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산단 대체녹지 발암물질 기준치 초과…시-시행사 책임 놓고 갈등

시 "법적 절차대로" vs 시행사 "일방적 책임 전가"

전남 여수시 주삼동에 위치한 국가산단 대체녹지 조성지 1구간. 뉴스1 DB

(여수=뉴스1) 김동수 기자 =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 대체녹지 조성지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발암물질(비소·불소)이 다량 검출된 가운데 여수시와 시행사들 간 책임 소재를 놓고 갈등이 커지고 있다.

31일 여수시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집중호우로 주삼동 중방천 상류에서 적갈색 물이 발견됐다. 적갈색 물은 이미 조성된 국가산단대체녹지대 1구간에 유입됐다.

시는 전문기관에 대체녹지대의 토양 8개소와 수질 5개소에 대해 오염도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 결과 발암물질인 비소와 불소가 기준치(비소 25㎎, 불소 400㎎)를 훌쩍 뛰어넘는 리터당 108.99㎎과 1105㎎이 검출됐다.

여수시는 호우로 땅에 묻혀있던 오염물질이 누출돼 자연적으로 국가산단 대체녹지대 1구간에 유입된 것으로 파악했다.

시는 토양환경보전법에 따라 대체녹지를 조성한 6개 시행사에 대해 토양오염 원인 분석과 토양정밀 조사를 진행토록 조치할 계획이다. 조사 후 토양정화도 요구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를 두고 국가산단 대체녹지대를 조성한 6개 시행사(롯데케미칼, 여천NCC, DL케미칼, 한화솔루션, 그린생명화학, GS칼텍스)가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관련법에 따라 토양환경 연구기관인 그린환경연구원에 의뢰해 2015년 1월과 6월 두차례 환경영향평가를 위한 주변 토양 오염도 조사를 실시했다.

당시 비소와 불소, 납, 카드뮴, 아연, 수은 등 21개 항목 모두 기준치를 밑돌거나 불검출됐다.

시행사들은 이를 토대로 각각 2017년부터 녹지해제 임야 평탄화 작업을 실시했고 해당 임야에서 토사 반출이 시작됐다.

여수산단 대체녹지대 1구간은 2019년 3월 착공에 들어가 2020년 12월 준공을 마쳤다. 이듬해 3월 여수시로 시설물인계가 이뤄진 뒤 2022년 2월 토지소유권 이전과 함께 시에 기부채납이 완료됐다.

시행사 한 관계자는 "당시 시에서 요구한대로 관련법을 모두 준수하면서 기부채납까지 완료했다"며 "시로 소유권이 넘어간 지 한참됐는데 이제와서 일방적으로 책임을 전가하면 되겠냐"고 말했다.

이어 "해당 대체녹지에 대해 기부채납 이후 사전 조사나 사후 평가를 했는지도 의문이다"며 "오히려 책임은 관리 감독권이 있는 여수시가 해야되는 것 아니냐"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 여수시 관계자는 "대체녹지조성사업은 국가산단에서 발생하는 대기 오염물질을 차단하기 위한 사업으로 토양오염물질이 우려 기준치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며 "관련법에 따라 시행사 측에 정밀조사 등 원인 분석과 시정조치를 취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kd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