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머인 줄 알았다" 세상에 이런 팀이 ML? 베테랑 정리 나선 LAA, 웨이버 '언질'도 안 줬다

박승환 기자 2023. 8. 31.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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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스 지올리토./게티이미지코리아
랜달 그리칙./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LA 에인절스가 결국 '백기'를 들었다. 대규모 선수단 정리에 나섰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두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상황이 발생했다. 바로 웨이버 대상이 된 선수들이 구단으로부터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하고 SNS를 통해 소식을 확인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미국 'ESPN'의 제프 파산은 30일(이하 한국시각) '에인절스가 루카스 지올리토와 맷 무어, 레이날도 로페즈, 헌터 렌프로, 랜달 그리칙, 도미닉 레온까지 총 6명을 웨이버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에인절스는 안 풀리는 팀은 이렇게도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팀. 에인절스는 메이저리그 '간판스타' 마이크 트라웃을 비롯해 2021년 만장일치 아메리칸리그 'MVP' 오타니 쇼헤이까지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14년 이후 단 한 번도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하고 있는 팀이다.

그래도 올해는 가능성이라도 있었다. 에인절스는 올 시즌 초반 트라웃과 오타니를 앞세워 엄청난 페이스로 승수를 쌓아나가면서 포스트시즌 가능성을 드높였다. 현지 팬들은 물론 언론들도 에이절스의 선전을 크게 주목했고, 에인절스는 어떠한 일이 발생하더라도 '특급스타' 오타니에 대한 트레이드는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기도 했다.

오타니 쇼헤이./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크 트라웃./게티이미지코리아

그런데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비슷한 결말로 향하고 있는 에인절스다. 현재는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것이 공통점.  에인절스는 트라웃을 비롯해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하기 시작하면서 성적이 곤두박질치기 시작하더니,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팀 성적은 5할 승률 이하로 떨어졌고, 오타니의 트레이드에 대한 입장을 번복하기도 했다.

에인절스는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오타니에 대한 트레이드 문의를 받아보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그러자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등 좋은 유망주들을 대거 보유하고 있는 팀들이 오타니 트레이드에 관심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런데 에인절스가 또 한 번 태세를 전환했다.

에인절스는 오타니의 트레이드 문의를 들어보던 중 갑자기 팀 승률이 5할 이상으로 올라가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의 희망이 보이기 시작하자, 오타니를 트레이드하지 않겠다는 뜻을 다시 밝혔다. 되려 8월 2일 트레이드 마감을 앞두고 전력을 보강하면서 가을무대를 밟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이는 뜻대로 되지 않았다. 에인절스는 지난 24일 신시내티 레즈와 더블헤더 맞대결에서 모두 무릎을 꿇었는데, 1차전이 열리기 전까지는 희박하지만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살아있었다. 그러나 2차전이 종료된 후에는 가을 무대 진출 가능성이 '0%'로 모두 사라지게 됐다. 그 결과 이번 트레이드 시장에서 영입한 자원을 비롯해 '베테랑'들을 대거 정리하는 과정을 밟고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미국 현지 복수 언론은 에인절스가 베테랑 선수 6명을 웨이버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전했는데, 정작 선수들은 에인절스 구단으로부터 해당 소식을 듣지 못했던 것. 물론 메이저리그의 웨이버의 경우 KBO리그와 성격이 조금 다르다. KBO리그의 웨이버 공시는 방출인데, 이는 양도지명(DFA)와 흡사하다. 웨이버의 경우 모두 '방출'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의 영입을 희망하는 구단이 나타날 경우 이적이 가능하고, 웨이버를 철회하거나 영입을 희망하는 구단이 등장하지 않으면 팀에 잔류할 가능성도 있다.

맷 무어./게티이미지코리아
레이날도 로페즈./게티이미지코리아

웨이버가 무조건 방출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해당 소식을 SNS로 접한 루카스 지올리토는 "트위터에서 봤다. 처음에는 혼란스러웠다. 이 프로세스가 어떤 구조인지 몰랐다"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이건 비즈니스다. 때로는 이상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 모든 것이 결정되기 전까지는 에인절스에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단이 아닌 동료에게서 소식을 접한 맷 무어는 "보도를 보고 (확실하게) 알게 됐다. 처음에는 루머인 줄 알았다. 매우 놀랐다"고 말했고, 레이날도 로페즈는 "이게 현실이다. 하지만 나는 아직 에인절스의 일원이다. 웨이버 절차를 통과할 때까지 에인절스에 있을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나도 준비는 돼 있다"고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에인절스가 베테랑들과 인연을 정리하려고 한 배경은 명확하다.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사라진 상황에서 팀 페이롤을 줄이기 위함이다. 이들을 영입하는 타 구단이 나타나게 될 경우 이들의 잔여 연봉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데, 조금이라도 돈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에인절스가 베테랑들과 결별을 희망하고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그 어떠한 언질도 주지 않고, SNS를 통해 소식을 접하게 만든 것은 '최악의 결말'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이 상황이 메이저리그 구단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점에서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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