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업체 직원 파견근무 시킨 이마트… 공정위 제재받아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마트에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시정명령을 내렸다. 사진은 서울 이마트 용산점에서 한 시민이 장을 보는 모습으로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뉴시스

법적 절차를 어기고 납품업체로부터 직원을 파견받아 자사 마트에서 일하도록 한 이마트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제재를 받는다.

공정위는 이마트에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시정명령과 경고를 부과한다고 31일 밝혔다.

이마트는 2019년 3월12일부터 2021년 3월29일까지 505개 납품업체에서 파견받은 종업원을 이마트에서 일하도록 했다. 대규모유통업법은 납품업체 직원을 파견받아 자신의 사업장에서 근무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업상 우월한 지위에 있는 대규모유통업자가 납품업체에게 파견을 요구하면 지속적인 거래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납품업자는 이를 거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납품업자가 자발적으로 서면을 통해 요청하는 등 예외적인 경우에만 파견받을 수 있다.

공정위 조사 결과 이마트는 납품업자의 자발적인 파견 근무 요청을 받지 않고 파견 약정을 먼저 체결했고 사후에 납품업자로부터 자발적 요청 서면을 받았다. 파견 약정은 이마트와 납품업자 간 거래 재계약을 앞둔 시기에 이뤄졌다.

공정위는 이마트가 대규모유통업법에서 정하고 있는 일정한 절차를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시정 명령을 부과했다. 다만 이마트의 이런 행위로 인해 납품업자의 실질적 피해가 확인되지 않은 점을 감안해 과징금은 별로도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그 밖에 공정위는 이마트가 5개 납품업자에게 법정지급기한을 넘겨 상품판매대금을 지급하면서 지연이자는 지급하지 않는 등 유통업법을 위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자진 시정한 점을 고려해 경고 조치를 내렸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규모유통업에서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고 대규모유통업자와 납품업자 등이 대등한 지위에서 상호 보완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대규모유통업법 위반행위를 지속해서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희진 기자 to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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