올 상반기 성장세를 이어갔다. 에스원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1171억원으로 전년 대비 5.5% 증가했고, 호텔신라는 작년 상반기(584억원)보다 두 배가량 증가한 101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같은 기간 호텔신라의 경우 28.4% 감소한 1조6191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외형 성장에는 실패했다.

IT 서비스 계열사인 삼성SDS는 물류 분야 실적 저조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삼성SDS의 상반기 매출은 6조6917억원, 영업이익은 400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3.8%, 26.3% 감소했다. 광고 계열사 제일기획도 광고 경기 침체 여파로 작년 상반기보다 5.7% 감소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백유진 (by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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