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첫 60층 아파트, 서울 70층 도전…"초고층 설계 연구만 15년"

배규민 기자 2023. 8. 31.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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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송파구 문정동 본사 사무실에서 만난 한대수 대표이사는 "정비사업의 최근 세계적인 트렌드는 '초고층'"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재건축 시대가 도래하면서 초고층 설계에 대한 수요는 어찌 보면 당연하다"면서 "초고층 설계를 위해 15년 전부터 연구하고 노하우를 쌓아왔다"고 설명했다.

창립 초기부터 건축설계 외에 혁신디자인을 위한 신기술 연구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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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수 토문건축사무소 대표이사
지난 29일 송파구 문정동 토목건축사무소에 만난 한대수 대표/사진제공=배규민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서울은 '도시 디자인'의 장이 본격 열렸다. 시는 창의적·혁신적 디자인 건축물 확산을 위해 높이·용적률 인센티브를 적극적으로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로 인해 민간 건축물뿐 아니라 공동주택인 아파트에서도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층고 제한을 없애고 창의적인 디자인설계가 가능해졌다. 그 때문에 최근 국내 유수의 건축사무소가 내놓은 아파트 단지의 조감도를 보면 '와~'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아파트 디자인이 경쟁력인 요즘 주거설계의 창시회사로 꼽히는 토문건축사사무소 한대수 대표이사(사진)를 만났다.

지난 29일 송파구 문정동 본사 사무실에서 만난 한대수 대표이사는 "정비사업의 최근 세계적인 트렌드는 '초고층'"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비사업 역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여의도 등 서울 핵심지역은 최고 50층·최고 70층 등 고층을 선호한다. 높이 제한이 사라지면서 다양한 스카이라인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재건축 시대가 도래하면서 초고층 설계에 대한 수요는 어찌 보면 당연하다"면서 "초고층 설계를 위해 15년 전부터 연구하고 노하우를 쌓아왔다"고 설명했다.

토문은 국내 최초로 아파트단지 개념의 대단위 설계를 도입한 데 이어 층수규제에도 처음으로 50층 아파트 설계를 하고 건축심의를 통과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5단지 재건축 사업이 대표 사례다. 토문은 23년 전인 2000년 잠실5단지 재건축사업 설계를 맡았다. 이후 서울시 처음으로 50층 설계안을 통과시켰는데 층고 제한이 사라지면서 현재 최고 70층 설계안을 만들고 있다. 오는 9월 말쯤 열리는 조합총회에서 수정설계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3545가구 규모의 부산시민촉진3구역 재개발사업도 최고 60층 설계로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부산에서 60층 아파트가 들어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토문건축사무소가 설계한 건축물 사진 앞에서 한대수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배규민 기자


세계적 트렌드를 적극 반영하기 위해 해외 유명 건설사와 협업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개포1단지와 잠실우성아파트는 네덜란드 주거건축 전문가인 프리츠 반 동겐과 협업했다. 잠실5단지는 단독설계로 수주했지만 유명 글로벌 설계사와 팀을 꾸렸다.

한 대표는 "아파트는 위치 분석이 디자인작업의 첫 단계"라면서 "주거단지는 주변환경과 잘 어우러지면서도 살아가는데 편리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창의적인 디자인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토문의 창의적인 디자인과 혁신의 근간은 '연구'다. 창립 초기부터 건축설계 외에 혁신디자인을 위한 신기술 연구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연구를 실제 프로젝트에 구현하기 위해 실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관련 역량 향상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창업주 중 한명인 최두호 대표와 직원들은 창립초기부터 '한국주거연구모임'을 운영 중이다. 매해 연구관련 세미나를 진행하고 5년 단위로 연구 성과를 출판한다. 토문건축기술연구소에서는 친환경, BIM(3차원 정보 모델링 기술) 등 미래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기술 연구를 진행 중이다. 제로에너지 건축물 가이드라인을 발행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친환경 세미나와 에너지절감 연계 기술인 일조 분석기준과 방법 등에 대한 기술 교육도 지속 추진한다. 인공지능(AI) 설계프로그램 적용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토문은 최근 압구정4구역 설계공모작에 참여했다. 최고 70층으로 설계했고 상부층으로 올라갈수록 건물형태를 줄여 구조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구현했다. 4개면을 개방해 남향과 한강 조망이 가능토록 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보지 못했던 형태다. 창의성이 더해지면서 규정보다 더 많은 피난층 설치도 가능해졌다. 국제건축사무소인 영국의 PLP 아키텍처(PLP Architecture)와 영국 명품 조경설계사와 협업했다.

한 대표는 "그동안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집약해 일상을 넘어 예술로, 새로운 주거 패러다임을 구현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송파구 문정동에 위치한 토문건축사사무소 앞에서 한대수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배규민 기자

토문건축사사무소는
-오는 9월이면 창립 33주년을 맞는다. 1990년 창립 당시 땅을 의미하는 '토(土)'와 건축을 상징하는 '문(門)'을 조합해 '토문(土門)'이라고 지었는데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조화로운 삶의 터전을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다른 건축사사무소와 달리 처음부터 건축, 도시계획, 조경 등 각 분야의 전공자들이 모여 회사를 만들었다. 토문이 주거분야에 강점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이유기도 하다. 매출과 수주 실적, 인력 규모 등 전체 건축소사무소 기준 상위 10위권 내, 주거만 놓고 보면 상위 3위권 안에 든다. 주택에 강점이 있지만 최근에 준공된 복합문화공간인 정부세종청사체육시설, 대전 국제전시컨벤션센터와 신개념 아울렛 공간인 롯데 프리미엄아울렛 '타임빌라스' 등 비주택부문에서도 두각을 보인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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