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마약 파티’까지 참석한 경찰

김수경 기자 2023. 8. 31.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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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이미지.

지난 27일 오전 5시쯤 서울 용산구 한 주상 복합 아파트 14층에서 한 남성이 떨어져 사망했다. 경찰은 그가 스스로 창문을 열고 뛰어내렸다는 진술을 확보한 상태이지만 의문점은 남아있다. 사건 당시 그와 함께 집 안에 있던 16명 중 5명에게서 마약 양성 반응이 나왔기 때문이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운동 동호회 멤버들’이라고 진술했는데, 현장에서 주사기와 알약이 발견됐고 몇몇에게선 엑스터시와 케타민, 필로폰 등 마약 투약 정황이 드러났다.

문제는 현장에서 사망한 남성이 경찰관이었다는 점이다. 해당 경찰관은 강원경찰청 소속이었는데, 지난주 관외 여행을 허가받은 뒤 상경했다고 한다. 업무상 현장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해당 경찰관이 직접 마약을 투약했는지 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사건 당시 함께 있었던 사람들이 모두 성인 남성이었다는 점 등으로 인해 온라인 게시판 등에서는 이들이 성 소수자들인 것 아니냐, 국내에서 불법인 스테로이드를 투약한 것 아니냐 등의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여러 의혹에도 변하지 않는 사실은, 집단으로 마약을 하는 ‘마약 파티’에 경찰관이 동석했다는 점이다.

치안을 책임지는 경찰관들이 되레 범죄를 저지르는 일이 연달아 발생하고 있다. 태풍으로 비상이 걸린 지난 11일 서울 수서경찰서 경찰관이 술을 마신 채 운전을 하다 사고를 냈다. 이 경찰관은 면허취소 기준을 넘는 만취 상태였다고 한다. 당시는 윤희근 경찰청장이 범죄 특별 치안 활동을 선포한 지 일주일밖에 안 된 때였다. 이 사건으로 서울 수서경찰서장이 대기 발령을 받았다. 을지 훈련 기간이던 지난 25일에는 서울 금천경찰서 경찰관이 현행범 체포됐다. “음주 차량이 비틀거리며 주행 중이다”라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차량을 세웠는데, 운전하던 경찰관이 측정을 거부한 것이다.

관내에 강력 사건이 발생한 날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린 어이없는 경찰도 있었다. 지난 17일 서울 관악경찰서 소속 팀장은 술에 취해 주차돼 있던 다른 사람 차량을 망가트렸다. 이날은 신림동에서 ‘성폭행 살인 사건’이 벌어진 날이었다. 옆 사무실 형사과에서 중대 사건이 발생했는데 술을 마시고 만취한 것도 모자라 재물 손괴까지 저지른 것이다. 이 경찰관은 이튿날 관할 지구대로 좌천됐다. 이 밖에도 최근 20대 여성에게 술을 먹인 뒤 성폭행을 시도해 수사를 받거나 불법 안마 시술소를 방문해 대기 발령을 받은 경찰도 있다.

지난 3일 벌어진 서현역 칼부림 사건과 이어지는 강력 사건들, 살인 예고 글 등으로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일선에서 치안을 위해 애쓰는 경찰들도 일부 경찰들의 행태로 사기가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희근 청장은 지난 4일 “국민 불안이 해소될 때까지 비상한 각오로 흉악 범죄에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들이 그 말의 실천 여부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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