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김하성 인종차별 논란' 사이영상 투수, 일본서 어떤 활약 펼치나 봤더니...

김우종 기자 2023. 8. 31. 05:4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트레버 바우어. /사진=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공식 SNS
과거 메이저리그에서 사이영상을 수상했던 '괴짜 투수' 트레버 바우어(32)가 경기 도중 조기에 강판당했다. 올 시즌 이미 10승을 거두는 등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기에 아쉬움이 컸다.

바우어는 30일(한국시간)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에 위치한 한신 고시엔구장에서 펼쳐진 한신 타이거즈와 2023 일본 프로야구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3회를 마친 뒤 갑작스럽게 자신의 투구를 마쳤다.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수비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부상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바우어는 1회말 한신 타선을 모두 내야 땅볼로 유도하며 삼자 범퇴로 깔끔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바우어는 2회 선제 솔로포를 얻어맞았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지난해까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서 뛰었던 쉘든 노이스가 들어섰다. 여기서 노이스는 2-0의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바우어의 3구째 154km 속구를 공략,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작렬시켰다.

그리고 팀이 여전히 0-1로 뒤진 3회말. 1사 1루 상황. 바우어를 상대로 차카모토 코지가 친 공이 바우어와 3루수 사이로 천천히 굴러갔다. 이때 바우어가 달려가 무릎 슬라이딩을 펼치며 포구했다. 이어 몸을 틀어버린 채 1루로 송구했으나 뒤로 빠지고 말았다. 이 사이 주자가 추가 진루하며 2, 3루가 됐다. 그러나 후속 두 타자를 좌익수 뜬공과 헛스윙 삼진으로 각각 유도하며 실점 없이 투구를 마쳤다. 그리고 4회말.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바우어가 아닌 가미차타니 타이가였다.

일본 매체들은 일제히 바우어의 조기 강판 소식을 다뤘다. 일본 매체 닛칸 스포츠는 "바우어가 3회에 긴급 강판됐다. 슬라이딩 캐치 후 몸이 뛰어오른 상태에서 1루로 공을 던졌으나 악송구가 되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몸에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매체 스포니치 아넥스는 "바우어가 3이닝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는 지난 5월 16일 히로시마전(당시 2이닝 7실점) 이후 최소 이닝 강판"이라고 소개했다. 또 다른 매체 풀카운트는 "바우어가 어려운 자세에서 송구를 펼치다가 부상을 당한 것일까"라면서 "이후 트레이너가 바우어의 상태를 살피기 위해 달려갔지만, 교체 없이 투구를 재개했다. 그러나 4회부터 바우어가 내려가고 가미차타니가 마운드에 올랐다"고 전했다.

트레버 바우어. /사진=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공식 SNS
비록 이날 예상치 못한 상황과 함께 조기에 강판됐지만, 바우어는 일본 무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올 시즌 바우어는 19경기에 선발 등판해 10승 4패 평균자책점 2.76의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완투승도 2차례 따냈다. 130⅔이닝 동안 119피안타(14피홈런) 130탈삼진 31볼넷 44실점(44자책) 피안타율 0.243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지난 5월만 해도 1승 2패 평균자책점 6.86으로 일본 무대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듯했으나, 6월 4승 무패 평균자책점 2.08의 성적을 거둔 뒤 안정감을 찾았다. 결국 지난 25일 주니치를 상대로 시즌 10승 달성에 성공하며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요코하마 팬들은 "사이영상 투수의 위용"이라며 환호를 보내고 있다. 이 정도의 실력이라면 내년 시즌 메이저리그 복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바우어는 2011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통산 222경기에 출전해 83승 69패 평균자책점 3.79의 성적을 남겼다. 단축 시즌으로 치러졌던 2020년에는 5승 4패 평균자책점 1.73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2021 시즌을 앞두고 LA 다저스와 최대 3년 1억 200만달러(당시 한화 약 1285억원)에 계약을 맺었으나, 그해 6월 말 폭행 혐의를 받으면서 경기 출전 없이 자취를 감췄다. 비록 증거 불충분으로 인한 검찰의 불기소 결정과 함께 법적 처벌은 피했지만, 결국 지난 1월 LA 다저스는 조건 없이 바우어를 방출했다. 이후 요코하마에 입단한 그는 현재까지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한편 바우어는 2021년 3월에는 샌디에이고와 시범경기 도중 김하성을 삼진 처리한 뒤 오른손 검지로 자신의 오른쪽 눈을 가리켰다가 인종 차별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당시 바우어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나 자신을 시험하기 위해 눈을 감고 던져봤다. 나를 불편하게 만든 뒤 해결책을 찾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고 해명했다. 당시 LA 다저스 소식을 다루는 매체 트루블루의 블레이크 해리스 기자는 개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폭스스포츠 샌디에이고가 황급히 게시물을 삭제했는데, 이는 의도적으로 인종차별적 동작을 했다는 것을 암시하는 건가"라고 썼다.

바우어가 2021년 3월 시범경기 도중 김하성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손가락으로 자신의 눈을 가리키고 있다. 당시 이 게시물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삭제됐다. /사진=미국 폭스스포츠 샌디에이고 트위터 갈무리
트레버 바우어. /사진=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공식 SNS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Copyright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