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미리 받아둘걸”…주담대 문턱 다시 높아져 금리 6%까지

임영신 기자(yeungim@mk.co.kr), 서정원 기자(jungwon.seo@mk.co.kr) 2023. 8. 31.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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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은 4%대로 상승
특판 마케팅도 줄줄이 축소
美국채 금리·당국 압박 영향
은행권 대출축소 본격화될듯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도 올라
고정금리형 인기 다시 상승
[사진=연합뉴스]
은행권 가계 대출 금리가 다시 상승하고 있다. 인터넷은행의 금리도 시중은행과 비슷한 수준으로 오르고 있다. 시장 금리가 오르는 데다 최근 가계 대출 증가를 우려하는 금융 당국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실수요자들의 대출 허들이 높아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30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지난달 신규 취급한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연 4.16%로 전달(4.02%)보다 0.14%포인트 상승했다. 케이뱅크의 주담대 평균 금리도 같은 기간 연 4.14%에서 4.17%로 0.03%포인트 올랐다. 지난 4~6월 연 3%대 은행권 ‘최저 금리’를 내세웠던 인터넷은행들의 주담대 금리가 연 4%대로 굳어지는 셈이다.

금리 구간별 주담대 취급액 비중도 카카오뱅크는 연 4.0~4.5% 미만 구간 비중이 지난달 80.2%로 전달(54%)보다 커졌다.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의 지난달 주담대 평균 금리는 연 4.28~4.65%로 집계됐다. 전달 처럼 4% 중후반대에 머물러 있지만 연 5% 진입이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4대 시중은행들이 공시한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4.21~6.1%,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3.83~5.97%를 기록했다. 금리 추세를 보여주는 상단(최고)금리는 연 6%까지 올라갔다. 신한은행은 연 4.5~5% 미만 구간이 6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연 5~5.5% 미만 구간도 25.8%에 달했다.

이날 한국주택금융공사도 9월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를 일반형은 0.25%포인트, 우대형은 0.20%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일반형 금리는 연 4.65~4.95%로, 우대형 금리 4.25~4.55%로 올라간다. 우대형 금리가 오른 건 올 1월 말 특례보금자리론이 나온 이후 처음이다.

주금공 관계자는 “국고채·주택저당증권(MBS) 금리 상승으로 재원조달 비용이 올랐고, 계획대비 높은 유효신청금액도 감안해 금리를 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몇 달간 하향 안정화 추세였던 대출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는 건 시장 금리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AAA) 금리는 미 국채 금리 급등 쇼크 영향으로 올 들어 최고 수준인 연 4.3~4.4% 수준까지 올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 금리 상승세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나간다는 기대감이 줄고, 고금리 상황이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것도 과거와 달라진 점이다. 금리의 앞날이 불투명해지면서 고정형 주담대를 선택하는 차주도 늘고 있다. 7월 주담대의 고정금리 비중은 73.7%로 한달 전보다 0.6%포인트 늘었다.

가계대출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된 50년 주담대 손질을 시작으로 은행권의 대출 축소가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5대 은행에 대한 가계대출 취급 실태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관련 당국의 가이드라인이 나올 것”이라며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DSR) 산정 조정 등 여러 방법이 거론되고 있는데, 뭐가됐든 대출 한도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은행도 특판을 비롯한 대출 마케팅을 줄이는 분위기다. 카카오뱅크는 그동안 금리 감면 혜택을 앞세워 공격적인 고객 유치전을 펼쳤지만 최근 금리 할인 혜택을 소폭 조정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50년 주담대의 경우 연령 제한을 신설했고, 이날부터 주담대 대상자를 ‘무주택 세대’로 제한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실수요자를 위한 혜택은 최대한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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