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인연 뒤로하고 전주에서 부산으로
프로농구 KCC 이지스가 22년 동안 연고지로 삼았던 전북 전주를 떠나 부산으로 향한다. 한국농구연맹(KBL)은 30일 오전 이사회에서 KCC가 신청한 연고지 변경을 승인했다. 이로써 KCC 이지스는 10월 개막하는 2023-2024 시즌부터 팀 명 ‘부산 KCC 이지스’로 새롭게 출발한다.
KCC가 전주에 자리 잡은 건 2001년. 대전을 연고로 하던 현대 걸리버스를 인수하면서 전주로 터를 옮겼다. 이후 KCC는 세 차례 챔피언 결정전 우승, 두 차례 정규 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이상민, 서장훈, 추승균 등 KBL 대표 스타들이 거쳐 갔다.
KCC는 8년 전인 2015년, 수원으로 연고지 이전을 계획했다. 1973년 건립된 홈구장 전주체육관이 너무 오래된 게 큰 이유였다. 전국 최대 규모였던 전주체육관은 시간이 흐르면서 노후화가 심해졌다. 안전 진단에서 C등급을 받기도 했다. 그러자 전주시는 KCC에 2023년 12월까지 새 체육관을 지어 주겠다고 약속했다. KCC는 마음을 돌려 잔류를 결정했다. 전주시는 총사업비 522억원이 드는 신축 경기장을 추진했다. 2021년 착공해 2023년 12월 완공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약속은 이뤄지지 않았다. 전주시는 지난 7월 새로 들어설 체육관 부지에 프로야구 2군 경기장(KT)을 짓기로 했다. 현 KCC 홈구장인 전주체육관 부지 소유권을 지닌 전북대마저 “2025년까지 비워 달라”고 요청했다. 최형길 KCC 단장은 “농구는 뒷전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전주시는 이날 “KCC가 협의는커녕 통보조차 없었다”고 반발했다. 하지만 시청 홈페이지엔 “전주 KCC와 추억이 가득한 유년기가 없어지는 기분” “전주시는 차라리 잘못했다고 싹싹 빌어라” “전주는 그냥 비빔밥과 한옥으로 먹고살아라” “전주시가 또 잼버리했다”라는 항의 글이 쏟아졌다.
KCC는 부산을 연고로 하는 네 번째 프로농구 팀이다. 1997년 기아 엔터프라이즈가 부산에서 창단해 우승을 거머쥔 뒤 2001년 현대모비스에 인수되면서 울산으로 떠났다. 그리고 2년 공백 후 여수 코리아텐더 푸르미가 2003년 부산에 입성했다. 팀 이름을 부산 코리아텐더 맥스텐으로 바꾸고 맞이한 2003-2004시즌. 1개월 만에 KTF에 매각되면서 부산 KTF 매직윙스(현 KT 소닉붐)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2009년 팀 이름을 KT 소닉붐으로 바꾸고 18년 동안 부산에서 뛰다가 2021-2022시즌을 앞두고 수원으로 이동했다.
부산은 ‘야구의 도시’로 롯데 자이언츠가 인기를 누리지만 1992년 우승이 마지막이다. KBL 최고 인기 팀 KCC가 온다면 지역 스포츠 열기에도 호재가 될 전망. 이상민(51) 코치와 최준용(29), 이승현(31), 허웅(30), 귀화 선수 라건아(34) 등 스타 선수가 많다. 최형길 단장은 “부산 농구 팬들 열기가 대단하다고 들었다. 경기가 끝날 때면 흘러나온다는 부산 갈매기를 듣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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