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통근 고통에서 벗어나자면
서울로 통근하는 수도권 주민이 늘어난다. 거리와 시간도 길어지고 통근 고통도 커진다.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짧아지고 부업이나 취미를 즐기는 여유를 가질 수 없으니 길어지는 통근시간은 소득 감소나 삶의 질 하락과 직결된다. 통근시간은 왜 길어질까? 이유는 대도시권의 성장이다. 기술혁신의 진전으로 성장기업이 서울 등 대도시에 집중되니 서울 대도시권이 더 성장한다.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하니 주택 공급이 필요해진다. 서울시내의 주택 공급에 한계가 있으니 외곽 신도시 건설이 추진된다. 여기에 광역교통망이 연결되니 주거는 외곽으로 확산되고 통근자와 통근거리가 늘어난다.
내년에 예정된 GTX-A 노선의 개통을 시작으로 신안산선, 월판선 등 광역철도망 개통이 이어진다. 또 3년 후부터는 30만가구 규모의 3기 신도시 입주가 예정돼 있다. 센 기업, 좋은 일자리는 서울에 집중되고 가성비 좋은 주택은 외곽에서 공급된다. 서울은 더욱 고도화되고 수도권은 광역화되는 대도시권 현상이 심화될 것이다. 지난 10년간 서울 인구는 60만명 감소하고 경기도 인구는 150만명 증가했다. 서울 내부의 주택 공급은 더디고 규모도 작다. 외곽의 주택 공급은 대규모로 이뤄지나 일자리 공급이나 광역교통시설 개선은 더디다. 통근 고통은 점점 더 심화되지 않을까. 대안을 생각해보자.
첫째, 광역교통시설에 투자하는 일이다. GTX 노선 외에도 광역철도 건설이 추진 중이다. 철도와 함께 BRT도 효과적인 대안이다. 추진 중인 환승시설건설, 알뜰교통카드 도입 등 교통시설 및 운영 개선에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2천500만명이 살아가는 수도권이 하나의 대도시권으로 작동되도록 공간구조를 만들어 가야 한다. 물론 과도한 노선 연장과 정차역 신설 등의 요구에는 결연한 대처가 필요하다. 그리고 시설투자만이 능사는 아니다. 새로운 투자는 새로운 수요를 유발하고 수도권의 확산을 초래할 우려가 크다. 둘째, 서울시내 주거환경 개선과 주택 정비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저이용 부지를 고도화하고 노후주택의 정비도 추진해야 한다. 도시의 과밀에 대한 문제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서울시내 공급 가능한 주택 규모는, 바람직한 밀도는 얼마쯤일까? 이미 서울시는 행정구역 면적대비 인구밀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기술혁신에 따라 수도 서울은 더 고도화돼 갈 것이나 주택시장, 통근 문제, 주변 대도시권과의 관계 등을 함께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셋째, 외곽에 새로운 고용 중심지를 만들어가는 일이다. 기업 이동은 주거 이동보다 몇 배 어렵다. 기업주뿐 아니라 종사자들의 이주 의사와 산업생태계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특히 첨단기업이나 연구소, 벤처기업 등의 경우 우수인력 확보 여부가 기업 입지를 결정하는 데 점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증가하는 경기도 인구가 서울로 통근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미니판교'를 경기도의 광역교통축에 건설해 통근 필요성과 통근거리를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을 촉진해가는 직주락(職住樂)정책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 주택 문제를 주택으로, 교통 문제를 교통으로 해결하려는 단선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교통, 주택, 고용 세 가지 시각으로 통근 문제를 풀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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