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국부터 중소국까지, 전세계 17국 뛰어들었다
대형 원전 시장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자체 모델을 가진 7국의 경쟁이었다. 하지만 소형모듈원전(SMR) 시장에선 전 세계 17국이 뛰어들었고, 80여 모델이 개발 중이다. 높은 성장에 대한 기대감만큼이나 경쟁이 더 치열한 것이다.
미국은 정부가 원자력혁신역량강화법, 원자력 혁신 및 현대화법, 에너지법 등을 통해 SMR 지원에 수조원의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빌 게이츠가 세운 테라파워를 비롯해 뉴스케일, 엑스에너지 등이 개발에 나서고 있다. 영국의 롤스로이스, 프랑스의 프랑스전력공사(EDF)도 신규 모델 설계에 나서고 있다. 해상 부유식 SMR을 상용화한 러시아, 지난해 말 세계 첫 지상 SMR(링룽)을 착공한 중국도 시장 선점을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대형 원전 시장에 뛰어들지 못했던 국가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SMR 시장에 새롭게 뛰어든 국가는 영국, 호주, 스위스, 네덜란드 등 선진국 외에도 칠레, 인도네시아, 체코,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있다.
대형 원전 시장에선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프랑스, 일본, 캐나다, 러시아, 중국 등 자체 모델을 가진 7국이 경쟁해 왔다. 최근엔 사실상 한국·미국·러시아·중국 4국의 경쟁이다.
기존 석탄·천연가스 발전을 대체할 새로운 발전원으로 주목받는 SMR은 규모가 작고, 높은 안전성이 최대 장점이다. 부지 면적을 보면 SMR의 경쟁력은 뚜렷하다. 뉴스케일파워에 따르면 924MW 규모 SMR을 짓는 데 13만㎡(약 4만평)가 필요하다. 같은 규모 전기를 생산하는 풍력발전은 SMR의 1880배, 태양광 발전은 340배 면적이 필요하다. 1000MW(메가와트)급인 신월성 1·2호기 부지가 31만평인 것을 감안하면 대형 원전과 비교해도 3분의 1이면 된다.
임채영 한국원자력연구원 본부장은 “SMR은 제작 기간이 짧고, 필요에 따라 모듈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확장이 가능하다”며 “부지도 많이 필요하지 않아 여러 나라가 관심을 가지고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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