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불출마 카드로 결국 김남국 제명안 부결..국회 ‘제식구 감싸기’ 관행 여전
[파이낸셜뉴스] 코인논란으로 문제를 일으킨 더불어민주당 출신 김남국 무소속 의원에 대한 제명안이 결국 부결됐다. 이에 따라 국회의 ‘제식구 감싸기’가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김 의원은 국회의원 가상자산(코인) 보유 논란의 시발점인 만큼 당초 여야 모두 ‘이번에는 다르다’며 제명안 가결 의지를 보이는 듯했지만, 김 의원이 승부수로 내민 '총선불출마' 카드를 명분삼아 결국 또 다시 온정주의로 빠진 게 아니냐는 비판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일각에선 이럴 바에야 차라리 외부 기관을 신설해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판단아래 의원들에 대한 징계안을 논의해 정당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제언까지 나온다.
소위원인 송기헌 민주당 의원은 부결표를 던졌는지 묻는 취재진 질문에 “비공개이니 알 수 없다”면서도 “유권자들이 뽑은 선출직 특성상 제명은 적절치 않고, (윤리위에 제소된 의원들 관련) 더 중대한 사건들이 있었는데 이들은 제명하지 않아 김남국 의원을 제명까지 하기는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유감을 표했다. 그렇지만 크게 반발하진 않았고 징계 재논의 여부에 대해서도 소극적이었다. 소위원장인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게 생각한다. 당 지도부와 국민 눈높이에 맞는 징계 수위를 논의하겠다”면서도 “(제명 아래 수위 징계인) 30일 출석정지를 놓고 표결을 하는 게 과연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것인지에 대한 회의가 있다. 김남국 의원 건으로 FIU(금융정보분석원)에서 조사한다는 등 요란하게 해놓고 결국 30일 출석정지로 표결하는 건 상당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본지와 통화에서 “김남국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민주당이 반대할 명분을 만들어주고 여야가 그대로 표결한 것”이라며 “윤리위가 그동안 제 식구 감싸기 논란과 무용론에 휩싸여온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역시 반복한 것”이라고 말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국회의원은 양심에 따라야 하는데 제 식구 감싸기에 양심을 버린 것 같다”며 “국회의원들의 끼리끼리 문화가 국회가 국민들의 지탄을 받는 이유인데, 아직도 정신 차리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무기명 투표라 알 순 없지만 민주당이 부결시켰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에 이어 ‘방탄 전문 정당’ 이미지가 쌓이면서 정치적 부담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거기에 김남국 의원 징계가 흐지부지되면 불출마 선언도 뒤집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종훈 평론가는 “이대로 징계가 이뤄지지 않으면 불출마 선언에도 막상 총선 때 당에서 공천을 주게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송기헌 의원은 제명안 부결을 밝히면서 “(김 의원이)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해 정치적인 권리를 포기한 것도 과하다”고 말했다.
김남국 의원 징계도 유야무야될 수 있는 상황이 되면서 재차 윤리위 무용론이 제기된다. 보완책으로 둔 윤리심사자문위의 김남국 의원 제명 권고를 정면으로 뒤집은 것이라서다. 윤리위 대안을 두고는 여러 의견이 나온다. 결국 국회의원의 양심에 맡길 수밖에 없다는 회의론과 파격적으로 외부기관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이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국회의원도 불법을 저지르면 사법부의 심판을 받는 만큼 법·제도를 정비해 외부기관이 공정하게 징계를 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만 이종훈 평론가는 “국민이 뽑은 선출직인 국회의원을 징계하는 것이라 외부기관에 맡기면 그 외부기관이 국민 대표성을 띠느냐는 시비가 나올 수 있다”며 신중론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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