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영토를 넓혀라” 4대 은행, 상반기 해외법인 순이익 45%↑
상업은행 출범 및 MOU 등 해외 사업 속도
은행권 비이자이익, 1년 새 122.1% 급증
국내 은행이 비이자이익을 늘리기 위해 해외 사업을 강화하고 해외법인 수익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은행의 성장은 예대마진(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 등을 통한 이자 이익을 넘어 비이자이익 확보에 달렸다. 이 때문에 은행권의 글로벌 시장 진출 강화가 중점 과제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이 올해 상반기 해외법인에서 거둬들인 순이익은 5920억원으로 전년 동기(4082억원) 대비 45.02% 증가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해외에서 가장 많은 이익을 낸 곳은 신한은행으로 올해 상반기 26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1928억원) 대비 34.85% 증가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순이익 증가세가 전년 대비 가장 컸다. KB국민은행의 해외법인 상반기 순이익은 11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6.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9.86% 증가한 1420억원, 하나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77.6% 증가한 77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최근 은행은 해외 수익을 높이기 위해 여러 사업에 나서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2일 인도 최대 은행인 스테이트뱅크오비인디아와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두 은행은 해외 금융 시장 공동 투자, 양사 진출 해외 영업점 상호 지원·손님 우대, IB·무역금융 협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략적으로 협업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6일 캄보디아 상무부로부터 통합 상업은행 ‘KB프라삭은행’ 출범에 대한 최종 승인을 받았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달 16일 캄보디아 중앙은행으로부터 프라삭과 KB캄보디아은행의 합병을 위한 통합 상업은행 출범 인허가를 취득했다. 지난해 초 캄보디아 금융 당국에 인가 신청서를 내고 1년여 만에 획득한 라이선스다.
우리은행은 지난 6일 한국계 스타트업과 미국 부동산 투자 서비스를 시작했다. 미국 부동산 투자 플랫폼 기업 빌드블록은 우리금융그룹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디노랩을 통해 지원하는 업체다. 우리은행은 해외 부동산 투자를 원하는 고객에게 빌드블록과 연결해 주거나 부동산 취득 대금 송금, 신고 수리 등 복잡한 외국환 업무도 지원한다.
은행이 해외 수익 강화에 나선 것은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해서다. 비이자이익은 은행이 예대금리차를 제외하고 펀드·보험 등 판매로 거둔 수수료나 유가증권·외환·파생에 대한 투자수익, 해외 진출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 등을 의미한다. 은행권의 해외 진출은 사업 시장을 넓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는 만큼 은행권의 비이자이익 확대에 기여하는 부분이 크다.
이와 관련해 박창옥 은행연합회 상무이사는 지난 29일 은행이슈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시중은행의 수익성이 낮은 이유는 이자수익이 85%, 비이자수익이 15%를 차지하며 비이자수익이 낮기 때문이다”라며 “자산관리 서비스나 해외 진출을 통해 비이자이익을 늘려 은행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진출의 경우 지난 2015년도에는 6400억원 정도 순이이익을 기록했는데 지난 2021년에는 1조2000억원 정도로 증가했다”며 “당국에서도 은행의 해외 진출에 대해 규제를 완화하려고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최근 은행권의 이자 이익과 함께 비이자이익도 증가하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은행권 이자이익은 29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2000억원) 대비 12.2% 증가했으며, 비이자이익은 3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2.1% 급증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전통적 수익원인 예대마진을 통한 이자이익만으로는 성장세를 이어가기에 한계가 있으며 최근 금융 당국도 은행권의 비이자이익 확대를 주문하고 있다”며 “비이자이익 확대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해외 진출 경쟁력 강화는 은행권의 공통된 목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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