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최정상 연예기획사 ‘자니스’ 창업자, 60년간 소속 남성연예인 수백명 성착취”

김보라 기자 2023. 8. 31.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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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유명 연예기획사 '자니스' 창업자 자니 기타가와(사진)가 2019년 숨지기 전까지 60여 년간 소속 남성 연예인과 연습생들을 성적으로 착취한 사실이 확인됐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전 자니스 연습생 출신의 한 남성은 "2년 동안 200번 넘게 당했다"며 "다른 연습생보다 (기타가와) 마음에 들었으니 데뷔할지 모른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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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전문가팀 피해조사보고서
“기타가와, 2019년 사망 전까지
10대 연습생 등 대상 성범죄”
일본 유명 연예기획사 ‘자니스’ 창업자 자니 기타가와(사진)가 2019년 숨지기 전까지 60여 년간 소속 남성 연예인과 연습생들을 성적으로 착취한 사실이 확인됐다. 1962년 설립된 자니스는 남성 그룹 SMAP, 아라시(嵐) 같은 최정상급 연예인을 배출한 일본 최대 기획사 중 하나로 남성 연예인만 육성, 관리한다.

30일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자니스 측이 변호사를 비롯한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한 특별조사팀은 전날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조사팀은 67쪽 분량의 보고서를 통해 기타가와가 1950년대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 광범위한 성범죄를 저질렀으며 “피해자가 적어도 수백 명”이라는 증언도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타가와는 자택, 합숙소, 공연장, 호텔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10대 연습생들로 구성된 ‘자니스 주니어’를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질렀다. 제작 전반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던 그는 데뷔 등을 미끼로 미성년자들에게 범행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전 자니스 연습생 출신의 한 남성은 “2년 동안 200번 넘게 당했다”며 “다른 연습생보다 (기타가와) 마음에 들었으니 데뷔할지 모른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조사팀은 기타가와의 누나 메리 기타가와(2021년 사망)가 오랫동안 사장과 이사로 재직하면서 동생의 범행을 방치하고 은폐했다고 지적했다. 또 성범죄 의혹을 적극적으로 조사하지 않은 기타가와의 조카 후지시마 주리 게이코 현 사장을 교체하고, 지금이라도 피해자 구제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보고서는 언론의 침묵 역시 비판했다. 특별팀에 참여한 하야시 마코토 변호사는 기자회견에서 “매스미디어가 보도했다면 연예기획사는 반응을 바꿨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타가와의 성범죄 의혹은 1990년대에도 제기됐지만 연예계 전반이 쉬쉬하며 흐지부지됐다. 올 3월 영국 BBC 방송 보도를 통해 기타가와의 성폭력 의혹이 불거졌고, 자니스는 5월 말 조사팀을 구성해 3개월간 피해자, 현직 연예인, 회사 관계자 등 41명을 조사했다.

자니스 측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한 대응책을 다음 기자회견에서 성의껏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NHK, 후지TV, 도쿄방송(TBS) 등 방송사들은 “조사팀의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는 입장을 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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