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별그램, 딱 좋아!” 다국적 멋·한국의 맛 가득한 샤로수길 카페 톱3

장주영 여행플러스 인턴기자(lunaj915@naver.com) 2023. 8. 30.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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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핫플’ 샤로수길, 퓨전 디저트 인기
항아리 티라미수부터 수제 블렌드 차까지
다국적 멋과 맛이 있는 퓨전 카페 3곳

서울 지하철 2호선 서울대학교 입구역 인근은 숨겨진 핫플과도 같은 곳이다. 언뜻 서울대학생들만을 위한 곳이 아닐까 싶지만 실제 한 번이라도 방문해본 사람이라면 그간 오해를 많이 했구나란 생각을 하게될테다.

골목 골목마다 맛집들이 즐비하고, 여느 대학교 앞마냥 주점이나 노래방처럼 즐길 유흥시설 또한 적지 않다. 최근에는 구도심 분위기를 그대로 살린 채 오래된 주택을 리모델링하거나 여러 감성을 입혀 새로운 느낌으로 탈바꿈한 건물들이 생겨났다. 슬슬 입소문을 타며 SNS에도 하나 둘씩 올라가더니 언제부턴가 이 모든 핫플이 모인 거리를 ‘샤로수길’이라 부르고 있다.

일명 ‘인스타그래머블’한 카페가 많은 샤로수길에서 다국적 멋과 한국의 맛이 가득한 카페 3곳을 엄선했다. 전통 다과를 현대식으로 표현한 퓨전 디저트부터 향긋한 전통 차와 이국적 분위기의 인테리어까지. ‘인스타 폭풍 업데이트’가 가능한 샤로수길로 떠나보자.


옛것에서 배운 미(美)와 미(味)…온고지신
카페 온고지신의 외관 / 사진 = 장주영A 여행+기자
카페 온고지신은 그 이름대로 옛것에서 멋과 맛을 배워 새로운 것을 만들어 냈다. 온고지신만의 독특한 시그니처 차 ‘온고’와 ‘지신’을 토대로 밀크티와 각종 자체 블렌드 차를 만들어 선보인다. 사과나 오렌지, 레몬 등 과일 향의 상큼한 차부터 카카오닙스나 땅콩을 사용해 깊은 맛을 내는 차도 있다.
온고지신의 1층 모습 / 사진 = 장주영A 여행+기자
1층에는 이런 자체 브랜드 찻잎과 티백을 판매하는 가판대와 주문을 받는 계산대가 있다. 이곳에서 원하는 차와 디저트를 골라 2층 좌석으로 올라가면 된다. 모던하면서도 고즈넉한 분위기가 있어 온고지신의 1층 문을 연 순간부터 미술관을 방문한 기분이 들었다.
카페 온고지신의 2층 내부 모습 / 사진 = 장주영A 여행+기자
카페 곳곳에는 병풍, 서까래 같은 천장, 좌식 자리 등을 돌출시킨 인테리어 소품들이 가득하다. 일반 카페 좌석도 있는가 하면 대나무 돗자리를 깔아 시원한 멋이 있는 좌식 자리도 있다.

큰 통창과 함께 벽을 두어 따로 공간을 내 다른 좌석보다 훨씬 아늑하다. 카페 전체가 화려하거나 과하다기보다는 수수하면서도 우아한 고급진 분위기다. 절제된 여백의 미를 잘 표현했다.

카페 온고지신의 원형 나무 창틀 / 사진 = 장주영A 여행+기자, 온고지신 제공
카페에서 가장 사진 찍기 좋은 곳은 커다란 원형 나무 창틀이다. 커다란 창을 통해 채광을 그대로 받기 때문에 조명을 밝게 켜지 않아도 환하다.

원 모양의 프레임처럼 창 너머 풍경이 그림같이 연출되기 때문에 이 창에 기대어 뒷모습을 사진 찍는 것이 SNS 인증샷으로 유행이다. 온고지신에 왔다면 잊지 말고 원형 창에서 사진을 찍어 보자.

온고지신의 지신 no.1, 얼그레이 밀크티, 온고 한상의 모습 / 사진 = 장주영A 여행+기자
온고지신 차의 본연의 맛을 느끼고 싶어 시그니처 티 ‘지신 no.1’과 ‘얼그레이 밀크티’를, 디저트를 조금씩 모두 맛볼 수 있는 ‘온고 한상’을 주문했다.

온고지신의 디저트는 전부 쑥이나 옥수수, 흑임자 등 우리 전통 요리에서 맛을 내는 데에 사용하던 재료를 기반으로 만들었다.

온고지신의 지신 no.1, 얼그레이 밀크티, 온고 한상의 모습 / 사진 = 장주영A 여행+기자
주문한 음료와 디저트를 맛보니, 왜 그렇게 SNS에서 반응이 뜨거웠는지 그 이유를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다. 지신 no.1은 카페의 시그니처답게 상큼한 과일 블렌딩이 오렌지 필과 시나몬과 어우러져 향긋한 맛을 낸다. 여름철에 잘 어울리는 상큼한 차다 보니 많은 사람이 찾는다고 한다.

얼그레이 밀크티는 이제까지 먹어본 밀크티 중 최고였다. 얼그레이의 향이 강하게 나고 많이 달지 않아 끊임없이 들어간다. 온고지신에서 직접 조합해 우린 차라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독특한 맛이다.

온고 한상과 온고 아이스 디저트의 모습 / 사진 = 장주영A 여행+기자
디저트로는 온고 아이스와 깨찰빵, 계절 메뉴인 아이스 약과가 나왔다. 먼저 온고 아이스는 인절미처럼 콩가루가 올려진 아이스 푸딩이다. 막 맛볼 때와 녹았을 때의 식감이 다르기 때문에 되도록 빨리 먹는 걸 추천한다. 살얼음이 살짝 낀 상태의 차가운 온고 아이스는 사르르 녹으면서도 탱글탱글한 독특한 식감이다. 조금 녹은 상태에서는 말랑함이 더해진다.
온고 한상에 포함된 깨찰빵과 아이스 약과의 모습 / 사진 = 장주영A 여행+기자
깨찰빵은 통깨의 고소함과 빵 안 달콤한 크림이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쫄깃한 반죽 사이 향긋한 쑥과 달콤 짭짤한 옥수수 크림이 들어있다. 첫입은 빵만, 두 번째부터는 같이 나온 크럼블을 크림에 찍어 먹어보자. 달콤하면서도 바삭 쫄깃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계절 메뉴인 아이스 약과는 고소한 우도 땅콩 맛의 아이스크림을 달콤한 약과 위에 올려 꿀과 함께 먹는 디저트다. 땅콩과 약과도 모자라 꿀이라니. 맛이 없을 수가 없는 조합이다.

색다른 디저트 즐기고 싶다면…커피볶는여자
샤로수길의 커피볶는 여자 카페 외관 / 사진 = 장주영A 여행+기자
샤로수길 퓨전 카페하면 빠지지 않는 곳이 바로 ‘커피볶는여자’ 카페다. 기와모양 처마를 달고 목재 외벽과 흘려쓴 듯한 한글 간판 등의 외관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메뉴로는 복분자 뱅쇼, 모나카 아이스크림, 항아리 티라미수 등 독특한 퓨전 다과를 맛볼 수 있어 샤로수길 대표 퓨전 카페로 꼽힌다. 가게가 있는 건물 입구에도 자개로 꾸민 커다란 거울을 두어 퓨전 분위기를 더욱 돋게 했다.

커피볶는 여자의 인테리어 / 사진 = 장주영A 여행+기자
가게 안에서는 퓨전 분위기를 더욱 즐길 수 있다. 커다란 전통 부채, 자개장, 레트로 느낌이 가득한 재봉틀, 전통 창살과 도자기들로 유명한 고택을 방문한 것 같은 기분이다.

과거 나무를 사용해 한옥을 지었던 것처럼 커피볶는여자는 대부분의 가구와 소품들을 목재로 구비해 두었다. 에어컨처럼 현대적인 소품도 겉에 목제 창살을 두어 흐름을 깨지 않도록 인테리어에 정성을 들였다.

커피볶는 여자의 인테리어 / 사진 = 장주영A 여행+기자
수많은 목제 가구 중에서도 특히 좌석을 대청마루처럼 표현한 것이 눈에 띈다. 마치 시원한 마루에서 휴식을 취했던 옛 선인들처럼 마루에 걸터앉아 시원한 커피를 마실 수 있다.

다음으로 눈에 띈 것은 커다란 대나무 부채다. 전통 풍속화가 그려진 커다란 부채가 자칫 밋밋할 수도 있던 벽을 알차게 채워 커피를 마시며 감상하기도 좋고 배경으로 사진 찍기도 좋다.

커피볶는 여자 카페의 자개장과 도자기 전등, 전통 창 / 사진 = 장주영A 여헹+기자
비가 오고 있던 터라 자리를 부러 창가에 잡았다. 빗장을 환히 연 것처럼 활짝 열린 전통 창 사이로 빗방울이 떨어지는 모습이 운치 있다. 창문 옆에 있는 원목 서랍장과 전통 도자기로 만든 전등까지, 고즈넉한 한옥에서 비 내리는 모습을 감상하는 듯해 한참이나 창밖을 바라봤다.
커피볶는여자의 대표 메뉴들 / 사진 = 장주영A 여행+기자
커피볶는여자의 대표 음료는 ‘할매니얼’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서리떼와 쑥라떼다. 서리떼는 쉽게 말해 검은콩 라떼로, 검은콩가루와 크림을 얹어 고소하면서도 향긋한 시그니처 메뉴다.
왼쪽 위부터 순서대로 쑥라떼, 신메뉴 파르페, 서리떼, 항아리 티라미수 / 사진 = 장주영A 여행+기자
서리떼는 먹는 방법이 따로 정해져 있다. 절대 빨대나 숟가락으로 커피를 섞지 말고, 위에 얹은 크림과 함께 커피를 마셔야 한다. 크림을 다 먹은 후엔 잔을 흔들어 검은콩가루와 함께 고소하게 먹어야 서리떼를 완벽하게 즐길 수 있다.

쑥라떼는 사실 많은 카페에서 메뉴로 접할 수 있기도 해서 무난한 맛인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한번 이곳의 쑥라떼를 먹으면 놀랄 수밖에 없다. 갓 쪄낸 쑥떡을 먹는 듯 강한 쑥 향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쑥 맛과 고소한 우유 맛이 잘 어울려 MZ세대의 마음을 저격할 ‘할매니얼’의 정석이다.

아이스크림 모나카 / 사진 = 장주영A 여행+기자
음료뿐만 아니라 디저트에서도 할매니얼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달콤하면서도 바삭한 ‘아이스크림 모나카’를 주문해 보자. 원래는 버터와 단팥만을 넣은 기본 모나카 메뉴가 인기지만, 여름철을 맞아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아이스크림 모나카를 찾는 사람이 많다. 녹차맛, 바닐라맛 아이스크림과 단팥이 모나카 사이에 도톰하게 껴있어 한 입만 베어 물어도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다.
항아리 티라미수와 신메뉴 파르페 / 사진 = 장주영A 여행+기자
두 번째 대표 디저트는 바로 ‘항아리 티라미수’다. 항아리에 티라미수라니. 이름부터 생소해 그 모습이 궁금했다. 항아리 티라미수는 말 그대로 전통 그릇인 항아리에 티라미수를 만든 것이다.

처음엔 무슨 조합인지 이유가 궁금했으나, 티라미수는 한 겹 한 겹 크림과 빵을 번갈아 쌓아야 하기에 쉽게 흐트러지지 않도록 단단하고 튼튼한 항아리가 제격임을 알 수 있었다. 티라미수는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맛이 돋보이는 부드러운 식감이다. 특히 고명처럼 정갈하게 올라간 다크 초콜릿 조각이 굉장히 맛있다.

새롭게 선보이는 프라페는 레트로함과 Y2K 문화를 따라 만든 메뉴다. 달콤한 과일과 생크림, 과자, 초콜릿 등을 투명한 유리잔에 올려 2000년대 디저트의 레트로한 멋이 그대로 나타난다. 의외로 이런 레트로한 분위기가 한국적인 멋과도 잘 어울려 연신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다.

포슬포슬한 백설기 맛집…달첨시루
달첨시루는 이름에서도 나타나듯 떡을 전문으로 만드는 카페다. 전통 다과인 백설기로 미니 케이크를 만드는 곳으로,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퓨전 떡 케이크를 먹을 수 있다.

특히 유명 먹방 영상 크리에이터인 ‘입짧은 햇님’이 이 가게의 떡 케이크를 좋아해 샤로수길 카페 중에서도 매우 유명해 떡 케이크를 맛보고 싶다면 서둘러야 한다.

달첨시루의 내부 모습 / 사진 = 장주영A 여행+기자
달첨시루는 모던하고 아늑한 분위기의 카페다. 카페의 겉모습만으로는 떡을 재해석한 퓨전 디저트 가게라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세련된 인테리어다. 달첨시루에서는 커다란 원형 통창과 벼 모양 인공 식물을 사용한 플랜테리어가 돋보인다.
달첨시루의 벼 플랜테리어 / 사진 = 장주영A 여행+기자
쌀가루를 포슬포슬하게 쪄 만드는 디저트다 보니 벼를 연상케 하는 인테리어가 귀엽다. 벼 모양 풀을 놓은 곳도 좌석이 있으니 이곳에서 디저트를 즐기며 사진을 찍는 것도 좋다.

하지만 역시 달첨시루 자체가 워낙 유명하고 인기 있기 때문에 달첨시루의 알록달록 귀여운 디저트를 찍는 것만으로도 인증사진을 남기기엔 충분하다.

달첨시루의 쑥 단팥 설기 케이크와 조청 약과 설기 케이크, 단호박 식혜 / 사진 = 장주영A 여행+기자
달첨시루의 다양한 메뉴 중에서도 한국적인 맛을 즐길 수 있는 떡 케이크 두 가지와 단호박 식혜를 주문했다. 설기 떡 케이크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재료 본연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쑥 단팥 설기 케이크와 조청 약과 설기 케이크를 추천한다.
달첨시루의 쑥 단팥 설기 케이크와 조청 약과 설기 케이크, 단호박 식혜 / 사진 = 장주영A 여행+기자
쑥 단팥 설기 케이크는 쑥을 넣어 만든 향긋한 설기 떡 위에 달콤 고소한 크림을 올리고, 떡 사이 단팥을 넣어 만들었다.

모든 것을 떡으로 만드는 다른 떡 케이크와는 달리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케이크처럼 생크림을 올린 것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의외로 백설기와 생크림이 잘 어울려 놀라웠다. 어느 정도 먹다 보면 가운데의 단팥이 나타나는데, 쑥의 향과 단팥의 조화가 좋아 끊임없이 손이 간다.

조청유과 설기 케이크는 밀가루를 쓰지 않아 건강한 약과와 바닐라 크림, 고소한 크럼블, 계피 향의 설기 케이크로 만들었다. 설기 떡에서 은은하게 계피 향이 나 개운하면서도 달콤하게 즐길 수 있다. 안에는 길거리 꿀 호떡처럼 씨앗과 꿀이 함께 들어있다.

통창 앞 좌석에서 찍은 사진 / 사진 = 장주영A 여행+기자
케이크와 함께 먹을 음료로는 커피보단 단호박 식혜를 추천한다. 단호박 식혜에는 곶감 고명을 올려 달콤하고 시원한 식혜와 쫄깃한 곶감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모든 디저트와 음료가 알록달록 귀여운 색감이라 막 찍어도 사진이 잘 나온다. 특히 원형 통창 앞 좌석에서는 밝은 채광과 따뜻한 색감의 원목 창살 덕에 더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있으니 참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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